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답을 채근하지 않고 기다려주는 사람.
그 사람이 누구인가는 중요하지 않다.
그렇게 해주는 사람이 중요한 사람이다."
누가 누군가의 마음을 알아주는 얘기만 들어도
목이 메이고 눈물이 날것 같은 이건 뭘까?
'엄마'라는 말만 들어도 눈물나는 것과 같은걸까?
여자든 남자든 나의 마음을 헤아려주고
진정으로 내말을 들어주는 사람에게 위로와 힘을 얻기 때문일 것이고,
나도 그런 공감이 필요하기 때문에 시도때도 없이 뉴스든 책이든
마음 공감이라는 말에 반응을 하는 게 아닐까?
그런데도, 아이들에게는 정작
'대답을 채근하지 않고 기다려'주지 않다니,
나란 사람은 받기만을 바라는 사람인가 고민도 된다.
연예인 뿐 아니라 주변에서도
공황장애를 가진 분을 만날 수 있는데,
병적으로 '공황발작'이라 정해 놓고
약물치료만 한다면 진정한 치료가 아니다.
자기 소멸의 벼랑 끝에 몰린 사람이
희미해지는 나를 구해달라는 구조신호인데,
그것을 개인의 심리상태와는 상관없이
일반적인 약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자살 충동을 느낀다는 중2 아이.
약물과 상담 치료를 거부했지만
엄마와 상담을 위해 왕래하며 편해졌다고 한다.
의사의 얘기를 들은 엄마가 눈물 흘리는 걸 보고
'나는 엄마에게 아무것도 아닌 존재가 아니었다'
는 확인을 하고, 왕래하며 함께 나눈 이야기들,
병원 근처에서 맛있게 먹은 돈가스... 그런 것이 치유제가 되었다.
육아, 살림에 시간이 없고 바쁘다는 이유로
아이들 개개인과의 충분한 시간을 보내지 못해
아이들의 소외감을 느끼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된다.
더불어 그 안에서 나의 존재도 지켜야하고.
워라밸 보다 더 중요한 자아와 가족간의 균형.
이건 내가 배운대로 극복해나갈 몫이겠지.
책을 읽으며 가장 크게 와닿은 것은
우울은 질병이 아니라 삶의 보편적 바탕이라는 것이다.
우울증이 오면 병으로 규정하고 약물 치료만 떠올리는데,
사실 우울하게 되는 원인도 상황도 모두 다르다.
몇십년 열정 바쳐 일하다가 은퇴를 했는데,
의기소침하고 우울한 것이 당연하다는 것이다.
그 우울함으로 나의 삶을 새로 만나 들여다보고
그것을 발판으로 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다쳐서 우울하신 구순의 노모가
병상에서 죽음을 이야기하는 건 병이 아니다.
자연스러운 것이고, 이 때 삶과 죽음에 관한,
과거 추억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면 선물인 것이다.
이것을 우울증이라 규정하고 낯선 정신과 의사를 만나
항우울제를 먹으며 혼몽한 상태로 보내는 것이 더 한스럽다는 말씀.
지금은 심심할 겨를이 없는 세상이다.
시간이 왜이렇게 안가지하며 지루하지 않다.
할 일도 생각거리도 많은 세상이다.
이럴수록 더 위로와 공감이 필요한 것 같다.
정혜신 박사님의 정적심리학!!
우리의 마음이 긍정이든 부정이든
자연스럽게 흘러가게 두는 것이 옳으며
그 가운데에 내 고통, 내 마음, 나에게
진심으로 집중하고 들어줄 수 있는 한 사람이 있으면 되고,
누군가에게 그 한사람이 되어주라 이야기 해준다.
다행히도 박사님의 이야기와
상담 사례를 읽어가며 위로가 된다.
약을 파는 것일 수도 있고, 간증록이 될 수도 있는
이 책은, 거창한 '상담'이 필요한 사람 뿐 아니라
공감이 필요한 현대 남녀노소 누구나에게 추천할 책이다.
리뷰어스 클럽의 도서 서포터즈로 선정되어 책을 무료로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