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 많이 힘들었다. 내용이 힘들었다거나 그런것은 아닌데 많이 덥고 힘든 지금 쌈박한 소설이 아닌 비소설을 읽는것 자체가 힘들었는것 같다. 절대로 중간에 포기는 안된다고 외치며 하루에 몇장이라도 읽어서 끝내려 했던 나의 노력이 가상하다.

나는 내향적인 사람이다. 하지만 수줍음을 너무 많이 타서 문제가 될 정도로 힘들게 살지는 않았다. 아마 책에서 나온것 처럼 내향적인 사람이 외향적인 연기를 잘 하는 사람인가 보다. 조용한것을 좋아하고 책읽기 좋아하며 남 앞에 나서서 이야기도 잘 하지 못한다. 하지만 난 아이들을 가르치는 사람이다. 이상하게 애들 앞에서는 잘 하겠는데 어른들 앞에서는 왜이리 못하는지... 이것도 노력에 의해서 학습한 결과인지 아니면 돈 앞에서 나온 학습인지 잘 모르겠다.

암튼... 내향적인 사람으로써 외향적인 사람에게 난 이런 능력을 가지고 있어!!라고 말할 수 있을것 같다.

이 책은 큰 내용은 아니다. 어려운 내용도 아니다. 조용한 사람들의 잠재되어 있는 힘을 주욱 나열했다. 왜 이렇게 지루했나 생각해보면 똑같은 말을 또 하고 또하고 해서 지루했던것 같다. 처음에는 재밌게 읽었다. 그래 난 조용한 사람이고 외향적인 사람이 아니지만 이런 힘이 있다. 이 사회는 외향적인 사람을 요구하는게 조금 웃기다 이러면서 열심히 읽었다. 하지만 뒤로 갈 수록 이런 내용만 있다. 새로운것은 나오지 않고 역시 내향적인 것에 애찬론자 처럼 한쪽으로 치우쳐 자신의 말에 증명이라도 해야 하는듯한 강박관념에 빠진사람처럼...

내가 책을 지필할 만큼 글을 잘 쓰지도 못하고 해서 왠만하면 남이 애써 써놓은 책에 비판도 하지 말자라는 신념을 가지고 있지만 공감은 가지만 지루한것은 어쩔수 없었다. 정말 마라톤 뛰듯이 힘들게 책을 읽은게 얼마만인가 싶다.

 

자주 가는 블로그에 입에 침이 마르도록? 아니 손가락 지문이 다 닳을것 같이 시마다 소지를 칭찬했다.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이길래.. 이렇게나 좋아하나 궁금하고 표지에서 나오는 추리소설의 기운이라 할까... 여러가지 이유에 이끌려 이 책을 보게 되었다.

 

지문이 다 닳도록 칭찬할만 하다. 엄청난 추리 밑에 일본강점기 강제징용되었던 한국인들의 삶에 대해 언급하여 일본인들에게 자각을 주게끔하는 부분에는 한국인으로써 씁쓸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고 이런 사람이 더 많아지길 바래본다. 한국사회도 그렇지만 일본에서도 역사라 하면 지극히 따분하고 알고 싶지도 않아하는것도 있을테니깐 이런 유명한 작가들이 이야기속에서 자신의 생각을 말해준다면 위안부 문제나 강제징용되었던 사람들의 한켠의 마음이라도 위로가 되지 않을까? 나아가서는 이성적 판단이 가능한 사람들이 목소리를 더 높이겠지. 한국 독자들도 일본인들도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 당한 한국인도 관심없이 지내는건 당연히 안되는걸 자각할 것이다. 역시.... 멋있는 작가다!!!

 

치매에 걸리지 않았지만 정신나간척 하는 주인공의 삶이 애처롭다. 옛날 우리 선조들의 모습과 너무 닮은것 같아 마음이 시리다. 이 더운날 마음이 시린건 그저 화나고 흥미로워서 읽었던 추리소설이 나의 생각과 마음을 스릴로 차갑게 된것이 아닌 많은 생각으로 시리게 만드는 책이었던것 같다.

예전부터 오빠가 재밌다고 추천해줬던 책이다. 재밌다는 책은 아끼다가 끝내는 뒤 늦게 읽어버린다는 문제가 있는 나다. 이 책 역시 너무 아꼈나 보다. 읽는 내내 웃음 지었고 때로는 크게 웃기도 하고 공감도 가며 이해를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가 하면 이해할 수 없는 부분도 있었다. 새삼 또 느낀건 전형적인 문학쟁이인 오빠와 전형적인 이과생인 내가 공감하는게 조금은 다르다는게 다시한번 느꼈을까? 아니면 틈을 조금 좁혔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일까? 나도 모르는 쓸때 없는 생각이 살짝 들었다. 오빠말데로 보는 내내 웃었으며 깨닳은것도 많다.

특히 난 대학때 기숙사에서의 나의 삶을 본것 같다. 기숙사에서는 최대한 서로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 범위에서 친하려고 노력한다. 친해지려고 하는 이유는 내가 놀다가 늦어서 점오를 늦게 될 경우 핑개를 대준다던가 지금 자고 있다는 거짓말을 해야할 경우, 풀을 빌려야 하는경우, 야식을 같이 먹어야 하는 경우 등 을 위해서 친해져야 하며 가까이 있는 만큼 사생활이 노출되야 하는 경우를 감안하여 약간의 거리도 둬야 한다. 이 책에 나오는 6명의 주인공들도 어쩌다 같이 살게 되었고 힘든일이 있으면 조언도 구하고 재밌는 일이 있으면 같이 웃기도 하고 한다. 하지만 마음속으로는 어짜피 너와 나는 떠날 사람을 염두해 두고 약간의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인다. 그 사람의 행동이 좋은일이던 간에 나쁜일이던 간에 나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그 사람의 사생활이 되는것이니 더 이상 관여하지 않는다.

 

이 소설이 일본문학이기 때문에 전적으로 일본사람의 사고 방식으로 만들어진 내용이라고 본다. 아무리 각박하고 서로간에 거리를 두는 현 시점이라고 하더라도 어느정도 친해지고 이 소설에 나오는 사람들마냥 거리가 좁혀나갔다 싶을때 조금 귀찮은 구석이 있어도 우리는 조언과 충고가 오고 간다. 어렸을때는 지가 먼데... 라는 생각이 더 많이 들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래도 그렇게 충고하며 자신의 생각을 때론 따끔하게 말해준 룸메이트가 고맙긴 하다. 지금은 어느정도 나이를 먹고 룸메이트가 필요없는 지금 그렇게 따끔하게 말해줬던 룸메이트가 조금 그립고 아무 말 없이 컴퓨터 화면만 보고 있는 지금이 조금 외롭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리 이 사람 곁을 떠나야 할때가 오더라도 거리 두기를 심취해 있는 것 보다는 지금 당장의 소중한 만남을 즐기는게 가장 좋을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