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접하면서 한자한자 가슴으로 새기면서 읽어내려 갔다.
물론 우리아이도 책겉표지에 잔잔한 미소를 띄고 있는 할아버지의 모습,, 김수환추기경님에게
급관심을 가지고 읽었다.
이 책은 김수환추기경님의 성장과정부터 선종하시기 전까지 일대기를 그린 책이기에 우리 아이에게
앞으로 가치관과 꿈을 심어주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김수환추기경이 어렸을때는 평범한 여느 아이들처럼 참외서리, 교리문답을 안 써서 혼나는 아이였지만, 그의 어머니,, 잘 배우지는 못했지만 현명하신 어머니의 가르침이 지금 우리가 닮고 싶은 우상,
김수환추기경을 탄생시킨 원동력이 되었다.
현재 울 큰아이가 막 사춘기에 접어드는 시기라 조금씩 자기주장을 내세우면 반항하는 시기인데,
이 책을 통해 어머님에게 순종하는 김수환추기경을 읽고,요며칠 조금씩 달라진 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아이가 책을 읽다 나에게 질문 하나를 던졌는데,
"엄마, 어떻게 추기경엄마가 어렸을때부터 벌써 신부님이 되라고 정할 수가 있어. 꿈은 내가 정하는 것이 아니야?"
나는 정확한 대답은 아니지만,내가 아는 데 까지 말을 해 주었다.
"그래, 꿈은 내가 정하는 거지, 그러나 아마 김수환추기경님의 어머니는 신부되길 원하는 정성스러운
기도를 하늘에 들여 그 소원이 하나님을 감동시켰고, 처음에는 아니지만 자신도 그런 소원을 나중에 가지게 된 것일거야"
나는 이 대답을 한 후 배우지는 못했지만 묵묵히 기도하면서,꿈을 이루기 바라던 추기경어머니를 바라보면서, 나는 얼마나 울아이를 위해 눈물로 기도하면서 간절히 소원했는지 반성하게 했다.
일제치하에 학생 김수환추기경의 일화가 있는데,시험지에 '일본천황의 칙유를 받은 황국신민으로서 소원을 써라'는 질문에 분노하며, 답지에 과감히 '나는 황국신민이 아님, 따라서 소감이 없음'이라고 당당히 썼던 부분은 그의 남다른 애국심을 보여주었다.
울 아이는 이 부분을 읽고 자기라면 죽을 것 같아 그런 대답을 하지 않았을텐데 추기경님은 역시 용감한 분이셨다고 말했다.
'나누고 베푸는 밥같은 사람이 되라'는 어머님의 말씀을 인생의 모토로 삼은 김수환추기경님은
신부가 되어서, 가장 최고의 추기경자리에 앉아서도 가장 어둡고 힘든 곳에 있는 소외되고,가난한 자들에게 친히 찾아가 먼저 손을 잡아주는 분이었다.
말로만 외치는 사랑이 아닌, 친히 행함으로 그 사랑을 실천으로 '사랑'을 가르쳐준 분,
지금 그분은 이 땅에 안 계시지만, 신앙을 넘어서 메마르고 황폐한 우리 가슴에 '사랑' 이라는 두글자를 새기고 밥같은 귀한 분이었다.
이 책의 마지막에 그의 빛바랜 사진과 함께 그의 발바취를 넣은 점도 아이들에게 어필이 되었고,
추기경을 만나는 가상인터뷰는 아이들을 대변하는 질문형식으로 되어 아이들에게 그의 업적들을
더 쉽게 알 수 있게 한 부분이 좋았다.
책을 덮으면서도
'사랑하고 또 사랑하고 화해하세요'라고 인자한 미소와 함께 말씀하는 추기경님의 잔잔한 귀가의 울림이 들리는 듯 했다.
이 책은 울 아이만이 아닌, 나에게도 앞으로 인생을 살아가면서 이처럼 살으라는 너무도 귀한 인생지침서가 되어준 소중한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