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완결!!! 마지막이다. 1, 2권에 비하면 너무나 두꺼운 분량에 요걸 언제 다 읽나.. 라는 걱정이 먼저 앞섰다. 그런 걱정도 잠시 이 책 역시도 술술 잘 넘어 갔다. 너무 두꺼워서 들고 다니기 어렵다라는 단점도 있지만 한푼이라도 아껴야 하는 이때 3권에서 마무리해준 나나미 아줌마가 너무나 감사할 따름이다.

 

드디어 심자군 전쟁이 막을 내린다. 총 8차에 이른 이 전쟁이 마지막 7차 8차는 이거 해도 너무한다 라고 생각할 만큼 삽질을 하고 더 웃긴건 이 삽질을 주도한 루이9세는 성인으로 되었다는 아주 말도 안돼는 상황에 웃음밖에 나오지 않았다. 더 기가 막혔던것은 목숨바쳐 싸웠던 템플기사단은 화형 당하지를 않나 고문당하지를 않나.. 참.. 이거 죽도록 싸운사람만 손해라면서... 3권의 책에서는 정말 매력적인 남자들이 대거 등장한다. 영국인들의 영웅인 사자심왕 리처드1세. 정말 똑똑하더라. 전쟁이라는 것이 사람의 목숨이 왔다갔다 하는 잔인한 살육현장인데 정말 말도안될만큼 많이 죽이게 만든 이 왕에게 매력을 느낀다는 것에 좀 아이러니하게 되는건 사실이지만.. 어쨌든 이 왕의 분별력과 판단력은 정말 대장감이 확실하다.

그 다음 이슬람 세력에 술탄인 알 아딜과 알 카밀. 그리스도교도와 이슬람교도가 공생할 수 있도록 만든 이들의 관용과 적국이지만 서로를 신뢰할 수 있는 이들의 신용은 지도자의 배짱과 자신감을 느낄수 있었다. 이 카리스마... 갖고 싶다!!

 

내가 일을 하면서 가장 많이 느끼는 것중 하나가 있는데 그것이 무식은 귀신보다 무섭다는 것이다. 단순히 학교를 고등교육을 받네 안받네를 떠나 배우려는 사람 즉 누군가가 되었던 그것이 책이었던 간에 열린 마음으로 가르침을 받은 사람에게는 특유의 인격이란것이 생긴다는 것이다. 알 카밀 뒤를 이어 노예출신 바이바르스는 포악함이 말 할 수 없다. 노예출신이라는 것이 이 사람의 인격이 될 수는 없겠지만 죽지 않기 위해 미친듯이 싸움을 익혔던 절박함이 배우고자 하는 마음의 문을 닫아 버린것은 아닐까? 같은 이슬람 세계의 술탄이지만 알 아딜이 보여준 통치와 바이바르스의 통치는 너무나 다른 모습을 보였다. 이들의 통치권 안에 있는 사람의 마음은 어떨까? 바이바르스 통치권안에 사람들은 과연 마음 편하게 삶을 살수는 있을지.. 하긴 몽골의 습격과 십자군 전쟁 두가지를 상대해야 하는 입장에서는 바이바르스 통치 역시 필요하긴 할것 같다. 그 환경이 군주의 모습을 바꾸는 것일까..

생각보다 읽는 속도는 술술 넘어갔다. 누군가에게 옛날 이야기를 듣는것처럼 친숙한 문장이었다. 역사를 주제로 하는 이야기는 사실에 입각하여 꼭 교과서를 보는것 처럼 딱딱한 문체를 쓰는 것을 보았다. 정말 지겹다는 말 밖에 할말이 없다. 이 책은 역시 나나미 아줌마 글 참 잘쓰네.. 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내가 국문과를 다닌다거나 번역을 할 줄 안다거나 하면 이런 저런 비평을 할 수 있겠지만 앞에서 말한것처럼 난 이과중 이과인 상 이과생이라 내가 읽기 편하면 다 잘쓰는 거다.ㅋ

 

2권에서는 이슬람의 반격이 나온다. 속수무책으로 당하기만 하던 이슬람도 새로운 장수 살라딘과 함께 이대로 당할 수 없다는 결집력과 함께.. 이것이 무슨 이유로 하는 전쟁인지 모르던 이슬람 세력도 이것이 신의 전쟁이라는 것을 알고 자신이 믿는 신의 이름을 걸고 미친듯이 싸우기 시작한다. 이로써 1차 십자군에 의해 빼앗겼던 예루살렘을 탈환한다. 살라딘은 명실공히 이슬람 세계의 지배자가 된다.

 

전쟁이 되었든 무엇이 되었든 너무 길어버리면 처음만 못하게 된다. 1차로 1권의 책이 2차로 2권의 책이 마무리가 되는것 보면 나머지3차 부터 8차까지 슬슬 무너지기 시작한다. 처음엔 신이 원한다는 한마디에 종교전쟁으로 시작되었던 십자군 전쟁도 나중에는 자존심 대결 비슷한걸로 가는것 같다. 이게 무슨 시간낭비 돈낭비인지.. 아니 이들의 신에대한 열정을 대단하다고 해야 하나.. 아무튼 십자군 전쟁이 도대체 무슨 전쟁인지도 몰랐던 내가 완전히 푹 빠져 미친듯이 싸우고 있는 이 남자들을 이해하려고 또는 한편으론 한심하게 보는거 보면 이 책이 재밌다는것은 확실하다.

초, 중, 고 사회과목은 All '미' 를 받았던 이과생인 내가 시오노 나나미의 책은 지루하지 않고 재밌다는 그 한마디 말에 완결도 나오지 않았는데도 사버렸다. 만화나 책은 꼭 완결이 나와야 답답하지 않고 볼수 있는데도 말이다.

 

신이 원하신다 한마디에 십자군 전쟁을 일으켰던 그리스도인들.. 유일신을 믿는 이슬람 사람들과 그리스도인들의 충돌은 지금의 모습을 봐도 그때 상황을 알만하다. 전쟁에서의 죽음을 순교로 알며 순교하면 천국행 티켓을 보장받는다는 그들, 예루살렘을 탈환하기 위해 두 집단은 죽을힘을 다해 싸운다. 어느 전쟁이야기를 보면 항상 나오는 뛰어난 장수나 또는 지도자는 역사에 대해 별로 관심을 가지지 않는 사람에게도 매력적으로 다가올 것이다. 십자군 이야기1에서는 1차 십자군 전쟁의 영웅들이 나온다. 이슬람에서는 갑자기 당하는 입장이라서 그런지 십자군들보다는 조금 주춤한것 같다. 너무 일방적으로 당한거 아니야?? 이런 생각을 2권이나 3권에서 싹!!!바뀌게 만들었지만 아무튼 1차 십자군들은 뛰어나기도 하며 예루살렘 탈환이라는 분명한 목표의식도 가지고 있었던것은 분명하다.

 

그 중에서 나에게 가장 매력적인 인물은 탄크레티였다. 뛰어난 장수이자 지도자였고 십자군들중 나이가 어린것도 한몫한건 아닐까..ㅋ

 

이 책을 읽으면서 과연 이들의 신은 정말 이렇게 피터지게 싸우면 천국행을 보장한다는 그들의 말에 어떤 반응을 일으킬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