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정적인 소설을 만났다.
그동안은 스릴러나 추리물이나 내용면에서 스케일이 큰 책만 봐오다가 이번엔 잔잔한 소설 한편을 보았다.
읽게된 동기는 정말 사소하고 단순한 부분에서 시작되었다.
어떤책을 읽을까 책꽂이를 살피던 중 두께가 얇은 책을 골랐는데 그게 바로 달팽이 식당이었다.
두께감은 얇지만 내용면에서 알차고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행복을 느끼게 해준다.
「달팽이 식당」은 여자 주인공인 링고의 이야기다.
동거하던 남자친구가 돈과 살림살이 전부를 가지고 도망가 버리고 그 충격으로 목소리 마저 나오지 않게된 링고는 외할머니가 남겨주신 겨된장야채절임이 든 항아리 하나를 가지고 엄마가 살고 있는 고향으로 향한다.
그곳에서 달팽이 식당 이라는 가게를 열게되는데 이곳이 다른 식당과 다른 면이 있다면 손님은 하루에 한 팀만 받고,
전날까지 손님과 면접 혹은 팩스나 메일로 대화를 주고받아 먹고 싶은 음식, 가족 구성원, 장래의 꿈, 예산 등을 조사해서 그날의 메뉴를 생각한다.
식사 시작은 저녁 여섯 시 정도부터로 하고 시계는 없다. 이렇게 특이한 식당에서 마법같은 일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처음 1/3까지 읽은 시점에선 너무 조용하기만 한 내용이라 이건 내 타입의 소설이 아닌가 보다 생각했었다.
그런데 중반부터는 이 책에서 일어나는 마법같은 일로 인해 점점 집중하게 만드는 매력적인 소설이었다.
사랑에 상처받은 사람, 사랑을 막 시작하려는 사람, 결혼에 실패한 사람, 하물며 아픈 동물까지도 이 곳에서 음식을 먹고 난 다음에는 모두가 행복해지는 정말로 마법같은 일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그리고 주인공인 링고의 음식을 만드는 마음가짐과 신선한 재료로 한팀의 손님을 위해 정성껏 심혈을 기울여서 만드는 음식은 나도 한번 맛보고 싶을 정도로 군침마저 돌게했다. 요즘에 식재료값 아낄려고 어디서 듣도보도 못한 거의 폐기 직전에 재료들을 가지고 와서 음식가지고 장난 하는 나쁜 식당들이 있는데 그 사람들 한테 이 책을 권하고 싶을 정도다. 그만큼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이나 음식을 사랑할 줄 아는 마음이 고스란히 나에게도 전달이 됐다.
달팽이 식당... 평범한 나 마저도 특별한 VVIP가 되는 그곳.
달팽이 식당... 마법같은 일이 일어 나는 그곳.
달팽이 식당... 단순한 식당이 아닌 행복을 나눠 주는 그곳.
나도 책 속의 달팽이 식당 처럼 현실의 달팽이 식당을 찾았으면 좋겠다.
나에게도 마법이 필요하니까...
「달팽이 식당」잔잔한 영화나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러브레터 같이 조용 조용한 흐름과 내용을 좋아한다면 달팽이 식당 역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