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씨 참 못 씁니다. 못 쓰는 것 알면서도 그게 그렇게 안 고쳐져요. 천천히 의식적으로 노력하며 조금은 나아지긴 하지만 버릇대로 빨리 빨리 쓰다보면 어떤 글씨는 스스로도 헷갈릴 때가 있을 정도예요. 그냥 혼자만 보면 상관없는데, 일을 하다보니 제 글씨를 보여줘야 하는 순간이 요즘 꽤 많아졌어요.

그래도 내버려둘 수가 없어 찬찬히 손글씨 연습을 해 보기로 했어요.

 

독학으로 연습하고 노력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책을 펼쳐 보니, 연필 잡는 법부터, 자모음 쓰는 순서를 알려 주고 선과 도형 그리며 손을 푸는 시간을 먼저 갖게 하네요.^^

 

 

아이들을 키워보니 처음 연필 잡을 때부터 제대로 알려줘야지, 그냥 맘껏 놀게 하고, 잡는 것 나중에 바꿔줘야지 했더니 큰 아이는 연필을 계속 잘 못 잡고 쓰더라구요. 그런데 저도 연필을 잡아 보면 저 위에 알려주는 자세가 편하지 않은지, 좀 더 짧게 잡는 경향이 있어요. 다시금 연필 제대로 잡기 부터 시작해서, 글자 쓰는 순서 눈으로 익히고 선긋기 연습을 했어요.

 

 혼자 독학 하는 것인데도 손에 힘이 부족한지 생각보다 삐뚤삐뚤 써 져서 당황하게 되었어요. 역시 처음은 뭐든 쉽지 않아요. 한 번 두 번 쓸수록 조금 안정감을 찾아 가는 것이, 첫 술에 배불르지 않는 것을 기억하고 꾸준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답니다.

  

 

바탕체(명조체) 둥근 글씨체로 자모음을  따라쓰며 본인에게 편한 글씨를 찾게 하는데, 모눈이 있는데도 똑같이 따라쓰고, 비율을 맞추는 것이 쉽지 않네요. 받침 없는 글씨부터 받침 있는 글씨까지, 문장쓰기, 단락쓰기, 틀리기 쉬운 낱말쓰기, 알파벳, 일상에서 쓰는 숫자와 주소, 경조사 봉투, 카드, 캘리, 꾸밈글자 쓰기 까지 한 권안에 많은 것들을 담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여기 있는 것만 따라쓰는 것은 연습이 좀 부족할 것 같고, 이외에도 더 많은 연습을 해야지 실력이 늘 것 같아요.

글자 쓰기를 알려주는 지침이 있으니, 더 많은 연습을 하면 나아질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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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념무상으로 글씨 쓰니 마음이 안정되는 것 같고, 복잡한 생각들이 잠시 가라앉는 것 같아요. 단락 쓰기까지는 못 갔는데, 좋은 글 읽으면서 쓰다 보면 정서에도 좋을 것 같아요^^

 

