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없는 그림책의 가장 큰 장점은,
글이 없는 간극을 그림으로 자유롭게 상상해 보고, 자기의 이야기를 채워 가는 것이다.
하지만 '읽어 주거나' '읽는' 책으로 그림책이 익숙해지면,
글 없는 그림책은 어떻게 봐야 할지 참 난감한 책이 된다.
줄의 끝에서는, 너무나 친절하게,
책 커버 뒷면에 아주 자세히 책에 대한 소개, 작가 소개, 책을 아이와 함께 보는 방법까지..
소개해 주고 있다.
그래서 글 없는 그림책이 낯선 독자에게는 친절하고 좋은 책이다.
게다가 커버가 단순히 책 소개를 위해 있는 게 아니라는 점!!
그게 너무 좋았다.
커버가 결론을 완성시켜 주는 역할을 하는데..
"이게 뭐게?"라고 물을 수 있는 의문의 구멍.
그리고 커버를 열였을 때 구멍에 머리를 넣고 있는 원숭이의 뒷모습!
참 재미있는 책이다.
이 책을 보고 놀랐던 건...
뫼비우스의 띠처럼, 끝나도 끝나지 않고 계속 이어지는 그림의 참신함이었다.
그래서 아이와 이 책을 연속 (책이 끝나지 않으니까...) 8번은 넘게 읽었다.
위에서 본 마지막 페이지가 뒷표지와 앞표지에서 어떻게 연결되냐 하면..
원숭이의 앞모습!
그리고 동물들의 줄이 이어져 있다.
동물들이 줄을 서서 어디로 향하는지가 이 책의 시작이다.
그러니까 이렇게 끝나도 끝나지 않고 다시 이야기의 시작으로 이어진다.
처음에는 제가 "어? 원숭이가 어디로 가지?" 하면서 의도적으로 다시 읽어 줬는데..
우리 4살, 6살된 우리 아이는 이게 너무너무 신기했나 보다.
또 읽고, 또 읽고, 또 읽고....
읽을 때마다 그림에서 또 다른 이야기를 보고..
그런데 이어지고 이어지며 8번을 읽어도,
엄마의 목은 전혀 아프지 않다는 장점이.... ^^;;;
본문은 또 팝업처럼 조작을 할 수 있어서 재미있는데...
그것까지 보여 드리면 너무 많은 부분을 공개하는 것 같아서... 사진은 그만 올리고~
아이와 함께 읽으면서 저도 새롭게 보았던 거 한 가지는,
동물들이 나무에 걸린 거울을 보는 장면이 있는데...
4살 아이는 처음에 그 장면을 거울이 아닌 '집'으로 이해했다.
여기는 누가 사는 집일까? 하면서 구멍을 열더니,
새가 사는 집이라고.. 혼자 또 신나서 이야기를 꾸며냈다. ^^
<줄의 끝에서>는 뫼비우스의 띠를 연상케 하는 참 독창적이고 신선하고 세련된 그림책이다~
줄의끝에서,
마르셀로피멘틀,
빙글빙글뫼비우스의띠,
기발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