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에 들어가기에 앞서】

저는 28개월 된 아이를 둔 엄마입니다. 이제 우리 아이에게도 자연관찰 관련 책을 사 주어야겠다고 마음먹고 있던 중에 이런 서평 이벤트를 알게 되었답니다. 사실 전집을 알아보고 사주면 좋겠지만, 얼마나 활용하게 될지, 아이가 잘 볼지, 우리 아이에게 맞는 전집은 어떤 것일지 이런 고민이 있던 찰나에 이렇게 2권의 책을 미리 볼 수 있다니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습니다. 저희 집을 찾아온 두 권의 책은 <<투구벌레 장수풍뎅이와 턱 장군 하늘소>>, <<옹기종기 연못에서 살아요>>입니다. 아이는 이 책들을 보자마자 “읽어 줘요~ 읽어 줘요~” 합니다. “엄마가 먼저 읽고 읽어줄게” 해도 들은 체를 하지 않았답니다. 사실 저도 자연관찰분야에는 거의 문외한이라 좀 먼저 읽고 읽어주면 더 좋을 것 같았거든요. 그렇지만 저희 아이는 그럴 기회를 주지 않았답니다. 자연관찰 책에 이처럼 적극적으로 반응할 줄 정말 몰랐습니다. 엄마로서는 그래도 참으로 반가운 일이었지요. 그럼 두 권을 책을 만나볼까요?

【사진으로 읽는 자연 이야기】

<<투구벌레 장수풍뎅이와 턱 장군 하늘소>>

▒책 내용을 알기 쉽게 해 주는 책 제목

제목이 사실 좀 발음하기가 어려워서 우리 아이에게 사전 정보 없이 처음 읽어 줄 때 엄마 발음이 약간 꼬였습니다. 그럼에도 책을 읽어가자 참 제목을 잘 붙였다는 생각이 드네요. 곤충의 특징을 아주 잘 꼽았습니다. 그냥 장수풍뎅이와 하늘소하면 바로 무슨 곤충이야기인지는 알 수 있겠지만, 왠지 좀 밋밋한 것 같은데, 곤충의 특징을 잘 부각시켜 놓으니 재미있습니다.

▒시원시원하고 깔끔한 사진

제목이 들어있는 속지를 넘기자마자 장수풍뎅이 사진이 시원하게 나옵니다. 한 페이지 전체를 장수풍뎅이 사진 한 장에 할애하고 있는데, 사진도 선명하고 장수풍뎅이도 큼직하게 나와서 확실히 알 수 있게 되어 있어 아주 좋답니다. 한 페이지에 기본적으로 사진은 1-2씩만 넣어 주어서 전체적으로 구성이 시원시원하고 산만하지 않아서 좋네요. 2페이지 정도에 그보다 약간 많은 사진이 담겨 있었는데, 애벌레가 장수풍뎅이가 되는 과정 등 꼭 필요한 부분이었기에 사진 편집과 구도 등에 있어서는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우리 아이처럼 어린 아이들은 사실 내용보다는 그림으로 이야기를 읽는 데 그림이, 너무 작거나 많으면 읽기 싫고, 아이도 흥미를 덜 보이는 것 같아요. 그런데 이렇게 그림이 적으면서 큼직큼직하니까 처음 자연관찰로는 아주 마음에 듭니다.

▒읽기 편한 내용

글씨도 큼직큼직하고 내용도 읽기 편합니다. 아이에게 읽어 주기 쉽게 구어체 문체에다 문장도 짧아요. 그리고 다루고 있는 내용도 정보를 주는 동시에 읽으면 한 편의 짧은 동화 같은 느낌을 주게 재미있게 썼네요.

▒자연동화 같은 느낌의 그림 삽화

사이사이 그림으로 삽화를 그려주어서 자연동화를 읽는 느낌이 있습니다. 이 그림 삽화는 우리 아이에게 자신이 앞에서 본 실제 사진 속 주인공을 찾아보는 재미를 주는 동시에, 앞의 사진에서 못 다한 이야기를 만들어 볼 수 있는 이야기장을 또한 마련해 주었답니다.

