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딸아이도 어렸을때부터 엄마가 밥하고 요리하는 것을 보면 꼭 따라해 보고 싶어 했어요. 지금도 설거지 하는 것만 빼면 다 하고싶어 할만큼 부엌을 좋아합니다. 그에 비해 엄마는 얼른 후딱 끝내고 싶어서 아이가 곁에 있는 것을 귀찮아 합니다. 아무래도 방해도 되고 혼자 할때보다 더 어지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제는 그러면 안되겠어요. 요리는 요리일 뿐이라고 생각했는데, 책을 읽다보니 요리속에 과학이 숨겨져 있었어요. 단순히 먹는 것을 만든다는 의미를 넘어서 음식을 만드는데 과학적인 사고가 함께 들어 있다는 것 자체가 신선했어요.

음식을 만들기 전, 필요한 재료들을 자세히 분석합니다. 고기와 야채의 특징을 조목조목 따지면서 평소에 궁금했던 것들에 대해 설명합니다. 그리고 재료가 가진 특성과 그 이유도 과학적으로 분석되어 있어요. 좋은 재료를 고르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도 나옵니다.탄수화물,지방, 단백질과 관련된 재료와  요리들을 따로 분류해 놓았어요. 소개된 음식만들기가 평소에 많이 해 보던 것들도 있었지만 새롭게 소개되는 것도 있었어요. 해바라기 감자전이나 초콜릿 경단같은 요리는 집에서 해보기에 어렵지도 않고 복잡하지도 않을 것 같습니다. 음식을 만드는 과정도 사진과 곁들여져 소개됩니다. 단계별로 사진과 설명이 자세한 편이라 직접 만들어 볼 때 유용한 정보였어요. 또 한가지, 음식에 들어있는 고유 영양소에 대한 설명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었어요.

지방이라고 하면 무조건 안 좋은 줄로만 알았는데, 몸에 좋은 지방도 있다는 것, 그리고 그것들을 꼭 섭취해 주는 것이 좋다는 것을 배웠어요. 생선과 견과류를 꼭 챙겨 먹어야겠어요.마요네즈를 만드는 과정을 통해서는 혼합물의 원리와 재료 고유의 특성에 대한 공부도 해 볼 수 있었어요. 두 가지 이상의 물질이 섞이고 섞이지 않는 현상에 대한 것이 과학 교과서에 나오기 때문에 아이도 흥미를 보였어요. 요리과정만 소개하는 책은 집에 여러권 있어요. 아이가 본다기 보다는 엄마가 주로 보고 참고하는데 사용합니다. 그러나 이번에 읽은 책은 요리할때 뿐만 아니라 요리 안에 숨어 있는 과학상식을 찾아내고 설명하고 있어 아이와 함께 읽기 좋아요. 어려운 과학내용이 아니고 항상 먹는 음식과 관련된 내용이라 아이도 지루해하지 않았어요. 두고두고 하나씩 해먹어 보면서 아이랑 읽어봐야겠어요. 요리와 과학 두마리 토끼를 다 잡은 느낌의 책입니다.

앞부분을 읽을 때는 환경에 대한 이야기인줄 알았어요. 비버들의 삶을 방해하는 사람들이 등장하고 비버가 만들어 놓은 댐이 망가진다는 이야기가 나왔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점점 책장이 뒤로 넘어 갈수록 그건 아니라는 생각을 했어요. 아흐맥이라는 비버가 주변 동물들과 관계를 맺으며,때로는 가족과 헤어지는 슬픔을 맛보기도 하면서 겪게 되는 삶의 이야기였어요. 아버지와 할머니를 떠나  홀로 남쪽으로 여행을 가서 좋은 이웃도 만나고 반려자도 만나게 되어 가족을 이루게 된다는 이야기가 가슴을 뭉클하게 만듭니다. 중간 중간 겪게 되는 위험과 어려움을 잘 겪어내면서 아흐맥은 건실한 어른 비버로 성장하게 됩니다.

비버라는 동물은 혼자 살기 어렵다고 하면서 외로워하는 아흐맥의 모습을 보면서 안타까웠어요. 천적인 수달이 친구가 되어 주고 나중에는 다른 가족을 만날 수 있게 해주는 모습을 보면서 세상에 완전한 적은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겉으로 보기에 으르렁거리면서 싸우는 사이라도 마음만 먹으면 친구가 될수도 있다는 메시지를 주고 있어요. 아흐맥이 크웨젠흐스를 만나서 사랑을 나누고 새끼를 낳는 모습을 보면서 어쩌면 인간의 삶도 비슷할지 모른다고 여겨졌어요. 비버는 태어나 두 돌만 지나도 가족을 떠나 독립한다고 합니다. 아흐맥은 스스로 결심하고 독립한 것은 아니지만  꽤 의젓하게 어른으로 성장했어요.

