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한 호기심과 어린아이 같은 열정으로 가득한 정신과 의사 이라부, 육감적인 몸매와 옷차림으로 정신과를 찾은 모든 환자들에게 비타민 주사를 놓고야 마는 간호사 마유미.
환자들은 저마다 사연을 가지고 있었다. 선단공포증을 가진 야쿠자(고슴도치편), 늘 해오던 공중그네 서커스를 어느 날인가부터 실패하고 마는 경력많은 서커스단원(공중그네편), 장인의 가발을 벗겨보고 싶은 강박에 시달리는 대학강사(장인의 가발편), 어느 날인가부터 제구력을 상실하고 마는 올스타 3루수(3루수편), 새로운 작품을 쓸 때마다 혹시 예전에 쓴 작품설정의 재탕이 아닌가 의심에 빠지는 강박증 소설가(여류작가편) 등.
환자마다 겉으로 보이는 증상과 원인은 조금씩 다르지만, 유쾌한 정신의 이라부의 해결책은 초지일관하다. 환자의 심리적 방어기제를 무너뜨리고 놀랄 정도로 솔직하고 지적하고 환자로 하여금 충동이나 욕구를 발산하도록 도와주는 방식, 플러스 모든 환자에게 제공되는 비타민 보충용 비타민 주사..
예컨대, “원인을 알면 간단하지. 저질러 버리면 돼. 그러면 낫게 돼 있어.”는 식이다.
환자들은 이라부의 거침없는 언행에 처음엔 낯설거나 부담스럽다고 느끼지만, 곰곰 생각들 해본 후엔 모두들 이라부의 태도나 처방이 일리 있다고 공감하게 된다. 그들은 이라부의 엉뚱한 제안에 참여한다. 때론 장인의 가발을 직접 벗기기도 하고, 평소에 해보고 싶었으나 사회윤리나 예의범절에 얽매여 할 수 없었던 식사 중의 트림이나 도로표지판에 재밌는 낙서를 하기도 한다.
사람의 삶은 겉과 속이 다를 수밖에 없다고 한다. 감추어지고 억눌러진 ‘속’을 드러내도록 하는 것이야말로 치료와 해결의 첫걸음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