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의 일생을 기대하고 읽는다면 조금은 부족한 느낌이 들만한 책입니다. 하지만 베토벤이 '운명교향곡'을 작곡했을 당시의 시대적인 배경과 작곡가로서의 개인적 상황을 궁금해 한다면 아주 만족할 수 있는 책입니다. 책의 앞부분에는 베토벤의 이야기가 아닌 베토벤이 살았던 시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베토벤이 주로 생활하면서 음악활동을 했던 빈 뿐만 아니라 세계의 정세와 유명했던 인물들에 대한 설명이 나옵니다. 초기에는 모짜르트나 하이든의 영향을 받으면서 곡을 썼지만 결국 베토벤은 자기만의 색을 가진 채  '운명교향곡'을 발표하고 맙니다.  귀가 안들린다는 악조건을 견뎌내면서  낭만주의 음악의 최고봉인 곡을 완성하게 되지만 발표 초반에는 별 관심을 끌지 못했습니다. 보청기를 사용하면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완성시켜 만들었다는 데에서 베토벤의 열정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당시 음악계의 분위기도 자세히 소개되고 있습니다. 귀족들의 보호를 받으면서 곡을 만들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지만 베토벤은 자존감을 잃지 않고 자신의 의지를 지켜나갔습니다. 부귀 영화에 굴하지 않고 자신만의 뜻을 굽히지 않았던 그의 꼿꼿한 감성에 박수를 보내주고 싶어집니다. 운명교향곡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음표에 대한 설명도 덧붙여집니다. 당시의 음악과 어떤 점이 다른지도 알 수 있어요.

책을 읽으면서 가장 특별하게 생각된 점은 책 사이에 있는 그림입니다. 베토벤이 살았던 당시의 사회모습도 그려져 있고,베토벤,그리고 관련된 인물들의 초상화도 볼 수 있습니다. 직접 그린 악보와 음악을 작곡하던 장소도 볼 수 있었어요. 불멸의 여인에 대한 설명과 그림도 흥미로웠습니다. 베토벤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이 들어 있는 글은 아니었지만  오히려 음악세계와 시대적인 배경을 이해하는 데에는 도움을 주었습니다. 책 속 그림과 자료들도 베토벤을 이해하는데 꼭 필요한 것들이었습니다.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이야기가 벌어지는 장면 덕분에  신기하기도 하고, 진짜 그런 일이 생길 수도 있겠다는 희망도 갖게 됩니다. 살다보면 뜻하지 않게 어려움을 겪게 될 수도 있는데  그때마다 책에 나오는 신기하고 황당한 일들이 그 어려움을 해결해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인간의 세계를 뛰어 넘은 영혼의 세계가 존재한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보았어요. 조상들의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를 참고해 보면 꼭 우리 삶이 이성적이거나 현실적인 일만으로 이루어져 있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책을 읽으면서 제일 마음이 아팠던 부분은 '숭례문'에 대한 이야기 였어요. 만일 몇일전의 참사가  일어나지 않았다면 '숭례문' 이라는 글자가 왜 세로로 쓰여졌는지에 대해 알고 지나갔을텐데,  이유를 알고 나니 더욱 가슴이 시립니다. 남대문이라는 이름조차도 함부로 쓰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책에 나오는 신기한 일들처럼 우리도 아프면 침 한방으로 싹 나을 수 있게 되고, 절을 삼 천번해서 병이 다 나을수만 있다면 좋을 것입니다. 장승이나 솟대가 그 마을을 지켜주고 좋은 일만 일어나게 해준다면 더 좋을 것입니다. '신' 과 '무당'에 대한 이야기는 아이가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했어요. 예상밖에 아이는 그저 재미로만 책을 읽고 받아들이는 것 같았어요. 상상 속에서만 일어날 수 있신나고 즐거운 일들에 대한 이야기를 아주 좋아했습니다.

황당하고 말도 안되는 이야기로 그치는 것이 아니었어요. 이야기 곳곳에서는 우리 역사와 관련된  숨은 이야기들이 등장합니다. 이차돈의 이야기나, 아사달의 이야기, 신사임당과 홍길동의 이야기는 아이에게 역사에 대한 지식도 함께 전해 주게 해줍니다. 특히 아사달과 아사녀의 이야기를 제일 오래 기억했어요.슬픈 이야기라면서 꼭 석가탑과 다보탑을 보고 싶다고도 합니다. 이처럼 직접적인 지식을 주는 책이라기 보다는 아이의 흥미를 먼저 자극해주는 책이었어요.  세 권의 시리즈 중에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아직 못 읽어 보았는데  기회가 되면 꼭 읽어보고  싶습니다. 재미있는 그림과 알찬 내용이 있어 아이가 즐겁게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