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별로 액션 영화를 즐기는 편은 아니다. 
그런데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늘어져 낄낄거리고 싶을 때가 있다.
그래서 고른 게 <다이하드 4>였다. 

액션영화를 안 좋아한다면서도, 어찌 하다 보니, 웬만한 건 다 본 것 같다.
이젠 브루스 오빠가 아니라 할아버지라 불러야 한다는 친구 말에,
“무슨... 브루스 오빠는 영원히 오빠야...” 했는데,
첫 장면에 놀라 자빠질 뻔 했다. 

브루스 오빠, 진짜 늙었다~! 
할아버지, 맞네... 하면서 <다이하드 5> 나오기는 좀 힘들겠다고 
속으로 쓸데없는 생각까지 하면서 보는데... 생각보다 재밌다.
디지털 시대의 아날로그 형사의 활약상이 어찌나 듬직하고 믿음직스럽던지.
푹~! 빠져봤다.

앞 영화들을 떠올리게 하는 몇몇 대사들, 
“아, 미치겠네. 난 왜 잊을 만하면 한 번씩 테러리스트들과 엮이는 거야?”  
영웅에 관한 씁쓸한 단상들, 
“영웅이란 건 이혼당하고 저녁에 혼자 밥먹는... 그런 거야.” 
지긋지긋하다며 성까지 엄마 성으로 갈아버린 딸이, 믿는 아빠. 
아날로그 시대의 미욱스런 아날로그 형사인 브루스 오빠지만,
그라면... 아무리 이 세상의 무기가 발달하고,
아무리 교활한 넘들이 판치는 디지털 시대라도 다 지켜줄 것 같다. 

생각보다 잔인한 장면은 그리 많지 않았던 것 같다.
시간이 어찌 지나가는지 모르게 액션을 즐겼다.
쫌 아니지~라고 느낀 장면도 한, 두 개 있지만, 뭐... 그 정도야...
자잘한 유머, 또한 이 영화를 보는 재미였다.

브루스 오빠~ <다이하드 5>에서 또 봐요~! ^^*   

아, 일시품절이다. 미치겠네. 얼마 전부터 이 영화 다시 보고 싶어서 사이트마다 다 뒤지고 다니는데 다 품절이다. 처음에 디비디 나오면 사면 좋은데 그땐 비싸니까 꼭 좀 기다리다 놓친다니까. 그리고 이제 후회한다. 

요건 사실 극장에서 봤다. 아마 아침 조조로 혼자 본 것 같다. 류덕환 땜에 본 것 같은데 암튼 무지 즐거웠다.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으찌나 능청스러운 연기를 잘 하던지 정말 나도 모르게 푹 빠져서 봤다. 혼자 깔깔거리고 눈물도 찡하고 황당한 장면엔 어이가 없어서 입이 딱 벌어지고... 암튼 이보다 더 유쾌할 수는 없다. 소장하고 몇 번씩 다시 볼 영화다. 

어릴 적부터 자라면서 계속 여자 같은 류덕환... 아무리 놀림을 당하고 얻어터져도 본인이 여자라고 생각한다. 잠시 자연이 착각을 해서 그렇게 만들어놓았을 뿐이다. 거기다 씨름을 하겠다고. 좋아하는 선생님이 자기를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전혀 아니다. 그 어눌한 일본 선생님, 웃기다.

