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명작(클래식)에서 종종 등장하는 소재가 고아 이야기이다. 언뜻 생각해봐도 빨간머리 앤, 소공녀, 하이디,  비밀의 화원, 키다리 아저씨, 허클베리핀 등 부모가 없거나 부모와 함께 살지 않아도 착하고 용감하게 운명을 헤쳐가는 똑똑한 주인공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이 책에도 고아가 소재로 등장하는데, 이 책은 그간 고전에서 보아왔던 착하고 반듯한 주인공들과는 좀 거리가 있는 무자비한 부모의 영향을 받은 무자비한 아이들이다. 제목부터가 범상치 않게 무자비하다는 표현을 쓴 만큼, 정말 자비가 없는 윌러비 가족의 부모와 자녀의 흥미진진한 대결. 책을 펼치면 과연 뒷이야기가 궁금해져서 덮을 수 없는 흡인력 있는 이야기였다. 초등 고학년~중등의 아이들, 비판적 사고를 하고, 반항기가 있는 아이들에게 통쾌함을 줄 법한 이야기이다.

 

윌러비네 아이들은 자신들에게 관심도 없는 부모를 없애고 고아가 되려고 한다. 그런데 비슷한 시기에 <헨젤과 그레텔>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는 윌러비 부부도 역시나 아이들을 없앨 음모를 꾸미고, 아이들을 볼 보모를 구한 뒤 여행을 떠난다. 그러면서 아이들이 살고 있는 집도 함께 부동산에 내어 놓는다. 아이들은 부모가 죽기를 바라고 부모도 아이들을 떼어 내길 원한다는 발상 자체가 그간의 명작과 다르다. 한 쪽의 일방적인 생각이 아닌 서로 상호 작용하기에 죽음이라는 소재가 들어갔음에도 익살스럽기까지 하다. 무자비한 윌러비네 가족 이야기의 결말이 어떻게 될 지 정말 끝까지 궁금했다. 집이 팔리지 않기 위해 꾀를 내는 아이들과 집을 팔고 아이들을 내보내기 위해 끝까지 집을 내 놓는 부모와 아이들의 대결. 승자는 아이들이었다. 보모가 아이들에겐 든든한 구원군이 되어 준 셈이다.

 

윌러비네 가족 이야기뿐 아니라 초코바를 히트쳐 큰 돈을 번 멜라노프 사령관의 이야기에는 또 하나의 무자비한 가족의 모습이 담겨 있다.  여행을 떠났던 부인과 아들을 기차 사고로 동시에 잃은 슬픔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멜라노프 사령관, 아내의 이름을 기억하지도 못할 정도로 무심하지만 아내가 워낙 정리정돈에 철저한 사람이라 그 빈자리는 넘 컸다. 지나친 슬픔으로 눈 속에 묻힌 기차를 발견해서 구출했다는 소식을 확인도 못하고 삶의 희망을 끈을 놓고 두문부출한 멜라노프 사령관이지만 아내와 아들은 살아서 스위스에서 소식을 기다리고 있었다. 남편이 자신이 보낸 편지를 보고 연락을 취하길 기다리지만  그 속마음은 그 답을 기다리고 있지 않았던 듯하다. 일정 기간이 되자 오히려 미혼의 지위를 얻음을 선언하고 우체국장과 결혼을 하는 것을 보면 말이다. 그리고 그 부부는 아들 한스를 인내심과 자제력을 키우게 한다며 혼자 도보여행을 보내는데, 맨 마지막 멜라노프 사령관에게 보낸 편지에서 그와 그 아들을 못 참겠다고 제거하는데 성공했다고 보낸 편지를 비추어볼 때, 그 도보여행은 한스를 떼어버리기 위한 것이었다.  우체국장과 결혼한 전 멜라노프 사령관의 부인은 또 하나의 고아를 만들려 한 것이다. 다만 이 소설이 유쾌한 것은 한스 역시 스위스에서 엄마와 새아버지와 사는 것을 싫어하고 그 여행을 즐거이 떠나며 아버지를 찾는 계기로 사용했기 때문이다. 본인이 그동안 쓰지 않은 돈을 모두 챙겨 나올 준비성과 아버지를 기억하고 먼 길을 돌고 돌아 찾는데 성공하기에 결국 해피엔딩으로 끝나서 유쾌한 결말을 맺는다. 윌러비 아이들도 본인들의 계획이 성공하고, 모두 나름 행복해졌다.

