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나라 옥황상제에게는 일곱 딸이 있었습니다.
딸들 중 가장 어여쁜 딸은 막내 직녀였어요.
옥황상제는 직녀에게 봄 여름 가을 겨울의 빛깔들을 천으로 짜고, 아름답게 수놓아 꾸미라고 명령을 내렸어요.
직녀는 황금 바늘과 별 가루로 계절과 하늘의 빛깔을 만들어 냈지요.
하지만 높디높은 하늘나라에서 직녀는 몹시 지루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직녀는 하늘의 계절을 짤 때 쓰던 은빛 실을 슬그머니 아래로 내려뜨렸어요.
그리고 그 실을 따라 인간 세상으로 왔어요.
직녀는 숲 속으로 들어가 폭포 앞에 서서 옷을 벗고 개울의 푸른 물에 몸을 담갔어요.
이때 견우가 소들에게 물을 먹이기 위해 개울 근처로 갔습니다.
견우는 폭포의 맑은 물 아래 너무도 아름다운 아가씨를 보고 가슴이 뛰었습니다.
"옷을 몰래 숨겨요!"
가장 짓궃은 소 한 마리가 말했어요.
견우는 그 젊은 여인의 옷을 집어 나무 뒤에 몰래 숨겨 놓았습니다.
직녀는 하늘나라 왕국에서도 견우처럼 멋진 모습은 본 적이 없었어요.
사랑하는 두 사람은 결혼을 하고, 산기슭의 소박한 초가집에서 함께 살기 시작했어요.
직녀가 떠난 하늘나라에서는 계절의 빛깔을 천으로 짜는 일이 끊기고 말았어요.
옥황상제가 노하여 고함을 지르자 거친 폭풍우가 몰아치며 온 하늘이 무시무시한 소리를 냈어요.
옥황상제는 직녀를 구름으로 가둬 놓고, 하늘의 화려한 비단 직물을 다시 짜라고 명령을 내렸습니다.
직녀는 베틀도 팽개쳐 놓고 울기만 했어요.
그리하며 사람들의 나라는 매일 물에 잠기게 되었어요.
견우는 하늘나라의 문 앞에서 직녀를 만나게 해달라고 애걸했어요.
옥확상제는 불같이 화가 났고 하늘은 어두워지고 검은 구름으로 뒤덮었어요.
그리고 별들로 가득 찬 크고 깊은 강이 견우 앞에 불쑥 나타났어요.
그때부터 견우와 직녀 사이에는 결코 넘을 수 없는 별들의 강이 흘러, 인간과 여신은 각각 자기 세상에 머무르게 되었습니다.
옥황상제는 슬픔에 빠져 있는 직녀는 보자, 둘이 일 년에 한 번은 만나게 해 주기로 합니다.
한 해에 한 번 그날이 오면, 사랑의 눈물에 감동한 하늘의 새들이 하늘의 강 위에 거대한 다리를 놓아줍니다.
다리의 한 가운데에서 두 연인은 만났고 이젠 다시 말날 수 있다는 희망이 있으니 다시 떨어져 살 수 있는 힘도 생겼습니다.
견우와 직녀 책을 많이 보았지만, 이렇게 섬세하고 아름답게 표현한 작품은 처음인 것 같습니다.
유아들의 수준에 맞추어 만들어진 책들이 많은데, 이 책은 초등학생들이 읽어도 그리고 어른들이 읽어도 아름답고 멋진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림도 동양적인 색채가 물씬 풍기고, 견우와 직녀가 만나는 장면은 너무 아름답습니다.
글의 양도 많기에 견우와 직녀의 이야기를 더 자세하고 섬세하게 표현한 것 같습니다.
다소 생소한 내용도 있었으나, 뒷편에 자세한 해설이 나와있어 책을 이해하기가 쉬웠습니다.
아름다운 견우와 직녀의 사랑 이야기, 새로운 견우와 직녀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