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 놓기 참 좋은 날씨다.

이것 저것 해볼려고 마음 잡고 아자 아자 외쳤건만 아무것도 한게 없다.

정신 놓고 눈엔 초점을 놓아 버렸네.

책 한글자 보지를 못하겠다.

나는 봄을 탄다. 봄이면 마음도 몸도 싱숭생숭 하다. 꽃이 피고 그 꽃이 흩날리면 아련한 슬픔보다는 성질이 올라온다. 그냥 내 처지와 비슷하다는 생각에 궁상 떠는 듯 하다.

이번 봄은 너무나 빨리 찾아 왔다. 마음의 봄은 우울증마냥 마음을 뒤 흔들어 놓고

괜히 서성거리게 만든다. 이제 꽃이 필려고 하는데 꽃이 흩날리면 나오는 성질머리가 벌써부터 나온다. 역시나 미친듯이 졸립다.

저번 봄과 다른 점이 있다면 밥맛이다. 왠만하면 정말 어지간히 아픈거 아니면 밥맛은 안떨어 졌는데 이번엔 뚝!! 떨어졌다. 밥맛이 떨어지면 배나 고프지 말지.

 

30대가 된 이번 봄은 오만 정이 다 떨어질만큼 성질 돋게 만든다. 가라~~~ 봄아!!

	사람과 사람사이의 인연이 끊기는 것은 뭔가 구체적인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다. 아니, 표면적인 이유가 있었다고 해도 그것은 서로의 마음이 이미 단절된 뒤에 생겨난 것, 나중에 억지로 갖다 붙인 변명같은게 아닐까. 마음이 이어져 있다면 인연이 끊길만한 상황이 되었을 때 누군가는 어떻게든 회복하려 들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은 이미 인연이 끊겼기 때문이다.

한동안 책에 아니 글씨라는 것과 이별을 했다. 그래도 너무 안보는 것은 책에대한 배신 같아서 블로그만다 돌아 다니며 재밌다는 책은 차곡차곡 사서 쌓아 놓기만 한것 같다. 

이 책은 우연히 나미야 잡화점에 들어간 세 도둑이 고민 상담을 해주면서 시작된다. 기묘하게도 편지로 온 이야기들이 과거의 이야기 이다. 이 이후는 말하지 않겠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을 읽으면 어찌나 스토리가 기발하고 화면 전환이 삭!삭! 지나가는지 너무나 열심히 책을 읽게 된다. 이 사람이 신간을 어찌나 빨리 내는지 사볼 돈도 시간적 여유도 없다. 나중에 도서관이나 가서 한권씩 봐야지 하다가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란 책이 그 전의 히가시노게이고의 작품과 조금 다르다는 평이 있어서 사보게 되었다. 역시.. 기발하고 재미있고 이때까지의 작품과 분위기가 달랐다. 고민 많은 지금 힐링이 되는 이 느낌.. 얽혀있는 인연속에서 서로에게 힘이되고 상처가 되고 이야기가 된다. 나는 그들의 이야기속에 살고 있는 주변인처럼 나미야 잡화점을 찾게 되었다. 나에게는 무슨 이야기를 해주실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