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파니아와 포르투칼이 힘을 자랑하던 시대는 지나가고 드디어 영국과 프랑스, 네덜란드가 전 세계 곳곳에 영향을 미치는 시대가 등장한다. 네덜란드의 식민지였다가 독립했다는 이야기를 종종 들은 적이 있지만, 네덜란드가 열강 중 하나였다는 사실이 신기하다. 특별한 자원이  있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불리한 지형을 가지고 아픔도 많이 겪은 나라라고만 알고 있었는데  17세기 이후에 식민지를 곳곳에 둘만큼 힘이 있었다는 것에 놀랐다.

 

르네상스와 종교개혁을 겪은 후 유럽과 아시에도 변화가 다가온다. 새롭게 등장하는 강대국이 생기고 찬란한 꽃을 피우던 나라들이 힘을 일어가고 있었다. 책은 17세기 이후의 세계 전반의 분위기를 잘 전하고 있다. 중국과 한국 일본 뿐만 아니라 인도와 이슬람을 대표하던 오스만투르크, 그리고 유럽과 아메리카, 아프리카의 전반적인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다. 쇠퇴한 명을 대신해 청이 새로운 대국으로 성장하고, 우리나라 역시 임진왜란을 겪은 뒤 사회 전체에 큰 변화가 생긴다. 일본의 행보가 제일 눈길을 끈다. 전쟁에서 패한 뒤 내부적으로 많은 변화와 갈등을 겪다가 서양의 문물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고 한다. 벌써 이 때부터 새로운 기술과 문화를 받아들이면서 대륙의 침략을 꿈꾸어 왔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놀랍다.

 

멋진 기록화를 보면서 그 당시 유럽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분위기를 파악할 수도 있다. 유럽 여러 나라에서 새롭게 불어 온 바람들, 아시아 각국과 그 밖의 나라에 몰아친 변화들, 역시 역사와 사회는 돌고 도는 모습을 보인다는 것은 알았다. 화려한 귀족문화를 알려주는 그림들을 보면서 눈이 부시기도 했다. 작은 단원이 끝날때 마다 특별하고 관심가질만한 인물을 소개해 주고 있어서 아이와 재미있게 읽었다. 커피하우스와 살롱문화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하는 부분도 재미있게 읽었다. 차를 마시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중요한 문제를 해결하는 문화가 자리잡았다는 것이 신기했다.

 

빽빽한 글씨들도 가득차 있다면 아이도 지루해 했을텐데 그림과 여백이 충분히 있어 그런대로  읽을만 했다. 이야기 위주로 전개되고 있어서 지루한 역사공부가 아닌 느낌이 들었나 보다. 쭉 연결되는 느낌이 있으면서도 단원별로 이야기가 나누어져 있어 매일 조금씩 읽으면서 세계사와 우리 나라 역사도 함께 공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제일 마음에 드는 점은 마지막 장에 연표가 있다는 것과  이야기에 흐름이 있다는 것이다. 읽다보면 자꾸 뒤에 나올 내용들이 궁금해진다. 어렵지 않으면서도 중요한 핵심 내용들을 콕 집어주고 있어서 가벼운 마음으로 역사에 대한 지식을 쌓을 수 있게 도와주는 책이다.

 

어려서부터 홍길동전을 도대체 몇 번을 읽었는지 꼽아 보았는데, 셀 수 없을 만큼 여러번  읽은 느낌이다. 우리 딸 역시 동화책으로 만들어진 간단한 홍길동전을 읽어 본적이 있다면서 반가워 한다. 홍길동이 실존 인물일수도 있다고 한다. 그런 멋진 이상과 사고를 가진 사람이 존재했다면 세상이 조금이라도 달라졌어야 하는데, 얼마나 바뀌었을지 궁금할 뿐이다. 아버지를 아버지로 부르지 못하고, 형을 형이라 부르지 못한다며 애달퍼 하는 장면은 교과서에서도 여러번 보았던 부분이다. 자신을 헤치려한 인물들을 차례로 죽이고 떠나는 장면은 비장하기까지 하다.

 화적이 되어서도 백성들이 편히 살 수 있게 되기만을 바라면서 도적질을 일삼았지만, 세상이 크게 바뀌지는 않는다. 결국 율도국이라는 섬나라에 안착해 꿈에 그리던 나라를 만들고자 했다. 백성을 괴롭히는 절의 무리들과 탐관오리들을 차례차례 물리치는 모습을 보면서 통쾌한 기분이 들었다. 그들에게서  재물을 빼앗아 굶고 있는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는 장면을 보면서 그런 행보가 계속되기를 은근히 바라기도 했다.

 

필요할 때마다  비 '우'자와 달릴 '주'자를 써가면서 위기를 넘기는 모습을 보면서  신기하기도 하고 통쾌해지기도 했다. 자신과 똑같이 생긴 홍길동을 일곱 이나 더 만든 부분에서는 어찌나 신나고 기분이 좋아지는지, 어떤 내용이 등장할지 기대가 되기도 한다. 홍길동은 큰 꿈을 가진자이기도 했지만, 가족 앞에서는 한없이 마음이 약해지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형 앞에 무릎을 꿇고 잡혔던 장면도 그렇고 아버지의 죽음을 예감하고 다시 돌아 온 것도 그런 느낌이 들게하는 장면이다.

