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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세에 여행을 떠남. 톨스토이의 가출을 확인해 볼 것.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죽음과 헤밍웨이의 권총자살 시기도..

여행동기 : 힘겨웠던 젊은 시절 / 부러울 것 없었던 성인 시절 / 느림과 침묵에 대한 굶주림. 사회는 아직도 이런 터무니 없는 질주에 채찍질을 하고 있다(25쪽).

여행수단 : 걷기.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이동방법인 걷기는 접촉을 가능하게 하는 유일한 방법. 자동차와 같은 교통수단은 빠름의 혜택을 가져다 주었지만 접촉을 앗아갔다. <서울은 깊다>를 보니까 근대 전철이 도입되면서 광고를 위한 ‘간판’이라는 게 등장했다고 한다. 접촉이 불가능하니 눈으로 보여주는 것만이 효율적인 호객수단이 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여행경로 : 왜 12,000km의 실크로드인가? 인간과 문명의 길인 실크로드만큼 영감을 주고 열정적이며 역사적인 길이 또 어디에 있겠는가?(27쪽) 열여섯 살 소년 마르코 폴로(1254-1324)가 1271년에 아버지, 삼촌과 함께 지나간 길(이들은 중국에 갔다가 25년 만인 1295년이 되어서야 베네치아에 되돌아 왔다고 한다).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개척했고, 칭기즈칸의 후예들이 다져놓은 길(28쪽)

그러나 그는 쿠르드 지역을 지나며 여러 차례 강도의 위협을 겪고 경우에 따라 생명에 대한 위협마저 느끼자 후회하기도 한다. “이 세상에는 유럽, 미국, 알프스나 산악지대 등 걷는 것이 그야말로 행복인, 이곳만큼 아름다운 고장들이 있는데 어째서 나는 이런 나라를 택했을까?”(378쪽)

여행의 출발지 : 이스탄불. 보스포루스 해협을 가로지르는 보스포루스 대교는 내가 아는 한 대륙과 대륙을 이어주는 유일한 다리이다. 그러나 다리를 걸어서 건널 수는 없다. 다리 양 끝에는 군대가 주둔하고 있는데, 터키 현대화의 상징인 이 다리를 쿠르드 반군이 폭파할까봐 우려해서다(45쪽).

그가 터키의 어느 마을에 도착했을 때 거긴 호텔이 없었다. 친철한 터키인 후세인이 그를 재워주었다. 다음 날 그 집을 떠날 때 집주인을 만날 수 없자 그는 돈을 남기고 떠난다. 그런데 그날 오후 누군가 말하길, 내가 크나큰 실수를 저질러서 후세인이 모욕감까지 느낀다고 했다. 내 행동이 터키인의 전통적 환대 정신에 위배됐기 때문이다(이와 비슷한 경험이 115쪽에도 나온다). 여행자를 자기 집에 받아들여 최선을 다해 대접하는 것은 이슬람 교도의 의무였다. 독실한 이슬람 교도에게 ‘환대’란 ‘손님’인 여행자에게 모든 권리를 갖게 한다는 의미였다. 너의 집이 그의 집이여, 너의 음식을 그와 나누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행위의 보답은 알라의 왕국에서 이루어진다고 믿었다. 따라서 여행자에게 문을 열어주지 않는 것은 가장 나쁜 죄였다(77쪽). 또 다른 어느 마을에서 머무를 동안에는 호기심에 달려온 마을 주민들이 순서를 정해 그가 묵고 있는 방으로 찾아오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단지 존재하는 것만으로 사람들에게 기쁨을 줄 수 있다는 건 얼마나 큰 행복인가!(91쪽) 호텔이 있는 도시에 머루를 때는 바가지 요금을 지불하기도 했다. 명심해야 할 교훈을 얻었다. 시골 마을 사람들은 내게 호의를 베풀지만, 일개 관광객에 불과한 이곳에서는 나를 등쳐먹을 뿐이다(96쪽). 아랍의 유명한 여행가 이븐 바투타가 쓴 글이 생각났다. “여행자들에게 그들만큼 주의를 기울이고, 식사를 대접하거나 여행자들의 욕구를 만족시키는 데 그들만큼 신속한 이들은 이 지상에 또 없다.” 이븐 바투타는 또 말하길, 안탈리아의 조금 앞쪽에 위치한 한 도시에서 이방인을 접대하는 문제를 놓고 두 무리의 터키인들이 언월도를 들고 서로 대치했는데, 여행자와 그 일행을 맞이하는 영광을 서로 차지하기 위해 싸움을 벌일 기세였다고 한다. 결국 중재자가 나타나 제비뽑기를 하여 여행자들이 두 지역에 각각 나흘씩 묵도록 하는 것으로 결정을 내리게 됐다. 나를 환대해준 또 다른 마을 치르치르에서 만난 어떤 교사는, 예전에는 모든 마을에 방문자를 위한 집이나 방이 하나씩 있었다고 전한다. 비록 이런 전통이 이젠 지켜지지 않는다 하더라도, 이스탄불을 떠난 이후 내가 여러 마을에서 받은 대접은 그 전설 같은 이야기와 견주어 조금도 손색이 없는 것이었다(105쪽).