잃어버린줄 알았던 엄마를 비롯해 다른 가족을 만난 뒤에도 스스로 이룬 터전을 버리지 않고 다시 쉬니비쉬로 돌아오는 것을 보면서 아흐맥이 얼마나 의젓한 비버인지 알 수 있어요. 아흐맥의  두 아이인 첫째와 둘째도 아마 그런 모습으로 자랄것이라고 믿고싶어집니다. "한 세대가 가고 다른  세대가 오는구나..그러나 세상은 영원히 그대로 있지"라는 말이 이 책의 모든것을 대신 말해주고 있어요. 시간이 흐르면 사람이든 동물이든 환경이든 모두 모습을 바꾸지만 그것 자체도 아름다운 것이라고 말해주고 있어요. 비버를 잡아다가 실험용으로 쓰려고 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우리가 반성해야 하는 모습입니다. 우리의 욕심으로 동물들의 터전을 망가트린다면 그것은 결국 우리가 사는 터전도 함께 망가져 버릴수도 있어요. 그것을 경고해 주는 책이라 마음에 들었어요. 비버의 씩씩한 홀로서기와 가족의 사랑이 느껴지는 따뜻한 느낌의 책을 읽게 되어 반가웠어요. 우리 아이도  비버가 불쌍하다고도 하고 다시 가족을 찾게 되어 기쁘다고도 하면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고구려라는 나라가 단지 삼국시대를  누비던 하나의 나라로만 여겨졌어요.최근 동북공정 문제가 우리나라 사람들의 심기를 건드리기 시작하면서 여기 저기에서 고구려와 발해의 역사에 대한  연구가 얼마나 중요한지 이야기 하기 시작합니다. 우리 아이도 4학년이 되면서 사회 시간에  우리 나라 역사에 대해 배우고 있어요. 우리의 뿌리를 배우고 있는데 선사시대를 지나고 삼국시대로 접어들면서 조금 어려워 합니다. 지도도 여러개 나오기 시작하고 외울것도 많아지고 있어 부담스러워 하고 있어요. 아이에게 왜 역사를 배워야 하는지 미리 가르쳐 준다면  사회시간이 훨씬 즐거워지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고구려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우리가 왜 고구려라는 나라를 소중히 여기고 꾸준히 연구해야 하는지 알게 됐어요. 고구려는 단지 삼국 중 하나의 나라였던 것이 아니었어요. 동북 아시아 전체에 영향을 주고 ,또 영향을 받아 자기만의 문화와 역사롤 재탄생시킨 거대한 제국이었어요.

책을 읽으면서 고구려라는 나라가 중요하게 여겼던 것들이 무엇인지 하나씩 알게 됐어요. 별자리를 중요하게 여겼고, 사후세계 또한 관심을 깊이 둔 나라였어요. 어떤 음식을 주로 먹었으며, 무슨 옷을 입었고, 어떤 풍속을 가졌는지도 자세히 알 수 있어요. 그림과 사진이 적절히 조화롭게 배치되어 아이에게 제대로 역사공부를 시켜주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제일 기억에 남는 것은 고구려의 성쌓기에 대한 것입니다. 외세의 침략을 물리치려고 돌과 벽돌을 이용해서 만들어 놓은 성들이 지금은 소중한 문화재로 자리잡고 있다는 부분에서 가슴이 뭉클했어요.

고구려의 역사와 문화는 멸망한 뒤에도 여전히 빛을 발하고 있어요. 그 기상과 혼이 발해와 고려로 이어져서 우리나라 역사에 큰 획을 그어준 나라였어요. 지금의 지도와 고구려 시대의 지도를 비교해 보면 자랑스러운 마음도 듭니다. 우리의 영토를 중국과 만주땅까지 넓히고 그 세력을 점점 확장하려고 했던 모습을 배워야 합니다. 중국에서는 말도 안되는 주장으로 우리의 심기를 건드리고 있어요. 조용히 참고 지켜보는 것보다는 증거와 함께 이의를 제기해야 한다는 생각을 합니다. 시간이 많이 걸릴것이라고 여겨집니다. 그래서 더욱 이런 사실을 우리의 아이들에게 알려 주어야 합니다.우리 역사를 배우고 ,소중히 여기며, 내것을 빼앗기지 않겠다는 다짐을 가르쳐야 할 것입니다. 그것을 알려 주기에 좋은 책이었어요. 함께 제시된 자료들- 지도, 그림, 사진, 연표 - 덕분에 더 믿을 수 있는 책으로 받아들여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