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으면서 점점 더 실망하게 만든 이야기....
오래전에 구매해 놓고 정신이 없어 못 읽고 있다가 다시 책을 드는 순간 거의 처음으로 읽게 된 로맨스 소설. 하지만 읽는 내내 손발이 오그라드는 오글거림과 앞뒤가 맞지 않는 이야기의 전개. 일관성 없는 인물들의 이야기에 언제쯤이면 이야기가 끝날까 답답해 하며 겨우 끝낸 책.
남자 주인공은 마피아. 매우 매력적인 직업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딱 그것 뿐.
남자 주인공의 어린 시절 이야기가 너무 부족하다. 거의 없다고 하는 것이 맞을 듯.
어린 시절 가깝게 지내던 태성? 이름도 잘 생각나지 않는 형의 이야기를 왜 했는지 모르겠다. 어린 시절 가깝게 지내던 형이 죽었다는 이야기만 나온다. 왜 죽었는지 어떻게 죽었는지 전혀 이야기 해 주고 있지 않다. 그럴거면 왜 태성이라는 캐릭터를 만든 것일까.... 무엇을 이야기하고자 한 것일까.
그리고 아무런 능력도 없이 그냥 돈 지랄만 하고 끝난다. 그가 한 유일한 일은 경매시장에 나온 여자 주인공은 100페세타를 주고 산 일. 그건 그냥 돈 많은 사업가도 할 수 있는 일이 아닌가. 매력적인 마피아의 수장으로 보여준 것은 아무것도 없는 듯. 마피아라는 그럴 듯한 남자 직업에 혹해서 책을 구입한 나로서는 그것도 매우 열받는 일이었다.
열받는다라.... 기분 전환을 위해 가볍게 읽고자 산 책때문에 더욱 스트레스를 받는다니.....
정말 작가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또 한 번 생각해 냈다.
내 이름으로 나오는 책을 내기가 어렵다니 이런 책도 시중에 나와 버젓이 홍보하고 팔리는 것을 보면 딱히 그렇지도 않은가 보다.....
여자 주인공. 그냥 로맨스 소설의 여자 주인공 하면 흔히들 떠 오르는 그런 이미지.
너무 순수하고 예쁘고 여리고 연약하지만 올곧은 성격에 정 많고....
하지만 이야기에게 그런 여자라는 것이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 작가가 그냥 그렇게 적어서 그런 여자구나 했다. 부모가 죽고 14년간 자신의 의견하나 내세우지 못하는 환경속에서 속엣것을 참고 살던 여자가 남자 하나 만나서 그것도 마피아를 상대로 하루 아침에 정말 말 그대로 하루 아침에... 아니 만나자 마자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해 달라 소리치고 악을 쓴다니... 도대체 이 여자의 성격이 뭐란 말인가....
정말 읽는 내내 짜증났다.
그리고 그녀를 키워준 큰아버지와 큰어머니.... 이들의 캐릭터도 정말 이해 할 수 없다.
큰아버지와 큰어머니면 여 주인공의 부모보다 나이가 많을텐데 여자 주인공이 24살이 된 시간에 그들의 나이, 적어도 큰어머니의 나이는 40대 초반이다. 결혼한지 20년이 넘어 간다 했으니 20대 초반에 결혼을 한 셈. 여기까지는 좋다 하자, 하지만 큰어머니는 임신을 하기 위해 혼자 불임클리닉을 다닌다. 남편의 아이를 원해서란다. 하지만 그들은 쇼윈도 부부. 심지어 밥도 같이 먹지 않는 이들인데 남편의 아이를 갖기 위해 그 늦은 나이에도 불임클릭을 혼자서 다닌다고? 말도 안 되는.....
읽는 내내 '메두사'가 계속 생각이 났다.
정말 재미있게 읽었던 책. 읽고 또 읽어도 재미있는 책이었는데....
이 책은....
메두사를 흉내냈지만 그것의 발끝에도 따라가지 못할 조잡한 인물설정과 엉성한 구멍투성이의 스토리 전개.....
요즘 이규보의 시를 읽고 있다. 그 유명한 시인도 자신이 지어 놓은 시를 시간이 지나서 읽으니 너무 부족하고 부끄러워 아궁이에 300점 가까이를 태웠다고 했다.
부끄러움을 느낀다는 것은 성장을 하는 것이라 했다.
부디 이 책의 작가도 성장을 했으면....
나는 글을 쓰는 사람도 아니고 비평가도 아닌데
돈을 내고 책을 사는 독자에게 적어도 내가 한 것과 같은 소리는 듣지 말아야 하는 것 아닌가.
정말 돈이 아까워 읽었다. 읽으면서 돈이 아까워 미치겠다는 생각 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