후세인이라는 사람이 나를 환대하고 배웅하는 모습은 참 감동적이다. 그는 길 끝까지 배웅해주겠다고 고집을 부리고, 급류를 지날 때는 나와 팔짱을 끼고 걸었으며, 작별인사를 한 후에도 십오 분 동안이나 그 자리에 서서 나를 배웅하였다(201쪽~203쪽)

여행의 동기, 이유에 대한 보충 : 실크로드에 대한 역사적 관심과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걷는 즐거움,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신비로움(113쪽).

여행방법과 관련된 질문 : 차로 이동할 수 있는데 무엇 하러 걷는단 말인가?(122쪽) 여행 중 만나는 사람 중에 이러한 질문을 하는 사람들이 간혹 있었으리라. 걷는다는 것은 자유며 교류다. 그런데 철과 소음의 감옥인 자동차는 선택이 불가능한 혼잡스러운 장소인 것이다. 내가 만약 차로 이동하는 중이었다면 혹은 그들이 운행하는 자의 손님으로서 그들의 차에 올랐던 거라면, 과연 그들과 내가 대화를 할 수 있었을까?(123쪽)

“특히 순례자들에게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하루 평균 30킬로미터를 걷는 것이 단련이 되면 육체의 개념 자체가 무화되곤 한다. 거의 모든 종교에서 순례의 전통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몸의 단련을 통해 영혼을 고양하는 일이다. 발은 땅을 딛고 있지만 머리는 신 가까이에 가 있다고나 할까. 보이오티아인들이 굳게 믿었던 걷기의 지적인 측면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 이런 경험을 해보지 못한 사람들은 흔히 걷는 것을 고통스럽다고 생각한다. 마조히즘이나 종교적 이유로 자갈 위를 무릎이나 맨발로 걸으며 스스로를 고문하는 사람들에게 그럴 수도 있다. 그러나 하루 30킬로미터 범위 내에서라면, 걷는 것은 기쁨이며 부드러운 마약과도 같다.

홀로 외로이 걷는 여행은 자기 자신을 직면하게 만들고, 육체의 제약에서 그리고 주어진 환경 속에서 안락하게 사고하던 스스로를 해방시킨다. 순례자들은 아주 긴 도보여행을 마친 후엔 거의 예외 없이 변모된 자신의 모습을 느낀다. 이는 그들이 그토록 오랫동안 스스로를 직면하지 않았다면 아마도 발견할 수 없었을 자신의 일부를 만났기 때문이다. 이는 또한 혼자 걷는 것을 선호해야만 하는 이유가 되기도 하는데, 여정에서 친구들을 발견하는 기쁨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실크로드의 순례자나 대상들이 나보다 유리했던 점이 바로 이것이다. 저녁이 되면, 그들은 도보여행자들과 자신들의 신앙, 피로 그리고 각자 발견한 것들을 서로 나누곤 했을 것이고, 그럼으로써 느끼고 감탄한 점들을 서로 교환하며 하룻동안의 일과 생각을 반성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을 것이다.”(188쪽, 189쪽)

불가피한 사정으로 인해 자동차를 얻어 탄 경우 그는 다음 날 그 장소로 되돌아가서 여정을 시작했다. 실크로드의 단 1킬로미터도 놓치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292쪽, 356쪽).

그는 고속도로나 국도와 같은 대로 보다는 마을과 마을이 이어지는 소로를 선택했다. “나는 매력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대로를 좋아하지 않는다. 기능적이고 실제적이고 자연을 완전히 무시하지도 못하면서 그렇다고 또 자연을 있는 그대로 내버려두지도 않는 이런 길들은 아무런 몽상도 생각도 불러일으키지 않기 때문이다.”(156쪽) 그러나 거쳐가야 할 마을에서 군인이나 도둑, 미치광이, 적대적인 분위기로 인해 곤경에 처하는 경우 부득이 대로를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375쪽).

