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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마 유키오 - 가면의 고백  | 즐거운 책 읽기 2010.04.13 11:3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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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 가면의 고백
문학동네 | 2010/03/05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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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된 글자수 : 1200 글자
나는 이 신비한 짐승의 금빛 눈이 홀리려는 듯 나를 뚫어지게 바라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곁에 있던 집안사람의 옷자락에 매달려, 눈앞의 행렬이 안겨주는 공포에 가까운 환희에서 여차하면 도망칠 태세를 갖추었다. 내가 인생에 맞서는 태도는 그즈음부터 이러했다. 너무도 기다리고 기다리던 것. 너무도 사전의 공상으로 지나치게 꾸며진 것에서는 결국 도망치는 수밖에 다른 방도가 없었다.
 
페이지 : 36-37  
금지 조항에 대한 이 최초의 반역자는 자신의 악덕을 반역이라는 아름다운 이름으로 바꿔버리는 신비한 재주를 가진 자였다. 반역이라는 미학에 소년들이 얼마나 약한지를 그는 몸으로 꿰뚫고 있었다. 그와 친한 교련 교사-이 시골뜨기 하사관은 마치 오미의 부하 같았다- 앞에서 일부러 아주 천천히 흰 비단 머플러를 목에 둘렀고, 금단추가 달린 외투를 나폴레옹처럼 좌우로 헤벌린 채 펄럭거리고 다녔다. 그러나 어리석은 군중의 반역은 항상 예외 없이 쩨쩨한 모방에 불과하다. 할 수 있다면 그것이 몰고 올 위험은 철저히 피하고 오로지 양말만을 표절했다. 나 또한 그런 예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아침에 학교에 가면 우리는 수업 시작 전의 소란스러운 교실에서 의자에 앉지 않고 일부러 책상 위에 올라앉아 떠들어댔다. 화려하고 새로운 무늬의 양말을 신고 온 날 아침에는 멋들어지게 바지 주름 선을 바짝 접어올리고 책상에 걸터앉았다. 그러면 당장 눈치 빠른 탄성이 응답을 해왔다.
 "우우, 시건방진 양말!"
 - '시건방지다'는 말보다 더 멋진 찬사를 우리를 알지 못했다. 하지만 그런 말을 할 때면 말하는 쪽도 그 말을 듣는 쪽도, 정렬 시간 직전이 아니면 나타나지 않는 오미의 저 오만한 눈빛을 떠올리는 것이었다.
 
페이지 : 58-59  

그 장난치는 얼굴을 보는 것이, 그가 자신의 아름다움을 그런 줄도 모르는 채 무너뜨리려 하는 것이 나로서는 견딜 수 없이 괴로운 일이었다. 나는 슬금슬금 뒤로 밀리면서 시선을 떨어뜨렸다. 그 틈새를 그의 오른손이 한방 밀어치고 들어왔다. 떨어지지 않으려고 내 오른손이 반사적으로 그의 오른손을 붙잡고 늘어졌다. 흰 장갑에 정확히 끼어진 손가락의 감촉을 나는 또렷하게 움켜쥐엇다. 
 그 한순간, 나의 눈과 그의 눈이 마주쳤다. 말 그대로 한순간이었다. 그의 얼굴에서 장난스러운 표정이 사라지고 수상쩍을 만큼 진솔한 표정이 넘실거렸다. 적의인지 미움인지 알 수 없는, 그야말로 깨끗하고 강렬한 것이 활시위처럼 팽팽히 당겨져 있었다. 어쩌면 그건 내 지나친 지레짐작어있는지도 모른다. 손끝을 잡아당기는 바람에 몸의 균형을 잃은 순간, 오히려 어이가 없어서 드러난 표정이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우리 두 사람의 손가락 사이에서 오간 번개 같은 힘겨룸과 함께 그를 응시한 한순간의 시선을 통해, 내가 그를 - 단지 그만을-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오미가 알아차렸다고 직감했다.
 
페이지 : 71-72  
 봄이 끝나가던 어느 하루, 그날은 여름을 위한 맞춤복의 가봉 날 같은 하루였고, 달리 말하자면 여름을 위한 무대의 최종 리허설 같은 하루였다. 진짜 여름이 닥쳤을 때 어떤 실수도 없도록 여름 선발대가 딱 하루 사람들의 옷장 서랍을 조사하러 온 날이었다. 이 검사를 받았던 표시로 사람들은 그날만은 여름 셔츠를 입고 나오는 것이었다.
 
