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많이 두꺼운 책을 보고 약간 당황했지만 그래도 너무 읽고 싶었던 책이라

읽어 내려갔다. 

감사하게도 주말에 잡힌 약속이 꽤 긴 시간 지하철을 타고 가야 하는지라

나는 지하철에서 쿵린과 수위, 그리고 만나를 만나게 되었다.

기다림은 쿵린이 만나와 결혼하기 위해 수위와 이혼하려 매년 시골에 있는 그의 집으로

찾아가고,  여의치 않자 17년간 별거생활을 하면 부부가 이혼을 할 수 있도록

법으로 허락하기에 린은 모든이들이  인정하는 부부가 되기 위해 그는 만나와는

어떠한 육체적 관계없이 기나긴 세월을 기다렸다.

쿵린은 우유부단한 사람이며, 사랑도 중요하지만 주위의 시선과 권위에 대해서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런 이가 마침내 그의 아내와 이혼하게 되고

꿈꾸던 만나와의 결혼도하게 되지만,

결국엔 그 길고 길었던 기다림에서 자신이 얻은 거라곤 지쳐가는 결혼생활과

중년의 그에게 생긴 쌍둥이 아들, 그리고 삶을 몇년 지탱할 수 없게된 만나....

기다림의 끝에서 그가 간절히 원한건 현실에서의 도피였다.

작가는 우리에게 무얼 말하려는 것일까?

400페이지가 넘는 책을 읽는 동안 린에 대한 연민 보다는

시부모님을 정성스럽게 모시고 불평 불만없이 묵묵히 사는 아내를 단지 얼굴이

빛나지 않는다고 해서,  대외적으로 내놓기 부끄럽다는 이유로 이혼하려 노력하는 모습

자체가 맘에 안들었다. (조강지처 버리면 벌 받는다!!!)

결국 새로운 결혼생활에 지친 린이 쉬고 싶은 안식처라 생각하는 곳도

결국엔 수위의 품인걸,,,,,

인생은, 기다림은 아이러니하게도 우리가 생각치 못한 다른길을 가는것 같다.

난 제목에 이끌려 책을 고르고 읽는 편이다.

제목이 꽤 멋스럽고 스타일이 살아있는거 같으면 거침없이 확 들어 사고 마는데

아직 실패를 겪지 않아 나의 눈썰미에 감탄하고 있는 중이다..ㅋ(자뻑아님!)

이 책은 음...뭐랄까....

여행으로 내 영혼이 진정으로 자유로워지고, 어느 국가에도 어느 도시에도 속하지 않고

나를 찾아가는 미로찾기같다는 생각이 든다.

끝없이 펼쳐진 사막앞에 인간은 하찮은 미물일 뿐이라는 생각.

지독하게 아파 생사를 넘으면서 내가 살고 있는 이 삶이 매순간 소중하다는 생각.

여행이 좋은이윤, 여행을 하는 기간의 그 여유로운 시간 뿐만이 아니라,

현실로 돌아와 나 자신의 삶을 다시금 돌아볼 수 있으며,

지금 내가 치열하게 살아가는 현실이 실상 치열하지만은 않고 진정

행복하다는 생각을 여행이라는 개체를 통해 느끼게 된다는 점이다.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무덤에 새겨진 글....

" 나는 아무것도 원하지 않는다.

 나는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자유. "

여행작가들의 글들을 통해 난 또다른 창으로 세상을 본다...

책 제목에 이끌려 사게 된 책이다.

지금 나에게 딱 어울릴 만한 책이었다.

나 자신을 헝클어가면서 살아갔던 내 모습에 반성하며 읽은 책이니...

아~ 참 소박하면서도 센스있다.

글쓴이의 쓸쓸함이 곳곳에 묻어나 있으면서도 , 뭘까 이 혼자만의 삶이 주는 아우라는....

사진과 글과 영혼이 한데 움직인다고 해야하나?

저자가 추천해준 1월 스산한 경주를 보기위해 밤기차표를 끊었다.

다음주엔 스산한 경주가 주는 풍경에 취해 있을 듯.

추적추적 비까지 내려주면 더할나위 없을텐데....

나 센티멘탈해질래~~!!!!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