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한 번 궁금한 걸 물어봐야지 했는데 이번에 하게 되었다. 
인터뷰어는 저번에 글북과 함께 설빔을 입은 수염난 여자 글봉이가 수고해주었다.

소인은 그저 꿈을 좇았을 뿐입니다. 실은 소인, 방송 작가 지망생이었지요. 
(새로운 발견이다)
개그콘서트의 메인 작가님 밑에서 온갖 구박을 꾸역꾸역 참아내며, 
매일매일 빵빵 터질 원고를 써 내려가고 있었사옵니다.
(어쩐지 개그성이 남다르더니 이런 엄청난 비밀이. 서브작가의 설움 메인은 모른다...)
 헌데 운명처럼 책 정글 인팍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사옵니다. 
요즘 화제인 한비야님의 신간을 패러디 하자면 <그건, 운명이었네>가 아닐런지요.

시원섭섭하다는 표현은 이럴 때 써야 맞는 것 같사옵니다. 
그간 일 년이 넘는 시간 동안 북피니언 여러분들의 구석구석 체취를 찾아 킁킁 거리며, 
좋은 소식 혹은 힘든 소식들을 전해드릴 때에 정글북은 정말 행복했습니다. 
헌데, 점차 정글북의 소식 보따리가 식상해지기 시작하면서, 
여러분의 소소한 덧글 수가 점차 감소하는 슬픔을 맛보면서… 
(요거 읽다가 혼자 피식피식. 덧글을 먹고 사는 정글북이었고나!)
‘박수 칠 때 떠나라’는 말을 실감하였사옵니다.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고,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는 법. 
더 좋은 모습으로 찾아뵙겠사옵니다. 
(이건 좀 상투적인...글북 스타일이 아니옵니다 히히)

사실은 이렇사옵니다. 처음엔 삼총사가 있었지요. 
정글북, 고민희, 외계인. 
상사님께서 그 중 너와 가장 가까운 캐릭터를 고르라 하시기에 소인 단번에 정글북을 골랐고, 
북피니언 여러분의 뜨끈뜨끈한 사랑을 받는 지금의 글북에 이르렀사옵니다.
(탁월한 선택, 굿! 이제 운영자들도 딱딱함은 금물. 기발하다.)

눈. 정글북의 홈에서 보면 아시다시피, 색안경 안으로 보일 듯 말듯 직선 두 개가 찌그려 져있는 눈! 
(그 많은 것 중 가장 두려웠던 눈을 닮으셨단 말입니까!) 
마치 소인을 모델로 만들어진 것이 아닌지, 흡사 오해를 불러일으킵니다.
(여기서 빵 터졌다!) 
심지어 인팍에서도 소인은 정글북으로 불리고 있사옵니다.그것이 바로 정글북과 소인의 유사점이옵니다

목소리가 잘 꺾입니다. 실은 상당한 콤플렉스가 될 수 있사오나, 
긍정적인 인간형인 글북은 그 마저 매력으로 생각하옵니다. 
한 번 듣게 되면 잊을 수 없는, 자꾸자꾸 듣고 싶어지는 꺾임! 
(여기서 두 번 빵빵 터짐! 본인 입으로.)
언젠가 몸소 체험하실 날이 오길 기다려 봅니다.

중학교 3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 사이로 돌아가고 싶사옵니다. 
왜냐고 물으신다면, 부끄부끄 하오나 글북의 연애활동이 가장 활발했던 시기이지요. 
다시 오지 못할 글북의 꽃 같은 시절! 크흑 눈물이.
(어쩐지 슬프다...)

07.무인도에 간다면 꼭 가져갈 세 가지
책. 앨범. 엠피3 (이건 철저히 무인도에 홀로 간다는 전제하에)
책은 다들 생각하시는 이 이유이옵고, 앨범은 추억을 회상하기 위해서 이옵니다. 
글북은 사진 찍히는 것이 아닌 찍는 것을 심히 즐기옵니다. 
추억의 한 페이지로 자리잡은 앨범 속 사진들을 본다면 외로울 틈도 없겠지요. 
마지막 엠피3! 글북은 음악 없이는 살 수 없는 몸. 기기가 허락한다면 라디오도 되는 녀석으로 챙겨가렵니다.
낭만파 글북이 해보고 싶은 하나는 밤새도록 사랑하는 애인님과 두 손을 꼬~옥 마주잡고, 
하염없이 걷는 것이고,
(이 쉬운 것이 갈수록 어려워진다에 공감하면 안되는데 꼬~옥에 절실함이 느껴지지 않는가) 
북피니언 동의자 1 , 000만명 시대를 맞이하는 것이며 
사람을 향하는 글북이 하고 싶은 마지막 하나는 죽기 전에 한 분이라도, 
더 많은 사람들의 어깨를 다독여주는 것이옵니다.

사람. 절대 사람. 
아무리 사는 게 괴롭고 고달파도 누군가의 어깨를 두드려 줄 수 있는 손과,
 힘차게 걸을 수 있는 두 다리와 세상의 만물을 감상 할 수 있는 두 눈과,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에 빠질 수 있는 뇌를 가진 사람! 절대 사람으로 태어나고 싶사옵니다.
(긍정적인 정글북) 


이 질문을 보는 순간 글북의 머릿속에 떠오른 두 글자는 ‘시골’ 
글북은 시골을 그리워합니다. 천상 서울토박이지만 -_-;
(요걸 굳이 뒤에 붙인 이유는 뭘까 쿨럭~ㅋ) 
쿨쿨쿨 깊은 잠에서 깨워주는 새소리가 좋고, 창호지 틈으로 비추는 햇살이 좋고, 
한 겨울 문고리를 밀어 아침 공기를 맞을 때의 상쾌함이 좋고, 아궁이 가득 불을 지필 때, 그 향내가 좋고, 가마솥 가득 익어가는 찰진 옥수수가 좋사옵니다. 글북은 구수한 사람이니까요.
(아~ 누룽지 향내나는 정글북)


어느 책 제목입니다 <그래도 계속 가라> 
괴로워도 슬퍼도 외로워도 주저앉아 울지언정 뒷걸음질은 치지 말자고 글북은 매일 아침 다짐합니다. 
걷다 보면 어딘가에는 도착할 것이고, 오늘의 발걸음이 내일의 글북을 만들거라 생각합니다.

먹어도 살 안 찌는 초능력. (요즘 내가 원하는 절실한 능력)
갈수록 살찐 사람들은 살아남기 힘든 세상이 오고 있습니다. 
급격히 배가 남산만해지고 있는 글북도 간과할 수 없는 문제이옵니다. 
살아갈 날들이 많은 글북에게 뱃살은 짐이 되고 있사옵니다. 
아- 숨쉬기도 힘든 글북입니다.(캐릭터와 동일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