 

서로  버리고 버림 당하는 고아들이 등장하는 이 소설은 명작 같으면서도 익살과 풍자, 비꼼이 적당히 섞여 있어서 현대판 고전처럼 통쾌하다. 그간 독서량이 많아서 다양한 명작을 읽은 아이라면 익숙한 이야기와 제목들이 등장하는데서 더 재미와 신선함을 느낄 것 같다.  처음엔 무자비한 것 같아 보였던 윌러비네 아이들이 누구와 함께 사느냐에 따라 변화하는 모습에 비꼼의 대상이 되는 어른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패러디가 섞여 있으되 과하지 않아서 신선하고 더 재미있고 유쾌했다. 명작을 안 읽은 아이들도 이 책을 읽으면서 부모의 그늘을 벗어나 성장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통쾌함을 느낄 것 같다. 

 

<꿈을 모으는 글쓰기왕>은 아이들에게 글쓰기가 직업과 별개의 것이 아님을 느끼게 하는 책이에요. 글을 쓰기 싫어해서 어른이 되어 학교를 졸업하면 글쓰기는 안 하겠다고

마음 먹고 있는 아이들에게 글쓰기의 중요성을 알려 주기도 하면서 동시에 여러 직업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어요. 지금껏 직업 관련 책 따로 글쓰기 책 따로 나눠어져 있는 것만 보았는데, 직업에 따라 어떤 글을 쓰는 지 알려주는 책을 보니 직업을 소개하는 중에 글쓰기의 형식과 내용을 더불어 배울 수 있어 참 괜찮다는 생각이 들어요.

각기 다른 직업과 글의 종류별 쓰기 주안점을 알아보고 스스로도 써 볼 수 있도록 지면을 할애하고 있어서, 글의 틀을 잡기도 괜찮겠어요.

 

본격적으로 글의 양식을 알려주고 글 쓰기를 도와주는 글쓰기 책보다는 형식적인 부분에서는 조금 부족할 수도 있지만, 글의 필요성과 글의 성격을 스스로 깨닫고 느끼게 하는 데는 훨씬 생생한 느낌이에요. 작가가 직접 해당 직업인이 되어서 이야기 속에서 글을 쓰다보니 글의 목적도 분멍하게 알 수 있고, 글쓰기의 필요성도 느낄 수 있답니다. 직업에 대한 이해와 글에 대한 이해를 함께 돕고 있어서 그동안 글쓰기를 어려워했던 아이들에겐 글쓰기의 부담감을 좀 덜 수 있겠어요.

 

초등학교 아이들을 만나보면 꿈이 분명하고 확고한 아이들도 있지만, 말하라고 하니 그냥 정해서 말하는 아이도 있고, 너무 많아서 결정을 못하고 있는 아이도 있고, 정작

앞으로 어떤 직업을 가지면 좋을지 아예 생각을 못하는 아이들도 있어요. 되고 싶은 직업이 있다고 하지만 그 직업이 어떤 일을 하는지 구체적으로 알기 보다는 막연하게 생각하는 경우도 있고 말이지요. <꿈을 모으는 글쓰기왕>은 20가지 직업인의 입장이 일하는 한 순간을 생동감 있게 전개하고 있어서 직업마다 어떤 일을 하는 지 생생하게 다가와요.

 

축구선수, 과학자, 소아과 의사, 변호사, 경찰관, 요리사, 프로게이머, 초등학교 선생님, 뮤지컬 배우, 디자이너, 제빵사, 작곡가, 피아니스트, 대통령, 공무원, 아나운서, 간호사, 군인, 작가 등. 아이들이 많이 관심 보이는 대표 직업들이 하는 현장감 있는 일이 아이들 눈높이에 맞게 실려 있어요. 그리고 이들이 쓴 일기, 편지, 기사문, 논설문, 기록문, 설명문, 소설, 묘사하는 글, 감상문, 광고문, 기록문, 기행문, 시, 위인전, 연설문, 인터뷰 글, 나만의 이론 정리, 회의록, 자기 소개서 등 글을 쓸 때 조심하고 중점을 두어야 할 부분을 알려주니 글의 목적에 맞는 글을 쓰는데 도움이 된답니다.

