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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정도(正道)의 방법, 평화로운 수단을 추구하는 만능해결사 나비 사무실입니다. 경찰도 풀지 못하고 하느님도 응답해주지 않는 당신만의 고민, 3일 안에 나비 사무실이 명쾌한 답을 찾아드리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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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악적 인물에 이은 위경한 캐릭터의 등장
사전에서 ’위악’이라는 단어를 찾아보면 다음과 같이 나온다. 위악 [僞惡]: (명사) 짐짓 악한 체함.
착하게 살거나, 적어도 그렇게 살려고 노력해도 모자란 세상에 ’위악적’이라니? 물론 진짜로 악한 것보다야 나을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피하고 싶은 삶이라고 말하는 것이 맞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문학이나 미디어의 영역으로 오면, 현실과는 반대의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위악적인 인물이 대세를 이룬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환자따윈 신경도 쓰지않고, 병의 해결에만 몰두하는 미국 드라마 하우스의 주인공 닥터 하우스나 얼마전 인기리에 종영된 베토벤 바이러스에서 단원들은 내 악기라며 호통치던 강마에가 대표적인 경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왜 이런 위악적인 인물들이 인기를 얻는 것일까? 개인적인 생각은 복잡한 사회와 경쟁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게 위악적 인물의 감정에 충실한 모습은 묘한 대리만족을 주는 동시에, 그 내면은 우리와 다를 바 없이 연약하기에 상처받는 모습은 동질감과 동정심을 유발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위악적 인물이 행동과 환경을 배경으로 하기에 주로 영상 매체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면, 톡톡 튀는 대사를 생명으로 하는 위경(僞輕)-거짓으로 가벼운 체 하는 성격(이런 단어는 실제로는 없다. 딱히 이런 성격을 표현하는 말이 없기에 만들어본 말이다)-한 인물은 소설에서 빛을 발한다.
오쿠다 히데오가 쓴 소설 속 주인공인 닥터 이라부가 가장 대표적인 인물이라 할 수 있다. 정신과 의사이지만 본인이 정신 감정을 받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 의심되는 인물로, 그가 내리는 처방-예를 들어 죽음을 두려워하는 환자에게 가짜 장례식을 열어 죽음을 미리 체험하게 한다-은 보는 이로 하여금 웃음과 감동을 선사해준다. 우리 소설로는 드라마로도 방영된 ’한심남녀공방전’의 두 남녀 캐릭터들이 이런 인물이 아닌가 한다. 그리고 여기 모든 세상사를 ’가볍게’ 보며 살아가는 또 하나의 매력적인 캐릭터 ’나비’의 활약상을 담은 또 한 권의 책이 우리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2. 일본엔 닥터 이라부가 있다면, 한국에는 만능 해결사 나비가 있다.
’만능 해결사 나비’는 3일 안에 평화적인 방법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는 사무실을 운영하는 주인공 ’나비’가 다양한 고민을 해결해주는 이야기이다. 나비는 만사 태평에 먹는 것과 술, 낮잠을 좋아하는 낙천적인 캐릭터이다. 하나뿐인 조수에게도 괄시받는 그는 고등학교 때의 첫사랑을 잊지 못하는 순정남이기도 하다.
이 소설은 크게 두 가지 이야기가 병렬적으로 진행된다. 하나는 주인공 나비의 고등학교 시절의 이야기다. ’문제아’인 나비를 라이벌로 여기는 모범생 ’서열’과의 경쟁, 역도부에 부임한 코치 ’소녀’에 대한 짝사랑이 웃음과 함께 전개된다. 다른 하나는 주인공 나비가 다양한 고객들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사건 해결담이다. 마이클 잭슨(?)에서 기억상실에 이르기까지 나비를 찾는 이들의 고민은 다양하다. 이에 대해 나비와 그의 조수 위니는 성실하고 명쾌한 답변을 내려준다.
이 책은 가벼운 캐릭터, 가벼운 사건, 가벼운 진행을 통해 부담없이 읽을 수 있다. 가볍게 읽힌다는 점은 이 책의 첫번째 미덕이다. 바쁜 일상에서 책 한 권 읽기가 부담스런 사람들도 틈틈이 읽어도 일주일이면 완독할 수 있다. 하지만 책이 주는 감동과 생각은 ’묵직하게’ 다가온다. 이것이 이 책이 주는 두 번째 미덕이다. 나 자신과 내 주변 그리고 인생에 대한 진지한 성찰의 실마리를 이 책은 독자에게 진지하게 건넨다.
3. 답은 내 안에 있다, 필요한 건 단지 용기뿐!
필요한 실용서들을 읽느라 요사이 문학에 대해 많이 소홀했던 듯 하다. 굳이 변명을 하자면 요사이 순수 문학은 지나치게 난해하고, 장르 문학은 너무 말초적인 재미만을 추구하기에 싫증이 났다. 그런 나에게 이 책 ’만능해결사 나비’는 진정한 문학은 재미와 감동을 준다는 진리를 다시 한 번 깨닫게 해주었다.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문제들을 부닥치게 된다. 하지만 우리가 배운 지식과 주변의 충고를 합한다면 사실 해답을 찾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문제는 용기다. 문제를 직시할 수 있는 용기, 자신의 행동을 결정하고 실행할 수 있는 용기, 그리고 결과에 책임지는 용기야말로 진정한 ’해답’임을 만능 해결사 나비는 우리에게 쉽고 재미있게 가르쳐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