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마흔에 생의 걸음마를 배웠다는 책의 제목을 듣고 나에겐 아직 다가오지 않은 나이이지만, 언젠간 아니 어느새 다가와 있을 마흔이란 나이에 내 삶을 어떻게 살고 있을지 어떻게 그 나이와 삶을 준비해야 할지에 대해서 생각해보고 싶어 이 책을 들었다.
그녀의 글을 읽어나가면서 내가 그녀보다 살아온 날들이 짧지만, 내게 주어진 삶의 고통과 아픔을 지낸 운명같은 것들을 생각하면서 그것을 견디는 방법은 그 운명에 대해서 의심해서도 아니되고 저항해서도 아니되며 오로지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래 현실은 빨리 인정할 수록 운명이란걸 순응할 수록 덜 괴롭기도 한 것이다.
그녀가 35살이란 젊은 나이에 남편의 뇌출혈에 따른 긴 병수발 생활, 어린 아이들이 셋이나 있고 가정의 경제를 책임져야 했다는 것은 너무나 무거운 짐이 아닐 수 없었다.
사람이 힘든 사항에 놓이면 종교를 바꾸거나 종교를 가지게 된다. 종교를 버리거나 바꾸는 행위는 자신의 삶에 지워진 운명이란 돌의 무게를 인정할 수 없어서 신이란 존재에 대해서 맞짱을 뜨는 것일테고, 종교를 가지는 것은 삶의 무게를 조금이나마 덜고 싶어서 신을 찾는 것이 되는 것이다. 그녀는 종교를 찾았다. 하지만 그녀의 종교적 마음은 그녀가 표현한대로 널뛰기 뛰듯 신을 믿었다 신에게 화가 났다가를 반복하는 것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괜히 밀양이란 영화가 생각이 났다. 한인간에 여러번의 반복적이고 연쇄적인 고통의 폭탄을 떨어뜨리는 것에 대해 신과 어떻게 연결시켜야 하는 것일까?
그래도 그녀의 힘든 인생에서 그녀가 새롭게 학업을 시작했고 그 이후 그가 쓴 그녀의 글들이 공모작에서 당선이 되고 대중적 작가로 우뚝 서면서 경제적인 안정도 가져왔고 교수가 되었다. 또한 그녀의 인생 이모작에서 자식농사는 성공적이었다고 한다.
아마 그녀와 같은 상황일 때 누구나 다 자포자기하고 싶을때 공부란 것을 시작해서 교수까지 되었다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닐 것이다. 그녀는 부정적인 현실을 긍정에너지로 승화시킨 것이다.
그녀의 삶에 대한 이 이야기를 접하면서, 그녀의 말처럼 나이가 드는 것은 어쩌면 더 편해지는 것일지도 모른다. 적당히 삶에 대해서 포기해야 할 것은 포기하고 용서하는 것도 더욱 쉽고 언젠간 누구에게나 올 죽음이란 절정을 향해 가는 것....
평탄하지 못했고, 어쩌면 그녀는 의연하고 태연하게 넘었을지 모를 그 모습...아니 처절히 절규하고 자살이란 끝까지 선택하고 싶었던 그녀의 삶이 가슴 아팠고, 나에게만은 그녀와 같은 일이 생기지 않길 바라면서 읽었다.
책을 읽어나가면서 한 여자의 일생이 이렇다면, 내가 이런 상황에 놓인다면 생각을 하기조차 싫을 정도로 그녀는 힘들게 버텨왔던 삶인거 같았다. 이래서 평범한 삶이란게 그런 삶이 한 개인에게 주어진다는게 쉽지 않은 것이란 생각을 하게 해주었다.
그녀와는 다를지 모르지만, 우리가 삶에서 힘든 일이 놓일 때, 삶이 나를 속일 때, 신이 나를 속일때,...그때에 이 또한 지나가기라, 운명을 의심하고 저항하지 말고 받아들이리라....생각하면서 견디는 것이 미덕이라고 생각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