 

각각 쓴 그을 읽다보면 어떤 직업인든 형태가 다를 뿐 글쓰기는 기본임을 느낄 수 있어요. 많이 읽고 생각하고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 직업에 필요하기에 글쓰기를 싫다고만 할 것이 아니라 학교 다니면서 적극적으로 글쓰기에 참여하면 좋겠어요. 글에 대한 부담감을 덜고 글을 써보려는 마음만 생겨도, 글을 안 쓰려하지 않고 어차피 써야할 글 제대로 써보겠다는 마음만 먹어도 이 책을 읽은 효과는 볼 수 있겠다 싶네요^^

초등융합사회과학 토론왕 시리즈의 새 책이 나올 때마다 눈여겨 보고 있어요. 교과 관련 도서로 아이들 수준에 맞으면서도 단편적인 정보의 습득이 아니라 토론의 주제가 될 만한 생각할 거리를 제시해 주고 통합적인 사고를 할 수 있도록 도움이 주는 시리즈여서 마음에 들더라구요.

 

이번에 만난 책은 종교에 대해 알려 주는 책입니다. 세계의 주요 종교의 기원과 역사, 특징까지 핵심 정보를 이야기와 읽을 거리 속에 녹여 주어서 책 한 권을 읽고 나면  선사시대 종교의 발생부터, 기독교, 불교, 이슬람교, 힌두교, 유교 등 중요한 종교에 대해 알 수 있어요.

 

멕시코 고대 유물전에 간 쌍두이 형제 대한이와 민국이에게 벌어진 시간을 이동하는 모험을 따라 가다보면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이 다양한 종교를 가지고 살아 가고 있음을 알게 되어요. 해당 종교의 역사를 접하다 보니 자연스레 세계사에도 접근하게 되고, 퀴즈를 풀면서 종교의 특징도 머리 속에 담게 되더라구요.

 

종교마다 비슷한 점도 있지만 상반되는 점이 있어서 분쟁을 야기시키기도 하는데, 유독 힌두교와 이슬람교가 참 상극이구나 싶었어요.  유일신을 믿는 이슬람교, 다신을 믿는 힌두교, 소는 먹어도 되고, 돼지는 먹어서는 안 되는데 반해, 힌두교는 소를 신성시 하지요.

이렇게 종교적으로 부딪히는 것이 많은 두 종교. 같은 나라에 살면서 이렇게 다른 종교를 가지고 있을 때, 함께 어울려 살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유대교와 기독교, 이슬람교와 기독교도 또한 서로 갈등이 있고, 같은 이슬람교 안에서도 시아파니 수니파니 하면서 파가 갈리어서 전쟁의 원인으로 작용하는 요즘이기에 종교는 통합교과적으로 접근하기 참 좋은 주제라는 생각이 들어요.

초등 5학년 때부터 우리 나라의 역사를 배우게 되는데, 역사를 배운 아이들이라면 이 책에 등장하는 종교인 불교, 유교가 낯설지 않을 것 같아요. 주변을 둘러 보면 쉽게 볼 수 있는 교회, 성당, 히잡을 쓰고 다니는 무슬람, 뉴스에 종종 등장하는 라마단. 그동안 단편적으로 스쳐 지나갔던 것들이 종교라는 주제로

묶여서 전달되니 종교를 알고 나면 세상을 보는 시야가 좀 넓어진 것 같아요.

종교는 개인의 수양이나 민족의 화합에 좋은 영향을 미치기도 하지만 때로는 분열과 갈등의 원인으로 작용해 분쟁을 일으키기도 하기에 나와 다른 종교를 가진 사람을 어떻게 대할 것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어요.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않는 것처럼 그 종교를 받아들이지는 못하더라도, 그 종교를 가진

사람은 포용하고 인정할 수 있는 그런 태도가 필요하단 생각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