요즘 되도 않는 ’Like a virgin’이 입에 붙었다. 마돈나 노래는 못 따라하겠는데 류덕환이 춤추면서 하는 노래 들으면 따라할 수 있을 것 같다니까. 헤헤헤... 담에 노래방 가면 꼭 한번 도전해봐야겠다. 암튼 내가 어릴 적엔 마돈나 언니랑 잭슨 오빠랑 최고였다~! ^^*

디비디, 다시 만들어주세요~ ^^*  

미안하지만 여기서 밝힐 수 없다. 그게 이 책을 끌고 가는 하나의 축이니까. 사실 처음부터 너무 궁금했고 그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되는지, 아이의 심리가 어떻게 변화되는지 무척 흥미로웠다. 사건의 개요는 이렇다. 교실에 도착하면 아이들 모두 각자의 샌드위치 봉투를 교실 뒤편에 놓는데, 리는 엄마가 요리회사에서 일하기 때문에 엄마가 매일 맛난 걸 하나씩 넣어준다. 그런데 그 맛난 것만 누군가가 매일 훔쳐가는 것이다. 그러니 그게 누군지, 리가 어떻게 대응하는지 얼마나 궁금한가 말이다. 

리는 열 살짜리 소년이다(물론 편지를 오랜 기간 쓰기 때문에 읽다보면 자꾸 학년이 올라간다.). <개를 재미있게 해주는 방법>이라는 책을 읽고 나서 리는 작품의 작가인 헨쇼 선생님께 편지를 쓰기 시작한다. 그리 길지 않은 편지들이다. 그러다 6학년이 되어서 작가에 대한 보고서를 써오라는 숙제를 받자 이 센스쟁이 작가 선생님은 그 열 가지 질문에 답을 해주면서 역으로 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그 답변 중에, 선생님이 가장 좋아하는 동물은 아이들을 잡아먹는 보라색 괴물이라고 한다. 그 이유는 곧 밝혀지는데, ‘나는, 도서관에 가서 자료를 찾아보지도 않고 작가한테 이것저것 물어 대는 애를 잡아먹는 괴물이 좋더라.’라고 대답한 게 있는 것이다.) 

리는 작가가 되고 싶다는 꿈을 그 질문에 답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 질문들은 다음과 같다. (우리 아이들도 이런 질문에 함께 답해보면 글쓰기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1. 네 소개를 해주겠니? 
2. 너는 어떻게 생겼니? 
3. 식구들 얘기를 해주겠니? 
4. 사는 곳은 어디니? 
5. 애완동물을 기르니? 
6. 학교 다니는 건 어때? 
7. 친구들 얘기를 해주겠니? 
8. 어떤 선생님이 가장 좋으니? 
9. 어떤 일이 너를 짜증나게 하니? 
10. 네가 바라는 건 뭐니?‘ 

리는 이 질문들에 차근차근(여러 번에 걸쳐) 답하고 나서 맨 끝에 덧붙인다. ‘선생님, 이게 다예요. 드디어 선생님의 시시한 물음들에 모두 대답했네요. 저한테 이렇게 무지막지한 숙제를 시켜서 기분 좋으세요? 쳇!’ 

사실 자신에 대한 글을 쓴다는 것은 자신을 객관화시켜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그래서 리는 이렇게 편지를 쓰면서 글 쓰는 연습도 하고 또 자신을 객관화해서 볼 수 있는 계기도 된 것이다. 이후, 리는 헨쇼 선생님께 편지를 쓰는 형식으로 일기를 쓰다가 정말 이후에는 혼자 자신의 일기를 쓰고, 글쓰기 대회에 작품을 내서 ‘가작’이라는 상을 받고 한 여성 작가를 만나는 식사에 초대받기도 한다. 물론 중간 중간에 헨쇼 선생님께 진짜로 보낸 편지도 등장한다. 

이혼한 엄마와 둘이 사는 리의 외로움, 가끔 리를 보러 오겠다고, 전화하겠다고 말만 하고 지키지 않는 아빠를 원망하는 리의 마음 등도 고스란히 드러난 이 작품은 글을 통해 아이가 어떻게 성장하는지, 어떻게 극복하는지 잘 보여준다 하겠다. 고학년에 들어가는 아이들에게 글이란 무엇인가,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가 등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겠다. 무척 재밌는 책이어서 읽기도 쉽고 샌드위치 도둑을 어떻게 잡을까 궁리하는 모험가도 될 수 있어서 더 흥미로운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