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 비가 그치고 해가 나고 있습니다. 언젠가 저 하늘에 먹구름 다시 끼겠지요. 
     그러나 J, 영원한 것은 이 세상에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또 살아 있습니다."
                                                                                                                                - p 204 -

      ’ 빗방울처럼 나는 혼자였다’ ..........공지영

소설이 아닌 산문집이라 느낌이 달랐다.
작가분의 일상을 엿 볼 수 있는 색다른 느낌이다. 
적재적소의 시는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히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시는 사실 나에게 조금은 낯선 느낌인데, 이 책을 통해 시가 얼마나 사람의 기분을 차분하게 하는지를 알게 되었다. 
대부분의 글속에서 작가의 외로움을 읽어 낼수 있었다. 
흔히들 예술가는 외롭다는 말이 사실인듯 했다.
겉으로 보이는 보통의 우리네에게는 동경의 대상인데, 작가 자신은 군중속에서의 외로움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읽는 간간히 작가의 외로움이, 사랑이 나에게로 전가되는 기분...

    " 이 시를 읽으면 슬품이 죽음 앞에서 위대해지고, 사랑이 운명 앞에서 세상을 
      덮습니다. 겨우 레몬 한개로 사랑의 절정과 성숙의 무르익임을 봅니다. 겨우 
      레몬 한개로 죽어감이, 차마 뱉을 수 없는 슬픔이 '그처럼 위대한 생의 한가운
      데'로 변해 아름다움으로 까지 승화되는 이유는 단 하나, 지극한 사랑 때문이
      겠지요. "           ---- p 35, <겨우, 레몬 한 개로>

     " 기차는 종이책과 닮아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사실 오래되고 얼마간은 비
      효율적이지요. 그래도 그것은 우리를 편안하게 생각하게 만듭니다. J, 저는 이
      제 느리고 단순한 것들을 사랑하고 싶습니다. "
                                ---- p55, <느리고 단순하고, 가끔 멈추며>

나의 온몸과 마음은 겨울의 얼음속에 갇혀있다.
얼음을 온 힘을 다해 부셔버리고, 세상 밖으로 나가고 싶은데...언제가 될지, 누구도 알 수 없다.
계절의 변화는 없고, 오로지 겨울만이 존재하는, 그래서 봄이 어떤 느낌인지? 봄이라는 계절이 단어에만 국한되어 있는것은 아닌지? 알 수 없다.

"더 로드".....코맥 매카시

이 책을 읽는내내 나는 겨울의 춥고, 음산한 분위기에 갇혀 여행을 한 기분이다.
봄이 과연 존재하는 계절인가에 의문을 품으며, 기나긴 겨울속에서 온몸의 감각을 잃어 가고 있는 기분이랄까?
이 책의 중심인물인 그 남자와 소년...부자관계이다.
둘은 하염없이 무언가를 찾아(?) 아님 무언가를 피해(?) 길을 따라 여행을 한다.
왜? 이렇게 여행을 하는지에 대한 배경 설명은 없다. 그래서 읽는 내내 왜?일까의 의문속에서 함께 여행을 한다.
이야기속에는 끔찍한 약탈과, 살육의 흔적들이 곳곳에 등장한다. 그래서 전쟁속에서 두 인물이 피난의 길에 있는게 아닐까 유추해본다.
이 책에서 아버지와 아들에 사랑이 가슴 따뜻하게 그려진것 같다. 아버지의 가슴찡한 부성애에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고, 아들의 아버지를 위하는 마음에도 역시나 같은 감정이었다.
서로를 위하며 끝을 알 수 없는 여행길에 놓인 두 인물을 보며, 나 역시도 어둠고 외로운 여행길에 같이 서 있는 기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