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세스’라는 단어가 들어간 영화나 책은 항상 긍정적이고 유쾌한 내용 덕분에 읽고보는 사람의 마음을 신나게 해주어요. <거위치는 프린세스>도 역시 400페이지에 가까운 분량이었지만 내용이 재미있고 궁금해서 단숨에 읽어버리게 됐어요.책의 마지막에 원작인 그림형제의 <거위치는 소녀>가 실려 있지만 본 내용을 먼저 읽었어요. 행복한 결말이 나올거라 예상하면서 읽었지만 손에 땀이 날만큼 긴장감을 주는 대목들이 많아서 책읽기가 즐거웠어요.
아니도리-킬라드라 탈리안나 이질리
바로 주인공 아니의 본래 이름이랍니다. 할머니들의 이름을 물려 받아 길어졌어요.킬덴리 왕국 여왕의 첫째딸인 아니는 어머니의 뒤를 이어 여왕이 되야 했지만 어머니처럼 말도 잘 못하고 매사에 적극적이지 못했어요.누군가를 통치하는 일 보다는 새와 동물과 이야기 나누는 것에 관심이 많은 순수한 소녀였어요.
아버지가 항상 아니의 뒤에서 응원해 주었는데,그만 말에서 떨어져 돌아가시게 됐어요. 아버지의 장례식에서 여왕은 아니가 아닌 남동생을 왕으로 삼겠다는 폭탄 선언을 하고 말아요. 아니는 여왕이 되는 대신 이웃나라 베이언의 왕자와 결혼을 하도록 이미 정해졌던 겁니다. 착한 아니는 엄마의 명령을 따르기로 하고 이웃나라 베이언으로 떠나게 돼요.많은 혼수거리들을 싣고 시녀 셀리아와 호위병들에 둘러 쌓여 긴 여행을 떠났어요. 큰 산맥을 넘어 몇달 동안 걸어야 하는 힘든 여행이었어요.
처음엔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게 된 아니가 즐거워 했어요.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힘이 들고,또 주변 에서 시중들고 호위하는 사람들의 태도가 이상해졌어요.특히 셀리아와 애인인 운골라드는 아니를 무시하고 쌀쌀맞게 대했어요.하지만 아니에게는 충신인 탈론과 팔라다라는 말이 있었기 때문에 견딜수 있었어요. 베이언이 가까워지면서 셀리아는 나쁜 본성을 드러내고 말아요. 아니 대신 자기가 공주가 되고 아니와 그 일행을 죽이려고 한답니다.
겨우 목숨을 지킨 아니는 혼자서 베이언에 오게 되고..왕실의 거위를 지키는 거위치는소녀가 된답니다. 숨어서 살면서 서민들의 생활을 경험하게 되고,그들의 어려움을 공감하게 됩니다. 베이언의 왕자인 게릭을 만나 사랑하게 되지만 서로의 신분을 몰라 결국 헤어지고 말아요..아니의 자리를 차지한 셀리아 일행은 공주인척 행세하면서 혹시 살아있을지도 모를 아니를 찾아 다닙니다. 아끼던 말 팔라다를 잃고 배신자에게 쫓기면서 아니는 진정한 삶을 배우게 됩니다.
결국 셀리아의 만행이 알려지고 아니는 게릭과 결혼하게 됩니다. 아마 베이언의 시민과
숲사람의 고통을 잘 이해해주는 멋진 왕비가 될거라고 믿어요.
곱게 자란 아니 공주가 힘든 일을 겪으면서 더 당당해지고 생각이 깊은 사람으로 다시태어나는 모습을 보면서 여러가지 생각을 해보았어요. 아이와 함께 읽었는데, 분량이 많은데도 아이는 금세 읽어버리더군요. 책을 덮고 아이와 이야기 해보았어요.만약 아니가 킬덴리 왕국의 여왕이 되었다면~ 셀리아가 배신하지 않고 곱게 베이언의 왕비가 되었다면~ 아마 이책은 재미없었을 것이라고 이야기 했어요. 수많은 고비와 힘든 고통을 견뎠기에 아니는 사랑과 권력을 모두 가질수 있었고,두 나라의 평화를 지킬수 있었던 것이죠. 단순한 아름다운 공주 이야기가 아니고 굴곡을 헤치는 멋진 공주 이야기였기때문에 아이는 더 큰 매력을 느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