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 사전적 의미
[명사] 세상에서 훌륭하다고 인정되는 이름이나 자랑. 또는 그런 존엄이나 품위.
이야기는 자신의 자택에서 숨진 예르다 페르손으로 부터 시작된다.
친인척이 없는 예르다의 죽음으로 인해 주택관리사인 마리안네가 장례식과 유품정리를 맡게 된다.
유품을 정리 하던 중 고의적으로 망친듯 한 책들을 발견하게 되는데
저자는 다름아닌 노벨상 수상 작가 악셀 랑네르펠트의 저서였던 것이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마리안네는 악셀의 아들인 얀-에리크에게 연락을 취하게 되고,
그의 도움을 받게 되면서 예르다는 과거의 한때 랑네르펠트가의 가정부였던 사실을 알게 된다.
한편 얀-에리크는 예르다의 과거 사진을 찾던 중 자신의 일가의 그림자 뒤에 숨겨져 있던 엄청난 비밀을 알게 되는데...
이처럼 섬뜩섬뜩한 심리 스릴러 소설이 또 있을까?
분위기가 공포스러워서가 아니라 사람 내면의 선과악을 다루고 있다 보니
읽는 중간 중간에 비밀이 하나씩 밝혀질때 마다 사람이 더이상 악해질 수 없을 정도의 잘못을 저지르고도
태연하게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소름 돋을 정도의 섬뜩함을 느꼈다.
처음 접해보는 심리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몰입이 되면서 지루하지 않았고,
인물들의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각각의 심리상태를 잘 반영해 놓았는데 전혀 어지럽고 않고, 산만하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이 책을 크게 두 파트로 나눠보자면
그 첫번째는 부부생활의 권태로움, 두번째는 그림자 뒤에 가려진 어두둔 비밀 이야기로 나눌 수 있다.
그러나 결국 모든 이야기의 중심은 욕망이 앞선 명예 중시형 인간의 비열한 면을 이야기 하자고 한다.
첫번째
부부의 결혼생활에 있어서 권태로움을 나타낸 부분에선 생명력이 없을 정도로 무미건조하고, 무료하고,
아이때문에 산다는 말이 와 닿을 정도의 표현들이 담겨져 있다.
이혼은 절대 안된다는 명예를 중시하는 랑네르펠트가문의 중압감도 있겠지만,
한편으로 그 명예를 누리며 편안하게 살고자 하는 마음 또한 있을 것이다.
아마 책 속처럼 권태로움과 무료한 삶을 살았다면 미쳤거나 우울증에 걸렸을꺼 같다.
두번째
비밀 이야기...
사람은 선과악 두가지면을 모두 가지고 있다.
단지, 악한 생각을 실천 하느냐 안하느냐의 차이일 것이다.
책 속 주인공들은 명예를 지키고자 자신도 모르는 악한 내면의 본능이 범죄로 이어진 것이다.
우리 주변에서도 명예를 중시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들과 같은 행동을 서슴없이 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오히려 더 섬뜩하게 느껴졌던거 같다.
주변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 같아서, 주변에 이런 사람들이 살고 있는거 같아서 무서워졌다.
생각해 보라 평상시에는 착한 얼굴을 하고 있다가 어느 순간 돌변해서 범죄를 저지를지... 생각만도 끔찍하다.
내가 느낀 [그림자 게임]은 공포분위기가 아닌 사람의 심리만으로 오싹해 질 수 있다는 걸 잘 알려준 책이였고,
한번 보면 다음장이 궁금해서라도 자꾸 읽게 되어 손에서 놓을 수 없게 만드는 마력을 지닌 책이였다.
그리고 작가의 의도한 바가 책에 고스란히 잘 전해져 있어서 매우 만족 스러웠고, 재미있었다.
인상깊은 구절
[비로소 루이세가 명예라는 이름에서 벗어나 생명력을 얻는 구절]
P.369)
당신을 미워하고 싶지 않아요. 얀-에리크.
하지만 이곳에 머무르면 미워하게 될거예요. 오늘 어머니 집에 갔었어요.
그렇게 행복한 모습을 한번도 못 봤어요.
자신이 죽을 때가 되었다고 생각하니까 행복해진 거예요.
그 모습에, 바로 내가 그렇게 되고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그리고 난 그렇게 되고 싶지 않아요.
[악셀 랑네르펠트의 마지막]
P.394)
이름이 전 세계에 알려졌다. 왕들과 대통령들과 악수도 했다. 역사에 이름을 새겼다.
그래서 얻은 것이 무엇인가? 중략.
그 거창한 명예가 무엇을 위해 필요했던가? 중략.
그는 '지복'으로 돌아갔다.
생애에 가장 행복한 순간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