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보며 생명이라는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았다.

물론, 이 책은 철학적인 책은 아니다.

생명의 역사를 청소년들도 이해하기 쉽게

간략한 핵심만 담은 책이다.

그래서 책장 넘기는 속도가 물흐르듯 쉽게 넘어간다.

처음에는 지구는 어떻게 만들어졌는가에서 시작한다.

인간이 어디에서 시작되었는가를 끝까지 케면

사실 우주의 시작까지 파고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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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우리가 아는 시야 내에서의 생명의 시작은 지구이다.

그래서 1장에서 지구가 만들어진 과정, 태양계의 형성과정을 간략하게 짚고

2장인 생명의 출현으로 넘어간다. 여기서부터 본격적으로 생명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생명체가 언제 처음 나타났는지 생명체가 시작된 곳은 어디인지

생명체는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진화는 어떻게 일어나는지 나온다.

이 책은 지구과학보다는 생명과학에 대해 꽤 자세히 다루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에서 지구과학에 대한 내용은 우리가 교과서에서 배우는 것들 위주로

알찬 핵심만을 이야기 해준다. 당연한 말이지만 지구과학은 워낙 방대하기 때문에

따로 책을 만들어도 내용이 많다. 물론 생명과학도 마찬가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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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그냥 제목이 "어서와 생명의 역사는 처음이지?"였다면

더 좋았을 거란 생각이 잠깐 들었었는데 그 순간 좀 더 넓게 생각해 보았다.

그랬더니 지구의 역사란 곧 생명의 역사와 동음이의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생명이라는 것은 뭘까' 라는 의문이 들었다.

우리모두는 어디에 어떤 바다일지도 모르는 곳에서 시작해서

수 억년동안 돌연변이의 연속으로 인해 지금까지 발전해왔다.

우주론적 관점에서는 인간이 먼지보다 작은 존재이지만,

그 작은 존재를 유지하기 위해 긴 시간을 끈질기게 조금씩 진화해 온 것이다.

우리 모두는 앞으로도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계속 진화할 것이다.

자연의 일부로서 자연의 선택을 받아서 말이다.

그런 우리가 과연 우월과 열등을 따질 필요성과 자격이 있을까.

 

 

 

인류는 발전하면서 점점 가부장적으로 흘러갔다.

고대에는 오히려 여성의 가임능력을 존중하고 여성의 채집능력을 중시했다.

그래서 모계사회도 많았는데 어느새 인류는 남성중심의 사회가 되었고

여성은 신체적, 정신적으로 남성보다 뒤떨어지는 존재로 변모해갔다.

거기에는 종교의 역할이 컸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역사를 돌아보면

최초의 신의 개념은 삼라만상을 낳은 대지의 여신이었다.

 

그래서 사제로서의 역할은 여성이 늘 해왔고 왕권과 신권이 하나였던

고대에는 여성이 우두머리의 위치에 있었다.

임신과 출산에서 남근의 역할을 깨달은 남성들이 남자의 모습을 한 '신'을 만들어냈고

신체적으로 월등한 남성들은 힘으로 여성들을 억압하기 시작했다.

기나긴 억압의 시간을 지나며 여성은 남성보다 하찮은 존재가 되어버렸고

다시 여성이 남성과 동등한 위치의 인격임을 알리기 시작한 것은 100년이 채

안되었다고 한다.

 

그러한 역사속에서 여성은 분야를 막론하고 억압받아왔는데 미술계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 책에서는 남성중심의 미술계에서 자신의 이름을 알리려 했던 여성화가도 있고

아버지나 남편 또는 남자형제의 그늘에서 자신의 이름을 알리지도 못했던 여성화가도 있다.

대체로 16, 17세기 이후의 여성들이고 그 시대의 미술계는 여성에게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었다.

일례로 그림의 최고경지는 역사화를 그리는 것이었는데 그림들이 대부분 역동적이었다.

그래서 근육의 움직임과 신체에 대해 알아야 했기에 누드를 그리는 것이

화가에게는 필수였다.

 

그러나 여성이 누드를 그리는 것은 점잖치 않은 것이라는 인식이 팽배했던 시대였기에

정물화나 초상화 그리는 것에 그쳐야 했던 여성화가들이 대부분이었다.

이들의 그림들은 살아생전에는 찬사를 받았기도 하지만

뛰어난 재능에도 불구하고 시대적으로 앞서가는 생각을 담은 그림은 빛을 못보기도 했다.

찬사를 받았던 못받았던 그녀들이 죽은 이후에 그녀들의 역사는 미술사에서

다뤄지지 않았으며 그녀들의 그림은 오랫동안 빛을 보지 못했다.

 

왜 여성이 그린 그림이 보이지 않냐고 큐레이터의 부인이 의문을 제기했든 또 누가

전시회를 기획했든 이제는 그 굴레를 벗고 이제 여성화가들의 그림들이 남성화가들과

동등한 위치에 걸려지게 되었고 곧 '여성화가'가 아닌 그냥 '화가'로써 이름을 알리는

시대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젠더의 잣대를 세우지 말고 어디에서든 어떤일에서든 평등한 권리와 의무를

중시하는 시대가 되기를 바라본다.

 



예전에 '플라스틱 병의 모험'이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었는데

적지않은 보람을 느껴서 이 책 역시 읽어주게 되었다.

환경오염의 심각성은 이미 학교에서 배우고 있다.

분리수거의 필요성도 마찬가지로 가정에서 눈으로 보고

아이들과 함께 분리수거를 하기도 한다.

 

그래서 다 쓰고 씻은 페트병이나 캔이 모인 재활용박스를 보고

더럽게 생각하지 않는다. 아이들은 그것을 '자원'으로 생각한다.

나의 부모, 그리고 우리의 어렸던 시절보다 아이들은 재활용에 대해 잘 안다.

그렇다면 더이상 재활용에 대해 배울게 무엇인가라는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지만

이 자원들이 어디로부터 시작되고 어디로 가는 지 알게 된다면

아이들은 재활용품의 유용성에 대해서 더 흥미를 가지게 될 것이다.

 

바라건데, 길에 떨어진 알루미늄 캔만 보더라도 저걸 재활용한다면 쓰임새가

어떻게 변할지에 대해서 생각하게 될테고 캔이 아무데나 뒹굴게 버려두지 않을거라는

희망을 가지고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었다.

 

그러나 그런것은 나의 내 생각일 뿐, 아이들은 알루미늄 캔의 시작점에서부터

신기하게 생각했다. 보크사이트가 공장에서 캔으로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이

화학반응으로 인한 것이기에 어린이들이 이해하기 어렵다고 생각했던지

이 책에서는 그리 상세하게 그려져있지 않아서 아이들은 마치 '마술'과 같이

여겨지는 듯 했다. 그런 '마술' '마법'같은 것들에 매우 호기심이 많은 나이이기에

캔으로 만들어진 이후의 여정은 그냥 들으면서

(과연 내 이야기을 듣고 있는 건지 의문이 들 정도로) 어떤 표정의 변화도 없었지만

책을 다 덮고 난 후에도 여전히 아이들은 어떻게 땅밑의 돌덩이가 쇠로 변하는지

궁금하고 신기해했다. 포털에서 사전을 본 나는 아이들에게 설명을 열심히 해주었다.

그러나 그리 궁금증이 풀린 표정들은 아니었다.

 

어쨌든 아이들이 책을 보고 궁금증과 호기심을 가지게 된 것만으로도 나는 기쁘고

계속 이 책을 접하고 같은 이야기를 듣더라도 아이들이 배우고 이해하는 수준이

점점 높아진다면 자연적으로 이해할 날이 오리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