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장 여자물과 조선 시대 배경의 사극을 합한 작품. 작가가 사전 조사를 통해 쌓은 지식이 풍부하고, 문학적 소양도 뛰어난 것 같다. 물론 지금은 지나간 옛시대인 조선 시대를 다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세세한 부분은 자세히 다루지 않고 건너뛰거나 한문시는 없었던 점 등이 있긴 하지만(물론 모르거나 못해서 그렇게 넘어간 게 아닐 수도 있지만), 맛깔나게 글을 쓸 줄 아는 사람이었다. 작품 중에 나오는 시라거나 초반에 초선과 윤희가 처음 만났을 때 나눴던 멋진 대사 등이 참 재미있었다.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잡았기 때문에 다소 옛말이 쓰이고, 사극풍의 대사나 묘사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가독성이 좋아 오랜만에 기분 좋게 몰입할 수 있었던 좋은 소설책이었다.

물론 여성의 취향을 많이 존중한 책이라서 그런지 책 내용 중에 미남들을 자세히 묘사하는 부분 같은 것은 딱히 내게 좋은 일은 아니었지만(······여자라면 좋을지 모르겠지만 남자라면 오히려 열등감이 발휘될지도 모르는 부분이다), 어쨌든 벗은 몸을 보게 된다거나 몸이 밀착되게 된다거나 같은 그런 부분들은 상당히 웃기고, 재미있는 부분들이었다. 감동할 만한 내용들도 있었고. 오랜만에 만족할 수 있었던 로맨스 소설이었다.

혹시 나 같이 로맨스 소설을 아주 좋아하지는 않는 타입의 남성들이라도 한 번 봐봤으면 좋겠다. 소설책이 부담된다면 드라마를 봐도 된다. 접해 보면 재밌다고 느낄 부분이 많을 것이다.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의 2부라는 규장각 각신들의 나날이라는 소설책도 곧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