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치도록 배가 고픈 사람의 절규가 이러할까??
크누트 함순..
잘 모르는 사람이다. 어느날 오빠가 니가 좋아할 만한 소설을 추천해 줄께~ 하며 자기가 사고 싶은 도서 목록 중에 하나를 인심쓰듯 나에게 주었다. 다 알지만 책이 무진장 사고 싶은데 돈이 없구나 하는 오빠의 마음을 알아서 나 역시 아~~주 고마워 하며 이 사람의 책을 샀다. 표지에서 보이는 이 우울한 기운...
이 자선적인 소설은 읽는 내내 사람을 우울하게 만들었다. 너무나 생생한 묘사여서...
배가 고픔에 절규하고 먹고 싶은데 먹지 못하는 가난에 쩔어 구걸해야 하는 상황에도 마지막 남은 자존심 하나 가지고 살아간다. 너무나 순수하고 감성적인 사람.. 자신은 한없이 양심에 맞겨 살아가고 있지만 그 누구도 이 사람의 순수함도 예술적인 면도 봐주지 않고 그저 부랑자로만 여겨질 뿐이다. 참 답답한것은 이 사람도 마찬가지 이다. 사람이란게 굶어 죽는 한이 있어도 허세를 부리며 살아가는게 맞는것이 다른사람이 봤을때 자신의 평이 너무 좋지 않을까봐 전전긍긍하는 모습.. 일을 하지 않고 글로 돈을 벌려하는 모습.. 도움을 줬을 때 그것을 마다하는 모습.. 누가봐도 자신이 가장 불쌍하고 궁상맞아 보이지만 자신의 모든걸 털어서라도 남에게 배풀려는 모습.. 이 사람 참... 불쌍하지만 매력적이다..ㅋ너무나 생생한 묘사여서 지은이에 대해 알아봤더니 정말 고생한 사람이었다. 자신이 경험해 봐서 그런지 글이 아닌 지은이가 나에게 이야기를 해주는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힘들게 한 것은 책을 보는 내내 나는 허기졌고 먹을것만 찾게 만들었다. 내 옆을 지나간 그저 하나의 부랑자로만 여겼던 사람이 어쩌면 예민할 만큼 예술성을 지녔으며 그저 약간의 칭찬만으로도 만족해 하는 사람일 수도 있다. 또 나보다 더 똑똑한 사람 이고 양심적일 수도 있다. 내가 이름을 불러주지 않아서 그 사람은 꽃이 되지 않았던것 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