▒책을 통해 얻은 지식

장수풍뎅이와 하늘소책은 자연 관찰 책을 접한 적이 없는 아이와 제게 모두 새롭고 신선한 내용이었지만 그 중에서도 엄마에게도 참으로 신기한 내용이 있어 아이에게 다시 한번 이야기를 해 주게 된 것이 있습니다. 바로 하늘소가 알에서 어른 하늘소가 되는 데 4년이란 긴 세월이 걸린다는 것입니다. 엄마 하늘소가 알을 낳은 지 4년이 되는 여름에야 비로소 어른 하늘소가 되어 세상 밖으로 나온다는 것이 매우 신기하기만 했습니다. 곤충인데 이렇게 애벌레로 오래 있다는 사실이 매우 새로웠습니다. 저는 곤충은 보통 한 두해살이로만 생각하여서 길어도 1년이면 다 애벌레에서 성충으로 탈바꿈 하는 줄 알았답니다. 그런 엄마의 무지를 비웃듯이 긴 기간을 애벌레로서 나무속에서 살다가 나오는 하늘소이야기는 아주 흥미 있었답니다.

▒곤충사진임에도 많이 징그럽지 않아

어린이 명화갤러리 서평책 소포를 풀어 보면서 정말 서평이벤트에 참여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책을 다 읽기도 전에 표지와 구성만 대충 보고 이런 생각을 한 것은 처음이랍니다. 그처럼 두 권의 책은 어린이의 마음뿐 아니라 어른인 제 마음을 흔들어 놓았지요. 막연히 미술은 어려운 것이고, 미술은 나름 그에 대한 흥미나 적성 특기 등이 있어야 하는 것이며, 감상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했었답니다. 그만큼 미술에 관해서는 문외한으로 학창시절 미술시간에 만난 것이 고작이었지요. 그런데 두 권의 책을 보는 순간 참 제가 몰랐던 것을 느꼈답니다. 마구 마구 읽어보고 싶고, 화가들의 생애와 그림, 그리고 그 뒤에 숨은 이야기들에 대한 흥미가 새록새록 일어나는 것이 책을 읽는 즐거움이 기대이상이었습니다. 아이에게 읽어 주며 아이와 함께 하려고 한 책인데, 엄마가 먼저 빠져드니 우리 아이는 당연 같이 볼 수 밖에요. 겉표지부터 어느 한 미술 갤러리에 걸려진 작품인 것 같은 느낌을 주는 고급스러운 명화 갤러리 책 가운데 저는 르누와르와 고갱의 작품을 만났습니다.

***명쾌한 색채의 화가 르누아르***

겉표지를 넘기자 르누아르의 초상 그림이 있는 속지가 나오고 그 뒤의 목차가 나옵니다. 목차의 구성을 보니 크게, 르누아르가 살았던 시대, 르누아르의 생애, 르누아르의 작품 세계, 르누아르의 영향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단순히 명화와 그에 대한 설명에 그치는 책이 아니라 목차만 봐도 기본적으로 작가에 대한 이해를 높여줄 수 있는 배경설명에도 많은 부분을 할애할 수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것은 책을 읽으면서 더욱 확연해 졌답니다. 화가가 살았던 시대배경 속에서 화가가 어떠한 영향을 받고 어떠한 생각 가운데 자신의 미술세계를 펼쳤는지, 그러한 화가의 작품에 영향을 준 가족이나 주변인물들은 누구인지, 작품을 어떻게 제작했으며, 작품의 모델이나 의도는 무엇인지 등등 아주 세세하게 나와서 정말 저같은 문외한이라도 작품에 대해서 일정수준 이해를 하고 감상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습니다.

