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까지도 성공의 자리는 남자들에게 주로 열려 있다. 그 치열한 경쟁을 뚫고 대기업의 임원 자리를 차지한 여자들을 기념하는 책이 나오기도 하지만, 그것은 그만큼 우리 여자들에게 열린 기회의 틈이 좁음을 더 분명하게 각인시키는 듯해서 씁쓸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언제였던가, 대통령 선거에 남장을 한 여자 국회의원이 입후보한 적이 있었다. 그가 국회의원이 되었을 때에는 국회의사당에 아예 여자화장실이 없었다고 했다. 그처럼 극단적인 상황 하에서 성공을 꿈꾸는 많은 여자들은 남자를 닮기 위하여 많은 부분 여성성을 포기하고 웬만한 남자들보다 더 남자처럼 살고자 했다. 여성스러움이 약함 또는 의존으로 비쳐지던 그 시절은 참 안타까운 현실이었고, 아직도 그런 현상은 다 사라지지 않았다.
그러나 <잘 풀리는 여자 스타일>의 저자인 신영란 님은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사소한 예의가 인생을 잘 풀리게 만든다'는 부제를 달고서 화술, 인맥, 스타일, 매너에 대한 사소한 예의들을 들어 잘 풀리는 '여자' 스타일을 제안한다.
화술에서는 사과, 부탁, 거절, 맞장구, 타이밍, 잔소리, 항의 등 다양한 인간관계에서 나타나는 문제들에 사용할 수 있는 작은 기술들을 이야기한다. 인맥에서는 먼저 필요한 사람이 되기 위한 제안들, 스타일에서는 예쁘고 어리게 보이는 방법이 아니라 가장 자연스럽고 당당하게 보이는 방법을 말한다. 매너는 사소한 매너에서부터 독립적인 자세 취하기, 올바르게 좌절하고 실패하기 등 품질보증서로 작용하는 기본적인 예의를 말한다.
그가 이야기하는 것은 모임이 끝나고 헤어질 때 뒤를 돌아보자, 메일을 회신할 때 원문을 딸려 보내지 말자는 사소한 이야기부터 고민은 함께 하되 숙제는 함께 하지 말아라, 텃세를 인정하라, 인맥의 핵심이 되어라, 당당한 자세를 유지하라 등의 큰 이야기까지 다양하다. 직업이 있거나 없거나, 나이가 젊거나 많거나, 심지어 여자인가 남자인가에 상관없이 인간적으로 따뜻한 사람이 되는 방법들이다. 남자처럼 되어서 독하게 성공하는 여자가 아니라, 따뜻한 여자가 되어서 잘 풀리자고 말한다.
자신의 경험을 적절히 섞어가며 이야기하기 때문에 읽어나가기도 쉽고, 흔한 자기계발서처럼 이론적인 면만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사례 중심이라서 적용하기도 쉽다.
화술의 빨간색, 인맥의 청록색, 스타일의 주황색, 매너의 파란색이 사이의 종이와 제목, 강조하는 구절에 일관되게 쓰여서 중간부터 보아도 어떤 내용을 말하고자 하는지 알아볼 수 있다.
적자생존의 남자식 사회에서 지친 사람들이여, 모두 윈-윈,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면서 자신도 당당해지는 여성 리더십을 배워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