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책 이였다.
첫장을 넘기고, 그 다음장을 넘기고, 한장 한장이 잘 안넘겨 졌었다.
할머니의 죽음으로 첫장을 시작하고, 엄마의 치료 이야기로 이어졌다.
내가 이 책을 신청한 이유는 "프랑스 대통령 부인 카를라 브루니의 파리 스캔들을 다룬 화제의 소설"이란 문구가 들어와서 신청 한거였다.
스캔들이란 문구만 들어도 절로 궁금해지고 흥미가 생기기 마련인데 영부인의 스캔들이라니! 호기심을 가득 불러 일으키기 충분했다.
그런데 내용은... 책 저자의 20대 삶을 다룬 이야기랄까...
내 생각과는 다른 내용이라 흥미를 갖지 못하고 읽어나갔다. 하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솔직 담백한 이야기와 파란만장한 삶의 이야기들이 담겨있어 뒤로 가면서 부터는 집중해서 읽을 수 있었다.
내용은 대충 이렇다.
주인공은 어린나이에 아버지 친구의 아들과 결혼하고, 20살에 원치 않은 아이를 가져 낙태를 하고, 약물중독에 빠졌으며, 남편은 시아버지의 애인(=카를라 브루니)과 바람이 났고, 둘은 결국 이혼하게 된다.
이 과정이 불과 7년 사이에 일어난 일인데... 어린나이에 얼마나 끔찍하고, 고통스러웠을지... 나는 그 깊이를 가늠조차 할 수 없을거 같다. 더 안타까웠던건 주인공의 부모 또한 이혼을 한 후 엄마는 암에 걸려서 치료를 받고 있는 중이였고, 아빠는 딸에게 무관심한 상태여서 누구하나 주인공을 위로해 주거나 약물치료를 위해 병원을 알아볼때도 혼자 다녔던 부분이 마음이 아팠다.
남편의 외도, 낙태, 이혼으로 인해 사랑을 믿지 못해서 그런지... 사랑이란 말을 협오스럽다고 표현한 부분도 뇌리에 남는다.
그렇게 남편만을 믿고, 따르고, 남편에게 어울리는 사람이 되기위해 맞춰주기 위해 몸에 안좋은 약들을 무수히 먹고, 남편이 친정아버지에 대한 자격지심 때문에 만나는것도 싫어하고, 연락하는것도 싫어해서 거의 만나지도 못하는 불편함까지 감수하면서 살아온 그녀였는데...
사랑이 없다는 그 말이 왠지 후련하다고 할까? 시원하다고 할까? 이젠 그 남자를 생각하지 않고 살아가는 모습을 볼수 있겠구나 싶은게..... 너무 좋았던 부분이다.
난 이 책을 읽으면서 이렇게 힘든상황에 최악인 상황인데 도대체 어떤부분이 심각하지 않을까? 왜 책 제목이 심각하지 않아 일까? 라고 의문점이 많았다.
나의 이런 궁금증을 딱 풀어줄 그 말.
『삶은 초고 이다』
작가답게 원고에 빗대어 나타내었는데....
삶은 길기 때문에 잘못되고, 비뚤어져도 얼마든지 지우고, 수정해 나가면서 올바른 삶을 꾸려나갈수 있기 때문에 심각할 것 하나 없다고 표현 한거 같다.
난 내 삶이 가장 힘들고, 어렵고, 복잡하다고만 생각했다.
이 이야기에 비하면 나는 행복하고, 즐거운 삶인데 말이다...!
그래서 나는 어떤 일이든 심각하지 않게~! 수정해 나가면서 신나게 내 삶을 펼쳐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