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숙 저/예담friend/2013.12
전업맘 6개월, 워킹맘 10개월...
생각해 보니 우리 아이가 세상에 태어나 살아온 총 16개월의 시간동안
엄마인 나 보다 외할머니의 손에서 자란 시간이 더 많은 것 같다.
그래도 우리 아이는 복이 참 많은 아이이다.
아니, 내가 복이 많은건가?
요즘 세상에 이렇게 아이를 믿고 맡길 수 있는 든든한 지원군이 있다는게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하지만 사람 마음이란게 또 그렇지가 않다.
처음 친정엄마에게 아이를 맡길 때는 그저 봐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했는데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아무래도 마음이 같지 않다 보니
아쉽고 섭섭한 부분이 조금씩 생기는 것 같다.
그리고 우리 친정엄마의 마음을 어떠실까
엄마와 딸 사이에 비밀이 있을 수 있겠냐만은
우리 아이를 맡기고 나서 예전처럼 내 감정에만 솔직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할머니의 꽤 괜찮은 육아”를 읽고자 한 것은
송이를 영어영재로 키운 멋진 숙이 할머니의 이야기를 듣고싶어서가 아니었다.
그냥 손녀를 키워주는 친정엄마의 솔직한 이야기를 듣고싶어서였다.
책은 쉽게 읽혔다.
할머니가 옆에서 도란도란 조언해 주시는 것 같고
공감이 되는 부분이 많았기 때문에 책을 읽기 시작한지 몇시간 만에 모두 읽어버렸다.
특히 책을 펼치는 순간 “내가 벌써 할머니라니...”하는 송이 할머니의 탄식이
우리 친정엄마의 마음을 대변하는 것 같았다.
송이할머니의 교육방법은 간단했다.
그저 아이의 마음을 편하게 그리고 즐겁게, 그러나 원칙을 지켜나가자는 것!
책을 읽으며 놀라운 것은 송이할머니께서 정해놓은 규칙들이었다.
이미 아이를 키우고 난 연륜때문인지,,
아이를 키우는데 필요한 양육자로서의 마음과 정신을 다듬는
그런 일정한 스스로의 계명을 가지고 송이를 키운 부분은 정말 배우고 싶은 부분이었다.
그리고 송이할머니의 구체적인 가이드도 정말 좋았다.
왜 전집이 필요한지,
아이를 혼낼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영어노출은 어떻게 시키는 것이 좋은지,
어떤 사이트, 어떤 책을 통해 영어교육에 도움을 받았는지 등
단순한 지침서가 아니라 실용서이기에 읽어 나가는데 더 큰 공감을 느낄 수 있었다.
애초에는 친정엄마의 마음을 헤아리고 싶어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송이할머니의 글을 통해 내 마음을 먼저 헤아리게 된 것 같다.
송이를 키운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딸의 마음을 보듬어 주는 송이할머니의 글을 읽으며
우리 친정엄마도 그러시겟지 하는 가슴 짠한 느낌이었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의 고민을 함께 나누고
경험에서 나온 적절한 해결방아도 제시해주는 “할머니의 꽤 괜찮은 육아”
꼭 읽어보기를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