그도 때로는 미친 사람으로부터 봉변을 당하면서 혼자 여행을 떠나온 걸 후회하기도 하였다(351쪽). 쿠르드족이 사는 분쟁지역에 접어든 후로 그는 수시로 도둑 내지 강도와 접하면서 목숨까지 위협받는 아슬아슬한 상황에 노출된다(11장, 그리고 도둑들). 자전거로 같이 여행하는 세 명의 젊은이를 만나 부러운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351쪽). 그러나 생각을 바꿨다. “하지만 그들과 나의 공통점은 거기까지다. 자전거 위에서 텐트 속에서 그들이 보는 것은 그 지방의 일부, 결국 풍경뿐이다. 같은 언어를 쓰며 텐트 속에서 잠을 자는 그들은 도둑에 대한 걱정은 나보다 덜하겠지만, 마을 사람들과는 거의 교류하지 못한다. 그들은 세상을 발견하고, 나는 몸소 체험한 것을 바탕으로 세상과 직면한다.”(352쪽)

아랍인이 최초로 여행과 문학을 연결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아랍인과 이슬람인은 유럽인이 막 대항해를 시작하려 했을 때 이미 지구를 주파하고 있었다. 세 명의 이븐(Ibn)은 세계에 대해 아주 세세한 것까지 묘사했다. 이븐 파들란(불가리아, 러시아), 이븐 주바이르(스페인을 떠나 메카까지 성지순례를 하고 돌아오는 길에 지중해 연안을 세밀히 묘사함), 이븐 바투타(아라비아, 소아시아, 러시아, 인도, 중국, 스페인과 사하라).

PKK(쿠르드 노동자당)의 지도자인 오잘란은 1970년부터 쿠르드의 독립을 쟁취하기 위한 게릴라 활동을 주도하다가 1999년 2월 15일 케냐의 그리스 대사관 앞에서 터키 특수부대에게 체포되어 재판을 받았다(127쪽). 사형을 선고받았지만 2002년 터키가 사형제도를 폐지하면서 무기형으로 감형되었다고 한다. 그가 체포된 후 유럽 소재 쿠르드인들은 분신과 항의시위를 끊임 없이 이어갔다. 쿠르드 민족의 수난은 유태인의 수난에 비견될 만한 것이지만, 유럽 각국에서 최하층 생활을 하고 있는 그들의 고통에 대해 유럽연합 마저도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쿠르드 족은 터키의 동남쪽과 이라크 북부지방, 이란 북서부지방에 거주하는 ‘나라 없는 최대 민족’이다. 쿠르드족은 독자적인 언어와 문화를 갖고 있으며 이들의 용맹성은 널리 알려져 각국의 용병으로 맹활약하였다고 한다. 1차 대전 후 독립국가 건설을 약속받았으나 터키의 회유와 협박에 굴복한 서방국가의 배신으로 좌절되었다. 올리비에가 에르주름이라는 도시에 도착했을 때 오잘란은 때마침 사형선고를 받음. 신과 국가와 군대를 동일하게 신성시하는 대부분의 터키인들은 환호했지만, 에르주름의 동쪽에 거주하는 쿠르드인들의 감정이 어떠할지 그는 궁금해졌다(323쪽).

이러한 여행의 어려움

1) 끝까지 갈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128쪽). 이런 두려움으로 인해 나는 의무도 없는 길을 마치 정해진 의무인 양 무리를 해가며 걷다가 고통을 받는다. 마치 내 속의 못된 악마가 나를 떠미는 것처럼(138쪽). 수전노가 동전을 긁어 모으듯 갈 수 있는 때에 1km라도 더 모아 두고픈 욕망을 느낀다(110쪽). 내게 진정 어려운 일은 것은 것이 아니라 멈추는 것이었다(188쪽).

2) 언어에서 오는 소외감(126쪽). 언어 구사력이 떨어진다는 것은 정보수집에 가장 큰 단점일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해 여행의 문화적이고 역사적인 측면은 기대했던 것만큼 만족스럽지 않게 된다(321쪽).

3) 타인의 배려가 때로는 피곤한 일이다(138쪽). 터키인들은 공짜로 버스를 태워주겠다고 하면서 거절하면 호의를 무시한다고 불쾌해 하거나 아쉬워했다.

4) 폭력이나 테러, 강도의 위험(218쪽, 234쪽). 터키는 쿠르드 반군과의 전쟁으로 인해 더욱 그러함. 등에 배낭을 메고 혼자 걷는다는 것은 위험에 그리고 사람들에게 전적으로 몸을 내맡김을 의미한다. 동쪽지방으로 이동할수록 환대의 분위기 보다는 낯선 자에 대한 두려움과 적대감이 압도한다(227쪽, 228쪽). 그는 실제로 PKK로 오인되어 군인들에게 체포되기도 하였다(제8장 헌병들). 이슬람의 ‘환대’ 문화도 국가권력이 체제유지를 위해 강요하는 시스템을 넘어설 수 없다는 한계가 서글프다는 생각이 든다. 그는 고백한다. “그 일로 나는 터키인들이 내세우는 환대라는 덕목에 대해서도 상대적인 시각을 갖게 되었다”고(311쪽). 우리도 반공주의가 횡행하던 시대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포스터가 있었다. “의심 나면 다시 보고, 수상하면 신고하자.” 우리라는 울타리 안에 있는 사람 외의 모든 사람은 의심을 품어야 할 이방인으로 간주되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그는 말한다. “걷는다는 건 모든 접촉에 노출된 일이다. 따라서 호의도 악의도 모두 접하게 되는 것이다. 그냥 침대에서 죽기를 바랐다면 떠나지 말았어야 했다. 이 같은 생각은 언제나 확고했다. 자신의 침대에서 죽기를 원하는 사람은, 그래서 절대 그곳에서 벗어나지 않는 사람은 이미 죽은 것과 마찬가지라고.”(279쪽)

