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농사일을 하는 부모님을 도우다 지칠 때면 머릿속으로 맘껏 공상을 했습니다. 고추를 따다가 고추따는 로봇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고 콩에서 돌이나 죽정이를 고르다가도 선별 기계를 생각하기도 했지요. 구체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발명은 못 했지만 발명하고자 하는 의욕이 어디서 오는 지는 간접적으로 경험한 것 같아요. 조금이라도 더 편하게 할 수 있는 방법,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나은 방법이 없을까라는 생각을 하다가 발명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발명을 하게 되면 특허를 내고 돈을 버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는 요즘, 가난하고 어려운 환경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한 착한 발명을 한 이야기를 읽다보니 사람을 살리고 지구를 구하는 발명이야말로 참 가치있구나 느꼈어요.

 

아프리카 수단 아이들이 물을 긷느라 학교에도 못 다니고 배움의 기회를 놓치고 있다는 이야기를 읽었는데, 그런 아이들이 학교에 갈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한 발명품을 만든 이야기가 마음에 와 닿았어요.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태어난 한스 핸드릭스가 데굴데굴 구르는 '큐드럼'을 만들어서 물을 긷는데 드는 시간을 줄일 수 있도록 했는데, 큐드럼이 비싼 것은 아니지만, 아프리카 사람들이 사기엔 부담이 커서, 기부를 통해 공급이 되고 있다네요. 

 

물이 부족해도 바닷물을 이용한다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으리란 생각에 우리나라 포항 공대 과학자들이 바닷물에 있는 염분을 제거하는 기술을 개발했는데 비용도 적게 들고 만드는 과정도 간단하다고 하니 기대감이 들더라구요. 우리도 물 부족 국가이고, 최근에 해마다 가뭄으로 고통받는 소식을 듣고 있기에 상용화 되면 큰 도움이 되고, 이런 기술을 물부족 국가들에게도 전해줘서 함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겠다 싶어요.

 

가장 흥미로운 발명은 간단하지만 바로 실생활에 써 먹고 있는 페트병 에어컨 이야기였어요. 평소 한여름 에어컨이 있어서 시원하고 살 맛 나지만 그 에어컨 실외기 때문에 점점 도심의 열기가 뜨거워져서 에어컨을 더 필요로 하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다는 문제 의식을 가지고 있던 지라, 전기도 쓰지 않으면서 더위도 식힐 수 있다고 하니 눈에 쏙 들어오더라구요.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열대성 기후의 나라들 중 하나인 방글라데시 사람들은 페트병으로 만든 에어컨을 쓰고 있답니다. 네모난 판에 구멍을 뚫고 구멍에 페트병 주둥이를 꽂으면 완성이 되는데, 놀랍게도 이것을 팡문에 달면 실내 온도를 크게 낮출 수 있다고 해요. 뜨거운 바깥 공기가 페트병의 넓은 곳에 들어가 좁은 주둥이에서 압축되었다가 다시 평창하면서 기온이 낮아진다고 해요. 전기를 쓰지 않으면서 실내 온도를 낮추는 참 지혜로운 발명품인데 조금 불편해도 환경을 파괴하는 것보다 이런 것을 쓰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이런 생각도 해 보게 되네요.

 

우리 나라도 전쟁을 겪었고 지금도 전쟁의 위협에 노출되어 있지만, 세계에는 인종차별이나 종교적인 이유로 지금도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데, 그 피해는 그 전쟁을 원하지 않은 다수의 거주민이 겪는 것 같아요. 전쟁으로 인해 죽거나 다치기도 하고, 사는 곳을 떠나 난민이 되기도 하고, 때론 한 참 전에 벌어진 전쟁의 부산물인 지뢰가 터져 생명의 위협을 받기도 합니다. 지뢰를 제거하는데 드는 비용을 줄이기 위해 발명한 '마인카폰'은 기다란 막대기를 수십 개 꽃은 둥근 모양으로 지뢰가 묻힌 곳에 가면 지뢰를 눌러 터지게 합니다. 보통 지뢰 제거에 드는 비용이 100만 원 정도라고 하는데, 마인카폰은 대량으로 만들 경우는 약 7만원 정도라고 합니다. 언제가는 우리도 모든 지뢰를 제거해야 할 때가 올 텐데, 비용은 줄이면서 안전하게 지뢰를 제거할 수 있는 발명품들이 유용하게 쓰이겠지요.

 

사람을 구하고 지구를 구하는 착한 발명이야말로 요즘 필요한 과학의 모습이 아닐까 해요. 첨단 기술과 과학이 발전하는 만큼 그동안 생각지 못했던 문제도 함께 발생하고 있기에 이젠 처음부터 사람과 환경을 고려한 발명품이나 제품들을 만들어야 할 때입니다. 과학에 흥미를 갖고 있는 아이가 이 책을 흥미롭게 아주 재미있게 읽는 모습을 보니 책을 잘 권해주었구나 싶었어요. 발명을 하게 된  따뜻한 마음, 사람과 지구를 생각하는 그 마음을 느꼈다면 그 어떤 지식이나 정보를 얻는 것보다 값진 수확이겠지요. 과학과 발명에 관심이 있는 아이들에게 꼭 권해주고 싶은 책입니다.

 

 

 

<법과 제도 이야기>는 법과 제도를 중심으로 한 권으로 읽는 역사책입니다.

