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직 철학이 꽤 어렵다. Philosophy, 지知에 대한 사랑을 뜻하는 철학이라는 단어는, 수많은 사상가의 수많은 이론들, 그들간의 계보와 논쟁 등으로만 떠오르는 골치 아픈 암기 과목으로 남아 있다. 굳이 철학이라는 심오한 이름을 붙여야만 학문적 중요성을 인정받을 수 있는 것처럼 여기는 풍조 때문에, 철학은 생활에서 벗어나 학문으로만 존재하게 되었다.

그러나 사실 철학이 없는 현상이 어디 있으랴. 아이들의 사소한 질문 하나하나에도 모르는 것을 알고자 하는 지에 대한 사랑, 즉 철학이 담겨 있으니, 현명한 질문에 현명한 대답을 하기 위해 <280가지 생각사전>을 펼쳐 들었다.

청림아이에서 펴낸 <280가지 생각사전>은 어린 철학자를 위한 책이라고 되어 있다. 아주 큼직한 도판에다 풍부한 그림들, 섹션마다 다른 알록달록 색깔이 아이들의 흥미를 자극할 듯하다.

인간이란 무엇인가, 가족이란 무엇인가, 감정과 정서란 무엇인가, 학교란 무엇인가, 사회란 무엇인가, 환경이란 무엇인가의 여섯 가지 섹션으로 나뉘어진 책에는 한 쪽에 두 개씩의 질문들이 줄지어 등장한다. 한 눈에 보이는 두 쪽의 네 가지 질문들은 각각의 소제목에 해당하는 질문들이니, 큰 항목에서 작은 항목으로, 더 작은 질문으로 층층이 배열된다.

예를 들어 보면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큰 항목 아래에 '인류의 기원은 언제인가?'라는 작은 항목이 있고, 그 안에는 '인간의 조상이 원숭이라는 것이 정말일까?', '최초의 인간은 누구였을까?', '인간도 동물일까?', '왜 인간은 특별한 동물이라고 할까?'처럼 연이어 할 수 있는 질문들이 모여 있어서, 끝없이 궁금해하는 아이들의 호기심을 꽤 넓게 충족시킬 수 있을 듯하다.

네번째 질문의 옆에 위치한 박스는 [넌 어떻게 생각하니?]라는 코너로서, 그 두 쪽에서 이야기한 내용들을 아이들이 정말 이해하고 생각할 수 있도록 질문을 던진다. 독후 활동처럼 쓰일 수 있겠다.

현대의 정서에 맞는 솔직한 질문들과 솔직한 대답들은 초등학교 저학년까지의 아이들이 궁금해하는 것을 많이 해결해줄 수 있겠다. 아이들의 수준에 맞추어 대답하고 있기 때문에, 책 초반에 나온 것처럼 아이들의 질문에 대답하기 위한 부모의 참고서로 쓰일 수도 있겠다.

자크 아잠 외 14인이 그린 그림은 분위기가 다양해서 15권의 그림책을 읽는 기분이 든다.

깊지 않지만 넓은 280가지 생각사전, 아이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책은 반짝반짝 빛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평범한 여고생 마리코는 평소 예쁘다고 생각하며 동경하던 가스미 선배에게서 여름 합숙 초대를 받고 아주 기뻐한다. 집으로 가는 길마저 예쁘게 보일 정도로 기뻐하는 마리코의 모습에 덩달아 기분이 들뜰 정도로 사춘기 소녀의 눈에 비친 광경은 눈부시다. 그렇지만 들뜬 마리코에게 경고를 하는 마리코의 친구 나오코와 쓰키히코, 침대 시트 사이로 언뜻 보게 된 회색 가면 때문에 마리코의 마음은 무거워지고, 합숙에 모여든 가스미와 요시노, 마리코, 아키오미, 쓰키히코 사이에는 긴장이 고조된다. 가스미가 어렸을 때 겪은 어머니의 죽음과 아키오미 누나의 죽음에 대해 이들은 서로 일정 부분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1장은 마리코, 2장은 요시노, 3장은 나오코, 4장은 가스미의 시선으로 상황이 서술되고, 그에 따라 각자 합숙과 상대방, 사건을 보는 방식이 다른 것을 느낄 수 있다.

이 사건에 관한 내용이 없었다면, 여름 방학을 그림과 함께 보내는 하이틴 로맨스가 떠오르기도 했을 분위기이다. 정원에 놓인 테이블에서 레모네이드와 쇼트케이크를 먹는 소녀들, 같이 만들면 단순한 카레라이스도 거창한 요리처럼 맛있고, 내내 그림에 빠져 지낸 오후, 자는 시간이 아까워서 밤 늦도록 이야기하는 것 등은 학창 시절이 아니면 느끼기 어려운 재미이다. 거기에다 동경했던 가스미와 요시노 선배를 독차지한 마리코의 기쁨은 더욱 컸다.