르누와르는 1862년 샤를 글레르의 화실에서 모네, 시슬레 등과 함께 미술 공부를 하였고 1864년 파리의 살롱에 처음으로 작품을 출품해 입선되었답니다. 샤를 글레르 밑에서 공부하다가 나중에 함께 그림을 그린 화가들은 대부분 '인상파'였습니다. 르누아르는 인상파 화가와 함께 성장했습니다. 그러나 1883년 르누와르는 인상주의가 막다른 길에 다다랐기 때문에 새로운 화법을 찾을 것이라고 공공연히 말하고 다녔답니다. 르누아르가 새로운 화법을 찾으려 했던 1880년대를 오늘날 르누와르의 '메마른 시기'라고 부른답니다. 그는 기존의 인상주의 기법과는 다른 그림을 그리기 시작합니다. 1890년대 인상주의 그림은 르누와르가 막다른 길에 다다랐다고 느꼈듯이 미술 화법으로서는 폴 고갱의 상징주의에 점차 밀리기 시작합니다.

▣르누와르의 작품감상 ▣

르누아르의 여러 작품들 가운데서도 저는 1976년 작인 <물랭 드 라 갈레트>에 시선이 꼽혔습니다. 참 아름다운 그림인데요 햇빛에 비치는 그림자가 사람들 위에 아주 잘 표현되고 있어서 자꾸 봐도 실증이 안납니다. 설명을 보니 이 그림은 19세기의 가장 아름다운 그림으로 손꼽힌다고 합니다. 어떻게 보면 상당히 어지러워 보이기도 하는데 나뭇잎 사이로 떨어지는 햇빛이 사람들의 얼굴과 땅에 그늘을 드리우면서 그림 전체에 얼룩같은 느낌을 주고 있어서 그런가 봅니다. 그런데 제게는 그런 부분이 단조롭지 않고 오히려 생동감있게 느껴집니다. 이 그림을 통해서 유럽의 19세기의 의상이나, 무도회 문화, 사람들의 행동양식 등을 잠시 생각해 보는 상상의 시간을 가졌답니다. 명화 그림 옆 페이지에 물랭 드 라 갈레트에서의 무도회에 대한 흑백 사진을 실어줘서 실사와 비교해 보는 즐거움도 누릴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르누아르의 전형적인 이미지는 화창한 여름날, 예쁜 소녀들, 편안한 시골 풍경 등이랍니다. 오늘날 광고에서 많이 쓰이고 있는 이미지들이지요. 그의 그림을 보고 있노라면 소녀들에게 풍겨오는 순수함과 연약함

갖다주라며 아이를 데리고 갈 것 같아요. 그렇지만 이 책의 읽은 후의 저는 아이에게 약간의 시간을 주면서 스스로 반성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할 것 같음을 느꼈답니다. 엄마가 잘못이야 얼른 이렇게 해! 라며 강압적이고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자신의 행동에 대해 무슨 잘못을 했는지 느끼고 그 행동을 개선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필요함을 느꼈답니다. 루시의 선생님과 부모님처럼요..

아이의 심리를 읽을 수 있고 또 어떻게 아이들을 도와주어야 하는 지를 생각하게 한 이 책은 어쩜 앞으로 일어날 우리 아이의 행동을 예측하게 하고, 또 어떻게 엄마도 행동해야 할 지 도움을 주는 것 같아, 유아들을 둔 부모라면 꼭 읽어봤음 좋겠단 생각이 듭니다. 아직 아이가 3살이기에 거짓말을 이해하고, 이 책을 같이 읽으며 공감을 나눌 수는 없었지만 1-2년 뒤라면 우리 아이도 이 책의 루시를 이해하고, 루시의 행동에 대해서 엄마아빠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 같아요. 참 좋은 책, 마음에 감동을 주면서 깨달음을 주는 책이었어요. 좀 더 아이가 크고 이러한 비슷한 문제를 이해할 수 있는 나이가 되면 정말 빛을 발할 것 같은 그런 좋은 책이었습니다. 이런 책을 만나면 참 기분이 좋답니다. 서평을 쓰는 내내 작은 감동과 기쁨이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