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표지를 보며 요즘 책들의 화려함에 비해 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환경일기라는 소재도 뻔한 이야기일거라 짐작하고 그냥 그런 책이겠거니 했다. 하지만 책을 덮는 순간 이 책이 많은 아이들에게 읽히고 많은 엄마에게 읽히는 책이 되길 간절히 빌었다. 1학년 교과서에 실렸다고 하더니 진가는 책의 내용이었다.
우선 서현이네 가족이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갖고 지구를 사랑하는 마음을 담았다는 것이 좋아 보였다. 왜냐하면 환경 문제는 가정에서 부모가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으며 어떤 철학으로 세상을 바라보는지가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학교나 사회에서 아무리 중요성을 외쳐도 각각의 가정에서 실천이 되지 않으면 아동의 삶에 체화되기 어렵다. 또한 아동이 자라 어른이 되어 지구를 바라보는 시선도 인간 중심이 되기 쉽다. 그런 면에서 가족 모두가 환경을 사랑하는 따뜻한 마음을 함께 했다는 것만으로도 박수를 쳐주고 싶다.
다음으로 같은 소재를 아빠와 서현이, 엄마가 각기 다른 시각으로 일기를 썼다는 점도 좋았다. 예를 들면 이구아나를 키우고 싶은 경서와 이구아나 마음을 헤아리라는 아빠. 동물도 인간처럼 소중한 생명이므로 사고파는 것은 잔인하다고 말하는 아빠. 서로의 마음이 따뜻하게 묻어 있어 환경 보호를 하자고 크게 외치기보다 조곤조곤 자세히 설명하는 부모의 모습이 떠올라 미소를 짓게 했다. 나도 이런 부모가 되자고 결심을 해 본다. 또한 아이가 보는 세상도 너무 어른스러워 부담스럽게 전개되는 다른 책들과 달랐다. 생일날만큼은 환경을 잊고픈 서현이를 보며 안쓰러웠고, 엄마를 도와드리려다 혼난 서린이가 다음부터는 절대 엄마를 도와주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부분에서 아이들의 순수함에 절로 웃음이 나왔다. 만약 책에 나온 서현이 가족이 모두 완벽한 환경론자였다면 정말 재미없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일기 사이사이에 <나무가 고마운 10가지 이유. 냄새나는 음식물 쓰레기. 하늘에 구멍이 생겼어요.> 등의 챕터를 통해 좀 더 자세히 환경에 대한 지식을 넓히도록 배치되어있다는 것이 좋았다. 게다가 빽빽하게 글로 전개하지 않고 그림을 통해 아이들이 쉽게 이해하도록 배려하고 있었다. 더불어 환경에 대한 소재 (나무, 물, 쓰레기, 산성비, 지구 온난화 등) 가 다양하게 골고루 배치되었다는 것도 좋았다.
환경의 중요성이 날로 증가 하고 있다. 기후 변화에 대한 위기감은 고조 되고 있으며,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곳에서 삶 정작 우리의 삶의 모습은 변화 하지 않고 있다. 샴푸를 쓰지 않으면 머리를 감은 것 같지 않고, 세제를 쓰지 않으면 빨래가 되지 않을 것 같고, 자동차가 없으면 어디를 가지 못 할 것 같다. 왜 일까? 머리로는 늘 환경이 중요하다 알면서 행동으로 변화하지 않는 나의 모습에서 이기적인 인간의 딜레마를 경험한다.
이 책은 이런 나의 마음을 아는지 아빠를 통해 이야기 한다. p90 “아빠도 잊어버릴 때가 많았거든.~ 환경을 사랑하는 일은 생각처럼 쉽지는 않더구나.~ 내가 마구 써대는 물 때문에 수달이 집을 잃는다고 생각하니까 부끄러워졌어. 그래서 고백한다. 앞으로는 좀 더 환경이랑 친해지겠다는 의미로 말이지.”
이 부분을 보며 난 ‘그래, 환경을 사랑하는 일이 쉽지는 않다. 하지만 나와 먼 미래의 지구인, 또한 지구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를 위한다면 지금 내가 변화하려 노력해야 한다. 거창하게 생각하지 말자. 때로 환경을 잊더라도 다시 반성하고 실천하려 노력을 기울인다면 조금이라도 나아질 것이다. 많은 이가 나와 같은 생각 일 것이기 때문에 ... ’ 우리 모두가 환경 사랑을 실천하는 그 날까지 아자, 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