사람은 친구를 통해 친구가 되고 연인을 통해 연인이 된다.
왕의 기품과 능력을 갖추었더라도 왕으로 모시는 사람이 있어야 그는 비로소 왕이 된다.
똑같이 거지 같이 행실을 하더라도 거지로 대우하는 사람이 없다면 그는 거지가 될 수 없다.
왕자가 거지 톰 켄티를 만났을때. 37.
"네 누나들도 하인들에게 웃으면 죄가 되어 영혼이 망가진다고 웃지 못하게 하느냐?"
대통령이나 대기업 회장이나 유재석 같은 연예인은 수행원과 일을 할때 때로 함께 웃으면서 한다. 계급이 없어지는 방향으로 사회가 나아가고 있긴 하다.
"가르침을 받으면 부드러워지고, 자비심이 생길 거야." 47.
왕자가 톰켄티의 아버지를 만났다. 48.
"네 할머니가 네 뼈 중 어디가 말랑말랑한 지 찾아내 때려 주마!" ... 재미있어서 왁자지껄하는 벌레 같은 한 무리의 인간들이 그의 뒤를 따라갔다.
그저 태어난 게 죄. 그게 원죄인 가여운 아이는 매일 밤 흠씬 두들겨 맞았다. 할머니에게, 아버지에게. 잘 먹지도 못하고 따뜻한 곳에서 잠 드는 것도 아니고. 불행한 시대의 아이(.. 때로 태어나는 시대, 태어나는 나라. 자체가 크나 큰 복불복인 것 같다.),,,
매일을 그렇게 사는 아이가 맞는 광경을 지켜보려 3D TV가 없던 시대엔 이렇게 재밌는 버라이어티가 어디 있을까. 아이 맞는 것을 구경하려- 말리는 게 아니라! - 모여든 군중을 묘사한 몇 줄은 참 안타까웠다.
아 어딜 그렇게 급하게 가는 거야?
모든 성실하고 진실한 사람들이 휴일을 즐기고 있는데 자네만 더러운 일로 영혼을 썩히고 있나? 94.
휴일엔 놀아야 한다. 막 살자.
왕의 기품에 대한 묘사. 138.
건강한 안색, 활기찬 걸음 걸이, 신중하고 침착한 태도, 편안하고 우아한 행동
왕 대우를 잃어버린 왕이 살아가는 모습. 187.
어느 마굿간에 들어가 말의 담요를 훔쳐 덮고 추위를 피하기 위해 송아지 옆에서 자고 일어나 보니 비에 젖은 생쥐가 왕자의 품안에서 잤다. 흠씬 놀라 도망가는 생쥐를 보며.
"... 나도 너처럼 외롭단다. 나도 이렇게 불쌍한 처지인데 너같이 불쌍한 동물을 해치겠니? 게다가 너는 행운이 온다는 표시이니 오히려 고맙구나. "
최고의 명장면 193.
한부모 가장인 아낙은 (왕자인) 어린 떠돌이를 개처럼 구석에서 음식을 먹게 하려다 음식을 태우고 일을 그르친 아이를 혼낸게 마음에 걸린 나머지 그냥 식탁에서 먹도록 허락한다.
왕자 아이는 이집 식구들과 겸상을 안하려다가 그들의 호의에 자신을 낮춰 그들 가족과 한 식탁에서 먹는 것을 허락한다.
"그 착한 여자는 하루 종일 자신이 거지에게 너그럽게 군 것 때문에 행복했고 왕도 똑같이 비천한 농촌 여자에게 은혜를 베푼 것이 흐뭇했다."
왕자를 도와주던 마일즈가 가세가 이미 기운 자신의 원래 고향에 돌아왔을때. 235.
"악당인 다섯 명만 남고 22명의 진짜 정직한 하인은 떠났다니 이상한 일이네."
회사도 마찬가지다. 능력 없고 성격 나쁜 사람은 남는다. 대신 그들과 부대끼는 '일하는 착한 직원'은 먼저 나간다. 7-8년 전에 퇴사한 회사도 돌아보면 당시에 아 저 사람 여기 아니면 어디 가서 뭘 할 수 있을까 생각했던 사람들은 그대로 다 남아있다. 물론 잘 참고 잘 지키는 충직한 직원도 있다. 그들은 존경한다. 진심으로. 인내는 고귀한 능력이므로.
그는 이것을 비극으로 보아야 할지 기괴한 희극으로 보아야 할지 판단이 서지 않았다. 그는 마치 무지개를 맞이하러 즐겁게 춤추며 다가갔다가 번개를 맞은 꼴이었다. 245.
왕 톰 켄티가 너무 많은 사람들(사실은 무고한 시민인!)을 사면해주자. 269.
공주는, 선왕은 한번에 육만 명까지 감옥에 가두기도 했다고 전하자, "방으로 돌아가 하느님께 가슴 속의 돌은 가져가시고 인간의 심장을 주십사는 기도를 간절히 하라고 명했다."
모두가 아는 결말 - 그 행복한 마블링
왕자와 거지는 신분이 바뀐 동안 왕자는 실제 웨일즈 서민들의 삶을 보고 경악하며, 거지 아이는 자신은 자유가 없는 사슬 묶인 노예라고 생각한다.
처음 거지 아이는 왕자의 몸에 손을 댈 수 없기 때문에 그리스어를 잘 못 할때마다 자신 대신 맞아주는 아이를 보며 그냥 내가 맞으면 되는데. 하고 생각한다. 또 양말 한 켤레 신는데 열 단계의 과정을 거치는 비효율적인 제도를 싹 고쳐서 두 어명만 남기고 옷 입혀주는 신하, 씻겨주는 신하들을 감원하겠다고 밝힌다. 귀족인 신하들은 제발 그러지 말라고 탄원한다.
그런데 몇 달이 지나자 거지 아이는 그 세계에 적응을 마치고 하인을 두 배수, 세 배수로 늘린다. 자신의 위엄을 더욱 치장하기 위해서.
그래서 사람들은 가지지 못한 자가 그런 자리에 올랐을때 더 악랄하게 더 지독하게 변한다고들 말하나 보다.
다시 돌아온 진짜 왕자는 자신이 겪은 일들을 바탕으로 선정을 베풀며 거지 아이를 "예전에 왕이었던 사람"으로 임명하여 자신이 친히 후견인이 되어 보살핀다. 사람은 누구나 키다리 아저씨를 꿈꾸는데 그 역할을 해주는 이가 하물며 왕이라면, 세상에 그보다 더 축복받은, 든든한 힘이 또 있을까.
억울할 법도 한 내쳐졌던 진짜 왕과 거지 신분이었던 아이는 대관식 날 절묘하게 서로를 도우며 서로의 자리로 돌아간다. 해피엔딩을 향해가는 이 결말 부분의 오묘한 마블링이 바로 마크 트웨인의 역량을 제대로 보여주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둘은, 자.. 둘은,
왕궁에서 호위를 받으며 행복하게 살았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