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이 소설이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책을 덮자마자 느껴지는 그 안도감이란....

비록 이 이야기가 '현실에서 있을 법한....' 그리고 지금도 실종된 사람의 얼굴이 박혀있는 전단지를 심심찮게 보게 되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 내용이 소설임이 나에게는 이렇게 다행스러울 수 없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이해할 수 없었다.

실종된 사람의 가족들이 시체라도 있었으면 하고 바라면서 울던것을. 죽은 사람을 보는 것보다 그래도 어디엔가에라도 살아있다고 믿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이 책을 읽고 깨달았다.

가족의 죽음을 보는 것 보다 실종된 가족을 기다리는 것이 얼마나 가혹한 것임을.

정말 천벌을 받는 것 같이 절망적일 것임을.

그렇다고 엄마가 자신을 '잊은' 가족들을 원망하느냐.... 그것이 아니어서 더 괴롭기까지 하다.

'세상 모든 자식들의 원죄에 대한 이야기.'라고 이적씨가 말했다.

결코, 절대 부정할 수 없다.

" 너를 생각하면 엄마로서 버젓한 기분이 들었던 내 마음을 말여. 아무리 자식이라도 뭔가 해줘야 할일을 못해준 자식들에겐 그런 마음 안 들더라. 자식인데도 미안하고. 너는 그런 마음으로부터 자유를 느끼게 해준 자식이었재." (218P)

엄마의 이 말은 내 엄마의 말씀이 아님에도 가슴에 피멍이 들 정도로 와 박혔다.

내 엄마는 제발 나에게 미안해하지 말기를....

제발 나는 엄마의 그런 마음으로부터 자유를 느끼게 해준 자식이 되기를...

 

엄마에게 전화를 드려야겠다.....

사랑이 꽉 차다 못해 흘러 넘친다, 흘러넘쳐....

하지만 정작 쓸만한 사랑이 하나도 없다는 이야기.

여자 주인공을 만나는 모든 남정네들은 그녀에게 사랑을 느낀다. 하루를 보았든 이틀을 보았든 상관없다. 그녀가 거세를 한 내관의 모습이든 남장을 했든 전혀 게의치 않는다.

남자 주인공은 또 누구란 말인가....

몇몇으로 추려 볼 수 있는데 우선 왕인 치우. 그는 여자 주인공인 신씨를 사랑하지만 우유부단하고 정이 넘치다 못해 온갖 악행을 저지르는 여인까지도 다 감싸 준다.

그리고 호위무사인 규. 호위무사가 거세를 해야 한다? 넓은 이해심으로 그럴 수 있다고 치자. 하지만 뒷배를 이용해 거세를 한 척 하고 궁으로 들어가서 누군가의 호위무사 노릇을 하고 있다. 누구의 호위무사인지 이 책을 읽고서는 결코 알 수 없다. 그리고 술김에 기녀와 몇 번 동침을 했다고 낯을 붉히며 이야기한다. 그리고 여자 주인공을 사랑한단다. 호위무사가 폐비를. 나중에는 왕이 그녀를 알아보고 자신의 곁에 두려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녀를 데리고 살 집까지 마련해 놓고 도망가자 한다. 거기에 대고 여자 주인공은 "여기서 그냥 날 가져라."한다.

이게 무슨....

하긴 여자 주인공도 만나는 모든 남정네들에게 호감을 느끼니까....

말로는 죽은 오라비를 닮았다, 가족같다 하면서 살갑게 대하고 눈웃음치고, 장난도 스스럼없이 친다. 조선시대가 아니라 자유연애 시대의 주인공들처럼....

아무리 자유연애 시대를 살고 있다고 해도 과연 사랑이 그렇게나 여러개일 수 있을까?

왕의 사랑을 받지 못하는 중전이 내관과 놀아났다.

왕이 불시에 중전의 침소에 들이닥쳤고, 내관은 반나신의 모습으로 도망가 버렸다. 중전은 나신으로 이불을 뒤집어 쓰고 벌벌떨고 있다....... 말이 되는 건가.....동궁에 있는 내관과? 

갑자기 나타난 인물 좌의정 원학. 중전의 아빠 즈음 되나 보다. 전편에서도 말했지만 워낙 쓸데 없는 인물들이 많이 나오고 별 설명도 없이 갑자기 나타났다 또 갑자기 사라지니 누군지 알 도리가 있나....