그렇지만 중반에 아키오미가 사건에 대해 마리코를 추궁하면서부터 분위기는 우울하게 변하고, 결국 사건의 진실은 알게 되었으나 뜻밖의 파국을 맞게 된다.

우리 주변에 있는 사소한 것들이 사실은 행복이라는 것, 아름다운 표면 뒤에는 무서운 진실이 숨어있는지도 모른다는 것을 작가는 여고생의 시선에서 이야기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책을 덮으면서 가스미는 왜 마리코를 합숙에 초대했는지, 가스미의 엄마는 왜 그랬는지, 작가는 왜 이런 결말을 내려야 했는지 궁금했다. 작가는 아이들에게 어떤 것을 기대했을까? 그것을 알아내지 못한 것은 내가 너무 쉽게 읽어서일까? 남겨진 아이들은 어떻게 살아갈까? 요시노는 수갑에서 풀려난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을까? 마리코는 가스미에 대한 가책 없이 살 수 있을까? 쓰키히코는? 아키오미는?이 책은 반짝반짝 빛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평범한 여고생 마리코는 평소 예쁘다고 생각하며 동경하던 가스미 선배에게서 여름 합숙 초대를 받고 아주 기뻐한다. 집으로 가는 길마저 예쁘게 보일 정도로 기뻐하는 마리코의 모습에 덩달아 기분이 들뜰 정도로 사춘기 소녀의 눈에 비친 광경은 눈부시다. 그렇지만 들뜬 마리코에게 경고를 하는 마리코의 친구 나오코와 쓰키히코, 침대 시트 사이로 언뜻 보게 된 회색 가면 때문에 마리코의 마음은 무거워지고, 합숙에 모여든 가스미와 요시노, 마리코, 아키오미, 쓰키히코 사이에는 긴장이 고조된다. 가스미가 어렸을 때 겪은 어머니의 죽음과 아키오미 누나의 죽음에 대해 이들은 서로 일정 부분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1장은 마리코, 2장은 요시노, 3장은 나오코, 4장은 가스미의 시선으로 상황이 서술되고, 그에 따라 각자 합숙과 상대방, 사건을 보는 방식이 다른 것을 느낄 수 있다.

이 사건에 관한 내용이 없었다면, 여름 방학을 그림과 함께 보내는 하이틴 로맨스가 떠오르기도 했을 분위기이다. 정원에 놓인 테이블에서 레모네이드와 쇼트케이크를 먹는 소녀들, 같이 만들면 단순한 카레라이스도 거창한 요리처럼 맛있고, 내내 그림에 빠져 지낸 오후, 자는 시간이 아까워서 밤 늦도록 이야기하는 것 등은 학창 시절이 아니면 느끼기 어려운 재미이다. 거기에다 동경했던 가스미와 요시노 선배를 독차지한 마리코의 기쁨은 더욱 컸다.

그렇지만 중반에 아키오미가 사건에 대해 마리코를 추궁하면서부터 분위기는 우울하게 변하고, 결국 사건의 진실은 알게 되었으나 뜻밖의 파국을 맞게 된다.

우리 주변에 있는 사소한 것들이 사실은 행복이라는 것, 아름다운 표면 뒤에는 무서운 진실이 숨어있는지도 모른다는 것을 작가는 여고생의 시선에서 이야기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책을 덮으면서 가스미는 왜 마리코를 합숙에 초대했는지, 가스미의 엄마는 왜 그랬는지, 작가는 왜 이런 결말을 내려야 했는지 궁금했다. 작가는 아이들에게 어떤 것을 기대했을까? 그것을 알아내지 못한 것은 내가 너무 쉽게 읽어서일까? 남겨진 아이들은 어떻게 살아갈까? 요시노는 수갑에서 풀려난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을까? 마리코는 가스미에 대한 가책 없이 살 수 있을까? 쓰키히코는? 아키오미는?

서점에서 ‘존 맥스웰’로 검색을 해 보니 존 맥스웰의 저서가 우리 나라에만도 57권 출판되어 있다. 그 중 상당수는 리더십과 인생 성공에 관한 자기 계발서이고 일부는 기독교와 관련된 책이었다. 제목을 보면 인생 성공의 법칙, 거인들의 인생법칙, 팀워크를 혁신하는 17가지 불변의 법칙, 리더십의 21가지 불변의 법칙, 자기 경영의 법칙, 생각의 법칙, 이번에 출판된 신뢰의 법칙 등 인생을 살아가고 자기를 경영하는 법칙들에 대해 일련의 과정을 망라하고 있다.

이번 책 ‘함께 승리하는 신뢰의 법칙’은 원제인 ‘Winning with People’이 좀더 어울릴 것 같다. 신뢰는 남을 믿어주는, 약간은 좁은 개념으로 생각되는데, 이 책에서는 준비, 교감의 과정을 거친 후에 신뢰가 나오고, 그 다음 투자, 승리로 이어지는 다섯 단계를 통해 다같이 성공하는 방법을 설명했기 때문이다.