이 책을 읽고 보니 법과 제도야말로 역사의 흐름을 파악하는 핵심 개념이란 생각이 드네요.

우리나라의 최초의 법 8조 금법을 통해 고조선 사회를 이해할 수 있고,

함께 제시된 부여의 '1책 12법'으로 부여 시대의 모습도 짐작할 수 있어요.

 

고구려 고국천황 때 을파소의 건의로 만든 진대법을 통해 고구려에도 빈민 구제책이 있음을 알 수 있어요.

진대법이 고려 시대에는 의창으로 조선시대에는 상평창과 환곡 같은 형태로 계속 이어져 왔다는 것을  한꺼번 알려 주니

법과 제도를 통해 역사의 변천을 한꺼번에 정리할 수 있어요.

 

역사의 기틀을 다진 고이왕, 통일 신라의 기틀을 잡은 신문왕, 발해를 안정시키고 제도를 만든 문왕, 고려의 기틀을 다진 성종, 

공민왕의 개혁 정치, 광해군의 중립외교, 정조의 개혁, 를 등 중요 인물이 한 일을 통해 역사에서 중요한 부분을

쏙쏙 골라서 알아 봅니다.

 

신라의 골품제도, 고려의 태조 왕건의 결혼 정책, 광종 대의 과거 제도, , 원나라 간섭기 제도의 변화, 조선 시대 8도의 개편, 6조 직계제,  훈민정음과 경국대전, 향약, 흥선대원군의 등장, 강화도 조약과 을사늑약 등, 역사의 중요한 인물 제도 사건 등 꼭 알아야 할 부분을 콕콕 짚어주는 느낌이 들어요. 

 

한 권의 책으로 역사의 흐름을 알 수 있는 장점이 있는 책입니다. 두껍지 않음에도 참 알찹니다.

한 챕터 한 챕터에 핵십 내용들이 어렵지 않게 들어 있어서 읽으며 흐름을 익히고, 

 '머리에 쏙쏙 돋보기 잡학 사전'을 읽으며 중요한 역사 개념이라 사건의 평가도 접하니 역사적 지식의 폭을 넓힐 수 있습니다.

 

주제별 우리역사 탐구 3권이 <법과 제도 이야기>인데 이 책을 읽고 나니 이 시리즈의 다른 책들도 읽혀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1권이 <국가와 도읍지>, 2권이 <역사를 뒤흔든 전쟁>입니다. 찾아서 읽어 보려고 해요. 앞으로 나올 책은 어떤 주제들로 나올 지 관심이 생겼어요. 본격적으로 통사를 읽기전에 읽어도 괜찮고, 통사 책을 읽고 정리(복습) 차원에 읽어도 좋을 듯해요.

역사의 배경 지식을 넓히기에 알맞은 책입니다. 초등 고학년 아이들이 읽으면 좋겠습니다.  

 

장보고는 익숙한 이름이지만 장보고와 함께 비중있게 다뤄진 정년이란 인물은  낯설었어요.

처음엔 이야기를 위한 가상의 인물일 거란 생각을 하며 읽었는데,  다 읽고 보니 책 말미 연표에도 등장하는 실존 인물이었나 보네요. 장보고와 함께 당에 가서 군인으로 활약했으며 신라에 돌아와서는 장보고를 도와 해적을 소탕하고 김우징이 왕이 되는데도 큰 역할을 했다고 하니 이 책을 통해 장보고를 둘러싼 새로운 인물을 알게 되었네요. 

 

당에 가서 군인으로만 활약한 것이 아니라, 다양한 인생 경험을 하고, 자신의 꿈을 발견하며 키워갔던 장보고를 만났습니다.

젊은 패기로 자신이 태어난 나라를 떠나는 여정에 동행하며, 꿈을 나누는 장보고와 정연의 우정이 아름답기만 해요.

자신의 꿈을 이해하며, 힘들 때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있기에 그 인생이 더 풍성했겠다 싶어요.

 

신라의 왕위 계승에 관여하려다 암살당한 인물이란 생각에 말로가 안 좋다는 생각에 그다지 전 매력적으로 끌리는 역사 속 인물은 아니었는데, 이야기로 읽으니 청년 장보고의 꿈과 열정을 생각해 보게 하네요.  장보고란 인물이 한층 입체적으로 다가오고, 그가 살았던 당시 시대를 좀 더 가까이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우리나라에서 뿐만 아니라, 중국과 일본에서도 '해상 왕'으로 존경받는다는 인물. 확고한 신분제 사회에 타협하고 안주하지 않고, 자신의 능력을 펼칠 곳을 찾아 떠났던 용기가 마음에 와 닿고, 당에 가서도 태어난 곳을 생각하고 돌아와 자신의 꿈을 향해 당당하게 나아갔던 장보고의 기백을 보고 마음이 두근거립니다.

 

비록 시대는 다르지만 자신의 조건과 한계에 갇히기 쉬운 요즘 우리들에게 장보고는 도전 정신을 일깨워 주는 인물이란 생각이 드네요.  조금 느릴지 몰라도 꿈을 향해 걷는 길을 멈추지 않는다면 언젠가는 그 꿈에 닿지 않을까 하는 긍정 에너지도 받게 됩니다. 교과서에서 배웠던 통일 신라 시기의 해상 무역, 국제 관계를 이야기 속에서 만나볼 수 있고,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자신의 꿈을 놓지 않았던 장보고의 열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