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소설을 일기 전에는, 변신이 장자가 꾼 일장춘몽 같은 것일 거라고 생각했었다. 어느 순간 변신의 주인공이 꿈에서 깨어나 식은 땀을 흘리며 안도의 한숨을 내쉴 거라고 생각했었다. 아, 그런데 그의 비참한, 그래서 벌레 같은 죽음의 결말이란 무서우리만치 냉혹한 것이었다. 내가 만약 그레고르의 변신을 겪는다면, 아니 벌레까진 아니더라도 직업인, 가장으로서의 무한책임을 다소나마 벗고자 한다면 가족관계는 어떤 운명을 겪을까?

한 때 대한민국을 흔들어 놓았던 사건, 지독한 양극단의 찬반논란의 중심에 섰던 사건, 그러나 대개가 그 껍질에만 닿았을 뿐 진실의 씨앗까지 접근해 보려고 노력조차 하지 않은 사건, 사회적 논란은 미봉되었으나 법적 절차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사건.
'황색 언론'의 오명을 털고 진정한 저널리즘을 보여주었다고 볼 수 있는 황우석 사건에 관한 PD들의 집요한 도전과 투쟁을 그린 보기드문 논픽션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타인의 실패로부터 교훈을 배우기 보다는 타인의 실패 자체를 드러내지 않고 즐기거나 단순히 동정해 버린다.

안철수씨가 말한 대로, 실패 자체를 영원한 낙오 내지 패배로 치부하는 우리 사회에서 실패학은 소외받기 마련이다. 이 책에서 저자가 밝인 몰락하는 기업의 5단계는 결론만 두고 보면 그다지 탁월한 혜안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상식적으로 인과율에 맞는, 평범할 법한 과정이기 때문이고, 또 하나 저자가 그 동안 위대한 기업, 성공한 기업으로 분석한 기업들 중 몰락의 대열에 속하게 된 기업에 대해 나름의 변명을 위해 노력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다양한 사례를 통해 생동감을 불어 넣어가다보면 흥미로운 느낌을 가질 수 있다.

내 인생, 내가 속한 조직이 성공하기 바라는 건 누구나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솔직히 두렵지만, 저자는 모든 성공, 특히 그것이 위대한 성공일수록 그 안에 실패와 몰락으로 가는 씨앗이 배태되어 있다고 단언한다. 문제는 과연 겸손하게 인정하고 대처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설파한다. 우리가 학생시절에 배운 경제학을 보더라도, 경기상승기(활황)에 다가올 경기하강기(불황, 나아가 대공항)의 비극이 내포되어 있고, 불경기 속에 파괴와 혁신을 통한 재상승의 에너지가 배태된다. 

불확실한 세상에서 어디로 흘러가는지 알 수 없는 모호함 속에 내던져진 우리 모두에게 한번 일독을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