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라면 우리나라 역사보다 훨씬 복잡하고, 외우기 힘든 다양한 이름들이 등장해서 공부하기 어려웠던 과목이었어요. 처음에 눈을 크게 뜨고 읽으면서 어려운 이름을 외우고, 같은 시대에 다른 나라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까지 파악하면서 공부해요. 하지만 보통 선사시대를 벗어나면 더이상 흥미를 갖기 어려울만큼 상황이 복잡해져서 책을 덮어 버리게 돼요. 하지만 <마주보는 세계사 교실> 1권에 나오는 고대 문명에 대한 이야기는 하나의 이야기처럼 받아들여져서 지루하지도 부담스럽지도 않았어요. 세계사를 이렇게 쉽게 쓸 수도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만큼 이야기도 재미있고, 마치 퍼즐맞추기를 하는 것처럼 앞 뒤가 연결되는 재미도 더해진답니다.
이야기는 지구의 탄생부터 시작됩니다. 약 46억년전에 처음 생겨났을때는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이었어요. 박테리아,녹색식물,공룡이 존재하다가 기원전 400만년전 오스트랄로피테쿠스라는 유인원이 등장하면서 인간의 역사가 시작되었어요. 처음엔 사냥을 해서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했지만 점차 인간이 진화되면서 농사를 짓게 되고, 드디어 정착생활을 하게 됩니다. 뗀석기에서 간석기로,그리고 청동기와 철기로 도구가 발달하면서 인간은 풍요로운 생활을 할 수 있게 되고 더불어 전쟁이라는 피할 수 없는 과정을 경험하게 됩니다. <마주보는 세계사 교실>의 큰 장점 중 하나는 구석기,신석기, 청동기,철기문화와 고대 국가의 발전을 동시에 서술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각각의 특징을 따로 배우고 공부했던 기억이 나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고대문명이 청동기문화와 철기문화랑 연관된다는 사실을 새로 알게 됐어요.
사람들이 모여 살면서 도시가 형성되고 그곳이 발전해서 고대문명이 꽃피우게 됩니다. 메소포타미아, 이집트,인도,중국의 대표 4대문명과 그리스 로마문화의 바탕이 되었던 미노아문명,알파벳을 만든 페니키아, 트로이전쟁에서 승리를 거둔 미케네 사람들의 문화...에 대해 재미있게 서술하고 있어요. 지도가 있어 막연히 머릿속으로만 짐작하지 않고 어느 위치에서 문명이 발생하고 서로 교역하며 영향을 주고 받았는지 알 수 있었어요.큰 단원이 마무리 될 때마다 ’ 아, 그렇구나’ 페이지에서 전체적인 줄거리를 정리해 주어 아이가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어요.
철기문화가 형성되면서 인간의 무기는 더욱 튼튼해지고 도구들은 더욱 견고해집니다. 풍요로운 농사가 이어지면서 서로 이익을 챙기게 되고 욕심을 부리다 보니 전쟁이 끊이지 않았어요.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는 히타이트와 아시리아 사람들이 거대한 제국을 세우고 인도에서는 아리아 사람들이 몰려가 원주민들과 대립하게 됩니다. 이러한 과정 중에 크리스트교와 불교가 탄생합니다. 그리스와 지중해쪽에는 도리아 인들이 침입하면서 그들을 피해 내려간 원주민들이 아테네와 스파르타라는 다른 도시를
형성하게 됩니다. 아테네와 스파르타에서는 서로 다른 모습의 민주주의가 생겨납니다. 중국에서도 상나라와 주나라가 멸망되면서 여러 나라로 분열되는 춘추전국시대를 맞이하게 됩니다. 제일 흥미로운 점은 이 시기에 아메리카에도 문명이 싹트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아시아에서 좀 더 따뜻하고 먹을것이 많은 곳을 찾기 위해 베링해를 건너가게 된 것이죠. 여러 문명이 일어나긴 했지만 기록이 충분하지 않아 아쉬움을 가집니다.
그리고 나서 페르시아 제국과 알렉산드로스왕의 이야기,그리고 인도의 마우리아 제국,중국의 진시황제이야기,마지막으로 로마제국의 이야기로 이어지고 있어요.이야기가 꼬리에 꼬리를 문 듯 엮여져서 잠시 한눈을 팔면 흐름을 놓칠수도 있을만큼 긴박하게 전개되고 있어요. 이 부분에서 꼬리를 놓치고 헤매는 아이가 있다면 책 뒷부분에 나오는 연표를 참고하면 좋아요.
몇년전에 나온 <트로이>와 <알렉산더>라는 영화가 기억났어요.그때 우리 아이는 재미는 있는데 무슨 내용인지 모르겠다고 고개를 갸우뚱했어요. 이번에 다시 한번 보려고 해요. 아마 거기에 나오는 잘생긴 주인공 뿐만 아니라 내용속에도 푹 빠질것 같아요. 마치 선생님이 또는 친구가 이야기 해주는 듯한 문체가 마음에 들어요.우리 아이가 세계사 책을 끝까지 읽어본건 처음이었어요.만화로 된 것을 제외하고요. 책 한 권 속에 딱 필요한 내용만 쉽게 정리되어 있어 아이에게 많은 도움을 줄 것입니다. 지도와 그림이 곁들여져 있어 내용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어요. 별책으로 나온 길잡이 책을 풀다보면 다시 책 속의 내용이 궁금해져 찾아보게 된답니다. 겨울방학에 조금 인내심을 갖고 <마주보는 세계사 교실> 한 권을 읽어 본다면 세계의 역사를 바라보는 눈이 훨씬 크고 넓어지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한가지 더 ’마주보는 세계사 교실’로 9행시도 지어 보세요. 아주 재미있어요.
마: 마주보며 지내기 힘든 겨울방학이 되어
주: 주변에 있는 좋은 체험 학습장을
보: 보내고 싶지만, 늘어나
는: 는 것은 게으름 뿐이라
세: 세상 모르고 빈둥거리기만 하는 딸을 보면서
계: 계획 좀 세워보라고 소리쳐 봅니다
사: 사회과목이 어려워 진다는 4학년이 되면서
교: 교육에 관심이 많은 엄마와 아이가
실: 실제로 큰 도움이 된 책 <마주보는 세계사 교실>을 읽어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