페이지 : 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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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밍웨이의 글쓰기  | 즐거운 책 읽기 2010.04.09 03:4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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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 헤밍웨이의 글쓰기
스마트비즈니스 | 2009/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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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내용보기 | 리뷰보기(15) | 관련 테마보기(9)
등록된 글자수 : 406 글자

생쥐 : 작가가 자신을 훈련하는 방법은 뭐죠?

 

Y.C. : 오늘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살펴보게, 물고기를 보면 모든 사람들이 그렇듯 정확히 그 모습을 보게. 물고기가 뛰어오르는 모습을 보고 짜릿함을 느꼈다면 어떤 움직임이 그런 감정을 일으켰는지 알아낼 때까지 계속 돌이켜보게. 물에서 솟구쳐 오르며 만들어내는 선이었는지 아니면 바이올린 줄처럼 팽팽하게 지탱하고 있다가 떨어지는 모습이었는지. 아니면 물을 박차고 뛰어오르는 모습이었는지. 또 어떤 소리가 났고 어떤 말이 들렸는지도 기억하게. 그 감정을 일으켰던 것이 무엇인지 찾아내고 자네를 흥분시켰던 것이 무엇인지 알아내라는 말일세. 그런 다음에 독자들도 그 장면을 보고 자네가 느꼈던 것과 똑같은 감정을 느낄 수 있도록 정확하게 그 장면을 써내려가는 거야. 그것은 피아노의 다섯 손가락 훈련 같은 걸세.

 
페이지 : 28  

지금 난 아주 굉장한 소설을 쓸 예정이네. 하지만 그 소설에 관한 이야기는 하지 않겠네. 말로 하면 글로 쓸 때 그것을 아주 쉽게 생각하게 되고 또 입 밖에 내버리면 부정을 타게 되니까
 
페이지 : 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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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 - 성탄 피크닉  | 즐거운 책 읽기 2010.04.01 22: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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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 성탄 피크닉
민음사 | 2009/12/18
평점
상세내용보기 | 리뷰보기(60) | 관련 테마보기(12)
등록된 글자수 : 545 글자

강남 한 복판, 압구정의 한 아파트. 
부모의 로또 당첨으로 이사를 온 한 가족.  강남에 산다고 다 강남인이 아니다. 
강남이 뭔지....  된장녀를 욕해도 된장녀가 되고 싶고, 
자녀들 학구열에 불태우는 엄마들을 욕해도, 
막상 아이를 키우게 되면, 할 수 있는 범위내에서 학구열에 불태운다. 
안타까운 현실...

로또 당첨으로 강남 입성 후, 부모님은 이혼하고, 
엄마는 외국으로 공부하러 가고. 
삼형제는 강남에서 살아간다. 
첫째는 공부를 잘하지만, 든든한 빽이 없어 취업이 안되고 
둘째는 된장녀로 살고 싶고 ..  남자 등쳐 먹는 된장녀로 산다. 
셋째는 학교 생활 부적응자로,  유부녀와 불륜을 저지르고, 
...  우연히 살인을 저지르게 된 삼형제 .

그리고???

 



여기서 물러서고 싶지도, 주저앉고 싶지도 않았다
 
페이지 :  140  

그녀는 제 시간이 허락될 때 무작정 찾아오듯 떠날때도 제멋대로 떠났다. 언제나 그렇듯이. 마치 이번이 마지막인 것처럼. 하지만 이전과는 다르다, 이번엔 돌아갈 준비를 하는 그녀가 아니다. 떠날 준비를 하는 그녀가 아닌가.
 
페이지 : 134  

밤하늘에 큰 별 하나가 외로이 떠 있었다. 별빛이 사무치게 아름다웠다. 바닷물에 손을 적시겠다는 순간적인 바람마저 포기했다. 어쩌면 아주 오래된 바람이었는지도 몰랐다.
 
페이지 : 198  


짙게 드리워진 석양이 차창에 닿은 은영의 뺨을 붉게 물들였다. 여행 가는 기분은 그렇게, 저물녁 석양 아래 조금씩 사라져 갔다.
 
페이지 : 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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