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키우면서 아이를 잃을수도 있다는 것을 생각해 보며 사는 부모는 없을 것입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샘의 부모님들의 마음을 헤아리며 너무 가슴이 많이 아팠어요. 샘이 세상을 떠난후에 샘이 남긴 글을 읽으면서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리셨을지 짐작이 됩니다. 아직 열 한살 밖에 안 된 아이의 생각이라고 여기기에는 무겁고 우울한 상상이라 읽는내내  마음이 무거웠어요. 어린 아이가 자신의 죽음을 기다리면서 왜 죽을까, 죽은 후에 어떻게 될까에 대한 물음을 스스로 던지면서 대답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이 마음이 얼마나 안타깝고 속상했을지 눈물이 나려 합니다.

샘의 주변에는 부모님 말고도 동생 엘라와 먼저 죽음을 겪은 펠릭스가 있었어요. 아픈 오빠에게 밀려 외롭고 쓸쓸한 생활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엘라도 슬픔을 안고 사는 아이였어요. 함께 투병생활을 하다가 먼저 떠나게 된 펠릭스를 보면서 샘은 죽음이 무엇인지 좀 더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펠릭스의 차가운 몸을 보면서, 또 장례식에 참석하면서 자신에게 다가올 미래를 그려보았을 것입니다. 투병생활을 마치고 자신에게 남겨진 길면 한 달, 아니면 두 주정도의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하는 샘을 보면서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건지 알게 되었어요. 아이에게 죽음에 대해서 이야기 해주고 살아서 숨쉬면서 생활할 수 있는 일들이  귀중하고 행복한 것이라는 것을 알려 줄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샘과 펠릭스가 남은 시간동안하고 싶은 일들을 적어보면서 이야기 나누는 것을 보면서 아이들이 살고 싶어하는 마음이 간절한 것인지 알았어요. 말도 안되는 것도 목록에 있었지만 샘은 그것들을 해보려고 최선을 다했어요. 아픈 몸으로 하나씩 지켜나가려고 하는 모습을 보면서 찡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아픈 아이들이 등장하는 이야기는 많아요.하지만 직접 죽음을 앞두고 있는 아이가 쓴 글을 읽어보는 것은 흔치 않은 일입니다. 아픈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 아이도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깨닫게 되기를 바랍니다. 자연스럽게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보고 아이 자신의 미래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해주는 책이었어요.  떠난 샘과 남겨진 가족들이 모두 행복해지기를 바래봅니다.

살면서 세상과의 끈을 놓아 버리고 싶을때도 있어요. 너무 힘든 일을 겪을 때나  도무지

감당하기 어려운일이 닥쳤을때에 그래요. 엘링도 엄마를 잃은 슬픔을 감당하기에는 너무

여린 가슴을 가진 남자였기에  사람들과 관계를 이어나가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1권, 2권의 엘링에 대해 잘 모르고 읽었지만 엘링의 과거 모습을 짐작하기 힘들지 않아요.

망상증과 수집벽을 가진..조금은 특별한 사람...그에게 엄마는 절대적인 존재였어요.

이상한 행동을 하는 엘링은 요양원에서 지내게 됩니다. 그곳에서  키엘을 만나게

됩니다. 성적인 욕망이 큰 키엘에게 자신의 상상력을 발휘해서 이야기를 꾸며내다

군(요양원 보호자)에게 경고를 당하기도 하지만 군의 도움으로 다시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게 됩니다. 오슬로에서 키엘과 함께  생활하면서  사회인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그려낸 책이 3권 "엘링 천국을 바라보다" 입니다.  프랑크의 도움으로 천천히 사회와 소통

하는 법을 배웁니다.

전화 조차도 마음대로 받지 못하던 엘링은 점점 마음의 문을 열게 되고, 키엘 역시 꿈 속에

서 헤매는 사랑이 아닌 진짜 여자와 사랑에 빠집니다. 엘링은 유명한 시인이었던 알폰스를

알아보지 못하지만 그와 가까워집니다. 위험에 쳐했던 알폰스를 도와주면서  둘은 친구가

됩니다. 윗층 사는 임산부 레이둔을 알게 되면서 키엘은 달라져요. 처음으로 다가온 여자를

어떻게 대해야할지 몰라 쩔쩔매던 키엘의 모습이 귀여웠어요. 레이둔 역시 순진한 키엘에게

반했는지도 모릅니다.  엘링,키엘,레이둔,알폰스..이렇게 네 사람은 모두 친구가 되고 함께

알폰스의 별장으로 여행을 떠납니다. 알폰스의 고장난 자동차를 수리하면서 키엘의 숨겨진

재능이 드러나요. 네 사람은 서로에게서 새로움을 배우게 되고 숨겨진 것들을 끌어내주는

역할을 합니다. 레이둔의 아기가 태어나면서 키엘은 아이의 아버지가 되기로 결심합니다.

키엘의 사랑이 완성되면서 엘링은 외로운 사람이 되버릴지도 모릅니다.

엘링과 키엘이 가진 모습은 평범한 우리의 모습 속에 꽁꽁 숨겨져 있는 것들일지도 모릅니다.

누구나 가지고 있는 것들이지만 우리는 숨길수 있다는 것과 키엘과 엘링은  그러지 못했다는

차이만 있을 뿐입니다. 고양이 두 마리를 키우게 되면서, 그리고 알폰스와 레이둔을 알게

되면서 둘은 사람들과 섞여 생활할 수 있었지만 항상 불안함이 존재하기는 했어요. 레이둔이

아이를 낳던 날 술을 마신 두 사람의 행동을 보면서 아직은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했지만 그들

이 무사히 고비를 넘길 수 있어 기뻤어요. 엘링의 삶은 계속될 것이고 그는 사회 부적응자이면

서도 동시에 사회에서 꼭 필요로 하는 사람으로 살아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