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권을 덮고 2권을 시작해야하나? 말아야하나?를 놓고 고민했다.
기왕지사 읽기 시작한 책이니 끝장을 봐야할 듯 해 2권을 펼쳐 들었다.
세상 많은 여자들 중에서 정말 이렇게 답답하고, 이해하기 힘든 사람도 있을거야!! 하는 생각으로 읽어 나갔다. 

"나는 아주 어릴 때부터 남을 불행하게 만드는 사람이었어..... 내가 태어난 후 아버지가 영 집을 떠났다는 것이 내 운명이었지. 그것이 운명이었다면 말이야.....민호 아빠 그리고 남호영씨까지 나를 만나고 더욱 나쁘게 변해가는 걸 보면서 나는 그것을 확신하게 되었던 것 같아.....누구든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불행해진다고, 내게는 사랑하는 사람을 해치는 나쁜 저주가 붙어 있다고 말이야.....그랬지. 그래서 오빠를 절대로 가까이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어. 나는 나쁘게 될 소지가 많은 사람, 절대로 나를 행복하게 해주지 못할 사람만 선택했던 거야. 날 따라다니는 저주는 아버지가 아니라 바로 그런 선택들이었어. 나에게 친절한 사람들을 소홀히 대하고 나에게 불친절한 사람에게 지극한 마음을 쏟아붓기.....빈 구석이 많은 사람만 사랑하지, 그래야 그 사람들이 날 버리지 않을 것 같았거든.....그래서 오빠가 결혼을 한 다음에야 나는 그 사람하고 이혼을 결심할 수 있었던 거야. 오빤,.....오빤 내 원죄였거든."----------p252-253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불행해 지는것 보단 내가 불행한 편을 택하겠다.....
처음부터 사랑하는 사람이 같이 할 수 없기 때문에 불행해진다는 생각은 왜, 하지 못했을까? 
이 책의 마지막에라도 자신의 감정을 솔직히 표현하고, 한발작 다가가는 모습에서 그나마 위안을 삼는다.

가슴 한 곳이 답답한 것이 무언가가 내 몸의 순환을 방해하고 있는듯한 착각속에서 이 책을 덮었다.
우리는 세상의 많은 다양한 사람들을 통해 다양한 삶을 발견한다.
나의 주관적인 생각으로 남들의 삶을 옳다, 그르다 판단하는것은 더없이 이기적이고, 오만한 행동이지만, 나는 세상 다양한 삶을  나름의 옳고, 그름으로 예문으로 만들어 놓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가끔씩은 나 자신도 알게 모르게 착한 여자 콤플렉스에 빠져,  내 스스로를 진흙탕 속으로 점점 빠지게 만들어 스스로를 힘들게 할 때도 있다.
[착한여자].....
책 속 주인공 ’정인’을 통해 나는 한번더 지금 현재의 내 삶을 본다.
3개월전 처음 이 책을 읽기 시작했지만  끝내 1권도 다 읽지를 못하고 덮어 두었다.
책을 읽으면서 점점 가슴 답답해하며, 짜증나는 스스로를 감당할 수 없어 책 읽기를 계속 할 수 없어 끝내는 덮고야만 것이다.
지금 현재...다시 책을 펴읽고 있다. 왜일까??? 책 들속에서 자꾸만 눈에 띄는것이...’나 한번 읽어줘요’하는 듯 했다.
세상의 다양한 사람들을 다 이해하며 살 수는 없다. 사실 나 자신도 이해가 안될때가 얼마나 많은가? 하지만 ’정인’의 삶은 너무 답답하고, 슬프다.
어린시절 엄마의 죽음, 아버지의 외도, 오빠의 가출 등등 현실을 감당할 수 없을 많은 사건들과 함께한 정인이다. 
이런 일련의 사건들이 정인을 나약한 존재로 만들기야 했겠지만, 뻔히 속이 들여다 보이는 결혼을 선택하고, 그 속에서 점점 무너지는 정인을 보며 할 말 잃고 만다.

            "너 같은 여자는 정말 지겨워.....너같이 살찐 여자, 너같이 정신없는 여자......
             같이 무식한 여자, 너같이 눈치 없는 여자........................p283"
            "그는 다른 여자들을 만나고 있어요......그는 다른 여자들과 자고 있어요...... 
              나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p2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