 

괴물을 현명한 지혜를 발휘해 물리치고 두 아내를 얻게 되는 장면도 기억에 남는다. 비록 율도국에 자리를 잡고 꿐꿈을 펼쳤지만 그래도 홍길동은 멋지다. 신선이 되어 도를 닦다 세상을 떠나는 것도 역시 홍길동의 삶을 진지하게 이끌어 준다. 책을 다 읽고 나면 뒷 부분에 홍길동전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과 주변 이야기들이 등장한다. 제일 기억에 남는 부분은 홍길동전의 한계에 대한 이야기이다. 공감되는 부분도 있었고, 새롭게 알게 된 점도 생겼다. 한글로 만들어진 최초의 소설이라는 것이 역사적으로는 의미를 갖는다고 한다.

 

아이들에게는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도 본인이 노력하면 얼마든지 꿈을 이룰수 있다는 희망을 주고, 어른들에게는 통쾌한 기분을 선물해 주는 책이다. 숱하게 흔한 책이기도 하지만, 꼭  읽어 보아야할 책이기도 하다. 어려운 말에 대한 설명이 페이지마다 친절하게 있어서 새로 알게 된  옛날 어휘들도 많이 생겼다. 우리 말에 이렇게 다양하고 멋진 표현들이 있다는 것에 새삼 놀랍기도 했다.

세계사를 배우다 보면 14-15세기에 대해 매우 관심을 갖게 된다. 르네상스와 종교개혁이라는 굵직한 제목에 밑줄 그어가면서 열심히 외워야 한다. 신 중심이 아닌 인간중심의 문화가 꽃 피우는 시기라는 덧붙인 설명과 함께 배웠던 기억이 난다. 물론 그와 동시에 일어난 주변 국들의 상황도 함께 배웠겠지만, 지금 기억에는 그 두가지가 제일 확실히 남아있다.

 

그 당시의 역사를 배우다 보면 주로 유럽중심으로 서술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다.하지만 마주보는 세계사 교실 시리즈에서는 유럽 못지 않게 아시아 국가들의 힘과 중요성도 함께 다루고 있다. 인도와 주변국들의 향료가 당시 교역의 중심이 되었다는 것은 그만큼 아시아에 대한 관심이 컸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유럽의 여러 국가들, 특히 에스파냐와 포르투칼이 새로운 길을 개척하기 위해 항해를 시작한 이유도 결국은 그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탈리아 베네치아, 콘스탄티노플, 이런 곳들이 중심을 이루며 문화를 꽃피웠다는 부분이 기억에 남는다. 콘스탄티노플이 지금의 이스탄불이라는 것, 당시 이스탄불이라는 도시의 분위기가 어떠했는지 나오는 부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오스만튀르크에 의해 멸망된 이후 오스만쿠르크의 전성기 때 이야기도 흥미롭다. 무엇보다 가장 재미있는 부분은 에스파냐와 포르투칼의 정복전쟁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부분이다. 후에 영국,프랑스,네덜란드에 밀려나기 전까지 그들의 힘이 지구촌 곳곳에 미쳤다는 것에 놀라움을 숨기기 어려울 것이다. 지금은 중심에서 멀어진 나라들이지만 그 당시 힘이 얼마나 세고 영향력이 거셌는지 감동도 생기고 원망도 생긴다.

지구촌시대라 해도 세계를 지배하는 힘은 돌고돈다는 느낌이다. 어느 한 곳에서 영원히 권력이 머물수 없듯이 많은 나라들이 흥하고 망한다. 그 안에서는 역사에 남을 만한 인물들이 등장하고 전쟁도 일어난다.면벌부를 팔다 루터에 의해 밀려난 굫교황세력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하는 부분을 우리 아이는 제일 재미있어 했다. 아직 세계사에 대해 잘 모르는 편이지만, 성직자들이 신인척 하면서 판 면벌부에 대한 이야기에 흥미를 보였다. 인쇄술이 발달하면서 성경을 누구나 읽을 수 있게 되자 신자들이 성직자에 의존하는 경향에서 벗어나 스스로 신께 가까이 가려고 노력할 수 있게 된 점이 아이에게는 충격이었나 보다. 성경책을 읽지 못하는 크리스트 교인들이 있었다는 것에 관심을 두었다.

 

면벌부나 오스만튀르크는 이전에 알던 명칭과 조금 달랐다. 면죄부, 오스만투르크, 이렇게 불렀는데, 새롭게 부를 수 있는 이름인 것 같아 신선했다. 그림과 지도가 곁들여져 있어서 심심하지 않게 책읽기를 할 수 있다. 특히 제일 마음에 드는 점은 어렵고 복잡한 세계사의 얽히고 설킨  이야기를 쉽고 재미있게 서술하고 있다는 것이다. 앞 뒤 연관관계도 잘 이루어져 있어서 절대 세계사가 어렵고 지루한 과목이 아니라는 것을 말해주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