위의 다섯 단계는 4~6개의 원칙으로 나누어져서 세심하게 설명되고, 사례 중심으로 기술되어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다. 필요한 경우에는 체크 포인트가 열거되어 있어서 내가 바로 그 증상에 속해있는 것이 아닌가 확인할 수도 있다.

책에서도 강조하고 있듯이 남을 이해하고 믿어주기 위해서는 우선 자기 자신을 이해하고 알아야 한다. 남의 눈의 티는 보아도 내 눈의 대들보는 못 본다는 말처럼 일반적으로 자기와 남을 판단하는 척도가 다르기 일쑤이다. 그러므로 일단 자신에 대해 알게 되고 사랑하게 되는 준비 과정이 끝난 후에 남에 대한 교감을 시도할 필요가 있다. 교감이 되면 자연스럽게 믿게 되고, 상대를 임파워먼트하여 결국 함께 함으로써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책을 죽 읽어나가면서 처음부터 얼굴을 붉혀야 했다. 나와 남을 너무 구분하며 살았구나, 정말 자기중심적이었구나, 배우자를 믿어주지 않았구나, 남의 기쁨을 진정으로 함께 하지 않았구나 새삼 깨닫게 되었다. 사실 어떻게 보면 사회적으로 성공하는 것보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행복을 누리는 인생의 성공이 더 보람있을 것이다. 니콜라스 케이지가 주연한 영화 “패밀리 맨”에서 그는 사회적으로 성공했으나 가족과 친구로부터 버림받고 방황을 겪게 된 후, 선택 초기로 다시 돌아가서 사람과의 성공을 선택한다. 나는 그처럼 두 개의 삶을 살아볼 수 없기 때문에, 서로 일으켜주고 서로 높여주는 승리를 선택하여 멋지게 살아보고 싶고, 우선 가정에서부터 시작하여 회사로, 사회로 신뢰와 승리의 범위를 넓혀 갈 것이다. 서점에서 ‘존 맥스웰’로 검색을 해 보니 존 맥스웰의 저서가 우리 나라에만도 57권 출판되어 있다. 그 중 상당수는 리더십과 인생 성공에 관한 자기 계발서이고 일부는 기독교와 관련된 책이었다. 제목을 보면 인생 성공의 법칙, 거인들의 인생법칙, 팀워크를 혁신하는 17가지 불변의 법칙, 리더십의 21가지 불변의 법칙, 자기 경영의 법칙, 생각의 법칙, 이번에 출판된 신뢰의 법칙 등 인생을 살아가고 자기를 경영하는 법칙들에 대해 일련의 과정을 망라하고 있다.

이번 책 ‘함께 승리하는 신뢰의 법칙’은 원제인 ‘Winning with People’이 좀더 어울릴 것 같다. 신뢰는 남을 믿어주는, 약간은 좁은 개념으로 생각되는데, 이 책에서는 준비, 교감의 과정을 거친 후에 신뢰가 나오고, 그 다음 투자, 승리로 이어지는 다섯 단계를 통해 다같이 성공하는 방법을 설명했기 때문이다.

위의 다섯 단계는 4~6개의 원칙으로 나누어져서 세심하게 설명되고, 사례 중심으로 기술되어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다. 필요한 경우에는 체크 포인트가 열거되어 있어서 내가 바로 그 증상에 속해있는 것이 아닌가 확인할 수도 있다.

책에서도 강조하고 있듯이 남을 이해하고 믿어주기 위해서는 우선 자기 자신을 이해하고 알아야 한다. 남의 눈의 티는 보아도 내 눈의 대들보는 못 본다는 말처럼 일반적으로 자기와 남을 판단하는 척도가 다르기 일쑤이다. 그러므로 일단 자신에 대해 알게 되고 사랑하게 되는 준비 과정이 끝난 후에 남에 대한 교감을 시도할 필요가 있다. 교감이 되면 자연스럽게 믿게 되고, 상대를 임파워먼트하여 결국 함께 함으로써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책을 죽 읽어나가면서 처음부터 얼굴을 붉혀야 했다. 나와 남을 너무 구분하며 살았구나, 정말 자기중심적이었구나, 배우자를 믿어주지 않았구나, 남의 기쁨을 진정으로 함께 하지 않았구나 새삼 깨닫게 되었다. 사실 어떻게 보면 사회적으로 성공하는 것보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행복을 누리는 인생의 성공이 더 보람있을 것이다. 니콜라스 케이지가 주연한 영화 “패밀리 맨”에서 그는 사회적으로 성공했으나 가족과 친구로부터 버림받고 방황을 겪게 된 후, 선택 초기로 다시 돌아가서 사람과의 성공을 선택한다. 나는 그처럼 두 개의 삶을 살아볼 수 없기 때문에, 서로 일으켜주고 서로 높여주는 승리를 선택하여 멋지게 살아보고 싶고, 우선 가정에서부터 시작하여 회사로, 사회로 신뢰와 승리의 범위를 넓혀 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