5) 서로 다른 두 세계의 문화와 경제력의 차이(350쪽). “내가 원하든 아니든 간에, 우리는 서로 다른 두 세계에 살고 있다. 내가 대표하는 것은 유럽이라는 곳이 지닌 풍요, 즉 자동차와 보석과 맥도날드와 화려한 스타들이다. 숨길 것 하나 없는 내 배낭을 두고 그들은 수천 가지의 보물을 상상한다. 지난 수천 년 동안 그들은 진귀한 물건이 가득 담긴 봇짐을 진 낙타들의 행렬이 지나가는 것을 보아왔다. 비록 작고 보잘것없긴 하지만 내 등에도 짐이 있는 건 사실이다.”

6) 질병(405쪽) 그는 이질에 걸려 복통과 설사에 시달리면서도 걸어야 하며, 가끔은 노상에서 정신을 잃기도 하였다.

도보여행자가 열반(涅槃, Nirvana)의 경지에 이르기 위해서는 세 가지 상황이 충족되어야 함(135쪽)

1) 완벽한 고독 / 신들은 단체 여행자들에게는 문을 열어주지 않는다.

2) 적절한 장소 / 대도시의 방에 혼자 있는 것은 고독이라고 할 수 없다. 산이든 바다든 초원이든 자연과 함께.

3) 육체와 정신 사이의 완벽한 조화 / 매일 매일의 걷기로 계속된 훈련으로 우리 육체가 유연해질 때 비로소 우리를 가두고 있던 일상이라는 감옥의 창살이 순식간에 부서져 버리고 천국의 문이 열리는 것이다.

터키의 음식이나 문화

1) 케바브(Kebab)(137쪽)

2) 필라프(터키식 볶음밥)(155쪽)

3) 탄디르(tandir, 빵을 굽는 데 사용하는 진흙 화덕. 인도에서는 ‘탄두르’라고 함)(155쪽)

4) 남녀차별적 문화 / 터키에서는 남자가 여자한테 잔소리를 듣는 것은 웃음거리이며, 여자는 남자를 판단해서는 안 되지만 남자는 여자를 지배하고 반박하고 판단할 권리가 있다고 함(386쪽).

“여행하는 사람들은 깊이 생각하고, 집에 머무는 사람들은 업신여김을 받을 뿐이다.”(175쪽)

“지혜란 길을 따라 걷는 중에 얻어지는 법이다.”(227쪽)

“우리 모두에게 중요한 것은 목표가 아니라 길이니까요.”(380쪽)

터키인들은 꽤나 재미 있는 사람들이다. 그가 어느 도시를 지날 때 경찰차가 와서 서더니 차에 타라고 했다. 그 이유는? “당신과 얘기를 하고 싶소. 영어 연습을 해야 하거든.”(179쪽) 한번은 중학생들이 다가와 첫 수업이 영어시간이라며 자기들의 교실에 가서 영어로 여행이야기를 해달라고 졸랐다. 그래서 한 시간 가까이 영어수업을 진행했다(190쪽)

여행객에게 사람들은 항상 이렇게 묻는다. “당신은 어디서 왔고 어디로 가는가?”(179쪽) 그러나 인생이라는 여행을 70년 넘게 하면서도 정작 사람들은 자신이 어디서 왔고 어디로 가는지 묻지조차 않는다. 부처의 큰 깨달음은 질문으로부터 시작되지 않았던가!

그는 한달 하고도 며칠이 걸려 1,000킬로미터를 주파하고 기쁨에 겨워 펄쩍 펄쩍 뛰며 웃음을 터뜨렸다(231쪽). 그러나 그날 오후 곧바로 강도를 만나고 군대에 체포되는 등 실크로드가 처음 개척될 때부터 ‘길’에 노출되어 있던 위험을 겪게 된다(제8장 헌병들, 제11장 도둑들).

1,700킬로미터를 걸어 이란 국경 근처의 아라라트 산에 도착하였지만 아메바성 이질에 걸린 그는 극심한 복통과 설사에 시달리다 1999년 7월, 앰뷸런스를 타고 이스탄불을 거쳐 파리로 되돌아간다(1권 종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