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멀 육아의 행복>
크리스틴 고, 야사 돈페스트 / 북하우스 / 2014.4.28
대학을 졸업하고 평범한 회사원으로 살던 내게
천사같은 보물 우리 아이가 태어나면서 나는 대한민국의 워킹맘으로 살게됐다.
결혼 전, 아니, 아이를 낳기 전만해도 워킹맘들의 이야기가 오버스럽게 느껴졌고,
사람이 닥치면 다 하는거지 뭘 그렇게 힘들다고 난리일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막상 내가 그 상황에 닥치고 보니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정말 시원하게 욕을 해주고 싶은 마음이다.
이렇듯 대한민국에서 육아와 직장생활을 병행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좀 더 심플하고 중요치 않은 것은 과감히 포기할 수 있는 노하우를 배우고 싶었다.
쉽고 편하게 그렇지만 중요한 것을 놓치지 않는 그런 롤모델이 없을까 생각하던 중
크리스틴 고와 야사 돈페스트의 미니멀 육아의 행복을 읽게되었다.
사실 이 두 워킹맘은 회사원인 나와는 차원이 다른 세계이 사람들이다.
잡지사 편집자, 블로거, 디나이너, 컨설턴트 등 실로 엄청나고 다양한 경력을 가지고
프리랜서로 일 하고 있는 그녀들을 보면서
나는 요령이 없어 맨날 힘들다 불평하는 엄마가 아니었는지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되었다.
이 두 워킹맘도 나와 비슷한 시절이 있었던 것 같다.
특히 육아와 일의 병행에 어려움을 느낀 크리스틴고는 직장인 연구소를 그만두고
프리랜서로 전향하였는데, 이에 따라 시간을 융통성 있게 사용하게 됨으로써
심플하고 즐겁게 아이키우는 법에 대한 노하우를 체득하게 되었다.
그녀들의 이야기 하는 미니멀 육아는 정말 간편하다.
우선은 나와 가족의 스타일을 아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아이의 물건을 고를 때 모든 좋다는 것을 다 비교하고 사는 유형인지,
그저 남들이 많이 사는 것을 나도 따라 사는 스타일인지,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인지,
혼자 있을 때 더 편안함을 느끼는 성격인지 등
나와 가족의 라이프스타일을 먼저 깨닫는 것이 미니멀 육아의 시작인 것이다.
그리고 정말 중요한 것 !
세상에 완벽한 것은 없다는 것을 깨닫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아무리 소비자 리포트를 읽고 엄마들의 추천을 받고 후기를 읽어서 아이의 용품을 골라도
반드시 한 두가지 아쉬운 점은 있기 마련이다.
바로 이 사실을 인정하고 버릴부분은 버리고 과감히 선택하고 나의 판단을 믿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 하면 시간을 절약할 수 있고 이 시간을 나를 위한 시간,
또는 가족을 위한 시간을 활용할 수 있다.
그리고 필요 없는 것은 과감히 버릴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
우리는 집안에 물건을 왜 쌓아두는 것일까?
지금 당장은 필요 없지만 왠지 나중에 필요할 것 같아서,
나중에 필요할 때 아쉬울 것 같아서 대부분 이런 이유들일 것이다.
이런 마음이 들 때 크리스틴 고가 제안하는 현명한 물음이 있다.
집에 물이 났을 때 이 물건을 가지고 나갈것인가?
만약 아니라는 답이 오면 과감히 처리해도 좋다.
이렇게 되면 우리 집에는 많은 공간이 생기게 된다.
시간과 공간의 여유... 이것이 바로 미니멀 육아의 시작과 끝인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책의 저자인 크리스틴 고와 나의 가치관이 많이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편하고 단순한 것을 좋아하고 집안일이 모두 여자의 몫이라도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8챕터의 성곡한 사람이 아닌 행복한 어른으로 키우라는 말에 격하게 공감했다.
나 역시 아이가 어떤 일을 하던 올바른 사회 구성원으로써 자신의 삶을 사랑하고
인생의 즐거움을 아는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
그러기 위해서 엄마가 모든 것을 너무 많은 것을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버리고
여백과 여유의 가치를 존중하며 가족을 사랑하는 것만큼
스스로를 돌보고 사랑한다면 충분히 행복한 육아를 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오랜만에 정말 나와 가치관이 잘 맞는 저자의 육아서를 만나 정말 기쁘다.
손이 닿지 않는 간지러운 곳을 긁어준 느낌이다.
책을 덮으며 든 생각은 미국에 살던 한국에 살던 엄마, 워킹맘의 삶은 비슷하다는 것!
이왕 엄마로 살기로 마음먹었다면 “희생”이 아닌 “공생”의 방법을 찾는 것은 어떨까.
가족이 소중한 만큼 나 자신도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게 해 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