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눈앞에 죽음의 그림자가 어른거리지 않는다면, 오히려 사태가 더 악화되도록 그냥 내버려두어도 좋다. 그래야 초능력과 독기가 발동되니 말이다.
페이지 : p.25에서

 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 기자에서 베스트셀러 ’젓가락으로 들어올린 지구’의 작가로,  이후 다양한 분야에서 성공과 좌절을 맛본후 결국 감옥까지 다녀왔던 저자의 삶 자체가 책에 대한 강한 신뢰와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그 다음 서문과 목차를 보니 자기 계발서로는 특이하게  5명의 실존 인물의 삶을 통해 저자만의 기적 방정식을 증명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었다. 우화 소설이 대세인 자기 계발서들이 대세인 경향에 맞서는 저자의 뚝심 또한 맘에 들었다. 그래서 의심 반 기대 반으로 책을 읽었다.  

 결과적으로 이 책 또한 나에게 뚜렷한 성공의 법칙을 가르쳐주지는 못했다. 물론 구구절절이 옳은 말이기는 하지만, 동시에 그건 어디선가 읽거나 들었던 말이거나 나도 알고 있는 내용들이었다. 문제는 항상 실천이며, 그걸 할 내 자신의 의지라는 것 또한 아주 잘 알고 있다. 그렇다면 이 책의 출간은 불행이며 나 또한 낭비의 독서를 한 것일까? 

 자기계발서는 평균점을 받을 수 밖에 없지만, 이 책은 다른 책이 가지지 못한 뚜렷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바로 이 책이 이 땅에서 살아가는 한국인의 성공과 좌절을 다루고 있다는 점(예외가 있다면 거스 히딩크 감독인데, 명예 서울 시민이니 넘어가기로 하자)이다. 지금까지의 자기 계발서는 주로 서양이나 일본의 서적들이 대세를 이루고 있었다. 최근에는 자기 계발서 시장이 커지면서 중국과 유럽의 책들까지 발빠르게 소개되고 있는 실정이다.

 과문한 탓이겠지만, 강우현 (주)남이섬 사장, 서두칠 전 한국전기초자 사장, 미래산업 정문술 창업주, (주)놀부 김순진 회장과 같은 위기에서 기적같은 성공을 이룬 분들을 이 책을 통해 처음으로 접하고, 깊이있게 만나볼 수 있었다. 그들의 영광과 성공 뒤에는 확고한 신념과 치열한 노력이 있었음을 저자는 방대한 조사와 인터뷰를 통해 상세하게 밝혀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좌절과 성공의 기록들을 읽고 있자니, 우리가 배우고 본받아야 할 분들이 왜 더 많은 관심을 받지 못하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들었다. 오늘도 신문을 펼치면 기업가의 비리와 노조의 불법적인 파업 소식만이 읽힐 뿐이다. 이렇게 존경스런 CEO와 그들을 믿고 따른 열정적이고 헌신적인 사원들은 다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는다.

 자신의 봉급은 깍아도 직원들의 처우는 향상 시키는 리더, 늘 자신이 희생하고 솔선수범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아직도 우리에게는 희망이 있음을 참으로 오래간만에 느낄 수 있었다. 이런 분들이 점점 많아지기를, 그들처럼은 될 수 없었도 그들의 뒤에서 열심히 따라갈 수 있는 사람이라도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점을 느끼며 책장을 덮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