어쨌든, 왕이 사랑하는 여인을 납치하여 보란듯이 협상을 하자 한다.

내관과 바람난 중전과 제 가문을 협박한다나? 그래서 가만히 앉아서 당할 수만은 없다는 게 그 이유다.... 왕 앞에서 그리 말한다. 참나...

이게 말이나 되는 것인가?! 정말 황당하고 화가 난다. 어떻게 이런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책이라고 출판사에서는 출간을 하며 돈을 받는단 말인가!!!!!!!

또 하나!

그렇게 수 많은 인물들이 등장하면서 어찌 인물들의 성격이 하나같이 똑같은지.

슬프면 때와 장소 신분을 가리지 않고 울고, 해서는 될 말과 안 될 말을 구분하지 못하고 누구라도 누구 앞에서라도 막 해댄다. 왕이든, 중전이든, 폐비이든, 호위무사든, 궁녀이든, 내관이든....

모든 캐릭터의 성격이 다 똑같으니 읽으면서 심심하고 짜증나고 넌 왜 나왔니? 하는 의문만 생기지...

제발 다음이라도 이런 책이 내 손에 걸리지 않았으면.....

제목에 완전 속았다. ㅠㅠ

 

쓸데없이 인물들이 너무 많이 등장한다.

가뜩이나 이어지는 스토리가 없어 무슨 단편 소설을 읽는 기분이거나 어떨 땐 그냥 개연성이 없는 문장을 읽는 기분이 드는데 왜 등장하는지도 알 수 없는 인물들이 대거 등장하니 도무지 무슨 이야기를 하려 하는지 더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야기가 엉성하다 못해 너무 띄엄띄엄해 무슨 이야기인지 도무지 알 수도 없다.

주인공의 나이도 정말 어이가 없다. 열살에 만나 열 아홉에 헤어지고 그 후 7년이 지난 후의 이야기를 함에도 여자 주인공의 나이는 26살이 아니다. 아무리 어려 보인다 해도 사람들이 그녀의 나이를 10대 중 후반으로 본다니...

아비와 오라비가 죽임을 당하고, 사랑하는 임에게 버림을 받아 폐비가 되어 궁에서 쫓겨나 7년 세월을 산 그녀가 그런 나이로 보일 수가 있는지....

말이 안돼! 말이!!!

책의 반 정도를 읽고 있는 지금, 조선이 아니지만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난데 없이 처음 만나는 사람과 키스를 하지 않나, 정자에서 여자를 쓰러뜨리고 옷을 벗기질 않나...

나름 공부를 한 흔적이 엿보이기는 한다. 혼례를 올리는 장면이라든지 하는...

하지만 아무런 연관성이 없는 것이 그냥 그것만 컨트롤 X해서 컨트롤 V한 느낌이랄까.

조선시대에 중전에게 별명이 있었다.라니....

감히 왕족이 이야기 하고 있는데 그 마당에서 개와 놀고 있는 내관이라니....

정말 어이가 없다.

'수'라는 여인을 만난 모든 남자는 신분고하를 막론하고 그녀를 사랑한다.

왕도 왕의 형도, 다른 나라의 돈 많은 사람도, 왕의 호위무사도....

왜 좋아하는지는 모른다. 다만 여리여리 난초같은 겉모습에 자꾸 눈이 간단다.

여자도 그 모든 남자들에게 호감을 느낀다. 비록 이성으로서의 호감이 아니라고 하겠지만...

어쩌라고?!

도대체 수가 왕보다 나이가 한 살 많다는 것은 왜 이야기를 했을까...?

여자 주인공은 '수'라는 폐비인 것 같고 남자 주인공은 그 많은 등장 인물 중 도대체 누구란 말인가...

여자 주인공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아무리 내관 차림의 남장을 하고 있다고는 하나 폐비가 된 여인을 어찌 왕도 알아보지 못한단 말인지.... 그러고도 항상 그녀를 그리워 한단다...쯧쯧....

황당한 이야기 또 하나...

왕이 술을 많이 마시자 호위무사가 걱정스러워 말린다. 왕이 호위무사에게 술을 권하자 호위무사는 정중하게 물리치는 척 하고 왕이 그리하면 어쩔 수 없구나. 내가 다 마셔야지 라는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그럼 딱 한 잔만 받들겠사옵니다. 한다... 이리 우스울 때가...

내 돈 물어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