아이들과 역사를 공부하며 일제 시대 이야기를 최근에 했습니다. 한일 합방으로 조선이 망했고, 일본의 식민지가 되어서 겪은 어려움을 이야기했는데, 그간 몰랐던 이야기를 접하며 아이들은 일본이 못 되었다고 흥분하긴 하지만 당시 조선인이 겪었던 갈등이나 실제적인 어려움을 상상하긴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기에  <다 말해! 다마레!> 책을 발견하고 반가웠습니다. 역사책에서 건조하게 서술된 이야기의 그 이면을 이야기를 통해 마음으로 느낄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 말이지요.   책에는 4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습니다. 책의 제목이기도 한 첫 번째 이야기 "다 말해! 다마레!"는 조선말을 쓰면 벌을 받아야 하는 교실 환경에서 조선말이 튀어나올까봐 점점 아이들의 말수가 줄어들고 서로 서로 감시를 하는 삭막한 풍경을 보여줍니다. 의무적으로 창씨개명 하기 전이면서 점점 국어 사용을 금지해가며 민족 말살 정책을 펼치는 일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요.  조선인이면서 창씨 개명을 먼저 한 선생님은 아이들의 조선어 사용에 더 심하게 반발하며 벌을 줍니다. 조선인이면서 일본 사람의 종노릇하며 일본편에 서서 조선인들을 밀고하는 오택이의 모습은 씁쓸함을 줍니다.    암울한 시기임에도 기가 죽지 않고 정의로운 생각을 지니고 선생님의 강한 매질을 견뎌낸 용칠이는 오택이와 달리 자신이 벌을 받을 지언정 자신 대신 벌을 받을 조선인 아이를 찾거나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용칠이는 벌을 받게 된 조선인 아이를 위해 도리어 꾀를 내어서 일본이 히로시 편에서 친구들을 괴롭혔던 오택이로 하여금 조선어를 쓰게 해서 벌을 받게 합니다. 용택이 대신 같은 조선인의 국어 사용을 선생님께 열심히 고자질 하는 오택이가 벌을 받는 장면이 통쾌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국어를 못 쓰게 해서 벌어지는 일상의 모습이 얼마나 숨막히는 일인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광복 직후인 1946년 7월에 쓰여진 "벌쟁이" 에는 광복 전후의 변화되는 모습이 잘 그려져 있어요. 조선인이면서 가네야마로 창씨 개명한 선생님은 정애가 어쩌다 조선말을 쓰더라도 서투르느까 그렇다면 내버려 두다가 3학년이 되면서부터는 한마디라도 조선말을 쓰며 당장 벌을 세워 하루에 한두 차례씩을 벌을 세웁니다. 정애는 집에서 일본어 쓰는 것을 싫어하는 어머니 때문에 일본말이 서툴기만 한데, 선생님은 조선말이 조금이라도 섞이면 한두시간 손을 들고 벌을 서게 하거나 뺨을 때리거나 하며 그냥 넘기는 일이 없습니다. 그런 선생님였는데 광복이 되고 보니 김선생이 되어 정애가 일본어를 썼다고 뺨을 때립니다.  일본에서 나고 자란 조선인 친구가 조선말을 서툴기에 일본어를 써서 같이 놀자고 한 정애에게 이유도 묻지 않고 일본말을 쓴 이유로 벌을 줍니다. 일본말은 쓰지 말라며 교무실로 들어가는 김 선생님을 보는 정애의 누물 고인 눈이 마음 아팠습니다. 아이들의 상처받은 그 순수한 마음이 느껴져서 말이지요. 식민지와 광복을 함께 겪으면서 일본인 이름에서 조선인 이름으로, 일본말을 쓰던 데서 조선말만 써야하는 것으로 극단적으로 바뀌는 상황에서 아이들의 다치고 혼란스러운 마음은 누가 위로해 주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4편의 이야기는 국어 사용 금지, 창씨 개명, 황국신민서사를 강요하는 분위기를 속에서도  나름 기개를 잃지 않고, 상황을 버텨 보려는 모습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당시 학교 생활이 얼마나 살벌한지 읽다 보면 숨막히는데 그 시대 어린이들은 그 과정을 어떻게 이겨냈을 까하는 생각도 듭니다. 일제 시대의 역사를 배울 때 이 책의 이야기를 읽혀 보면 좋겠어요. 역사도 배우면서 우리가 맘껏 우리말을 쓰고 있는 현재의 상황이 얼마나 소중한지 함께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정보들은 넘쳐 나는데 정작 아이들을 어떻게 가르쳐야할지에 확신이 없어 팔랑귀처럼 주변에서 들려오는 정보에 요동칩니다.

마음으로는 소신껏 내 아이 가르치고 초등 학교 시절에는 맘껏 놀기도 하고 쉬기도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혹 우리 아이만 넘 풀어주고 있나 생각이 들 때도 있어요.

 

두 아이 키우면서 한 아이는 내년이면 초등과정을 마감하고 중학교에 입학하니 초등 6년을 얼추 다 겪어보았다고 할 수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둘째 아이가 고학년이 되는데 어떻게 해 줘야 할까 고민이 들기는 매한가지였어요. 그런데 참 반갑기도 하고

마음에 편안함을 주는 고마운 책을 만났습니다. 현직 초등학교 선생님들이 알려주는 초등 5.6학년 공부법의 모든 것을 보니

큰 아이 키우면서 잘한 점도 있고, 부족한 점도 보입니다.

 

신체는 부쩍 자랐고, 사회 현상에 대한 관심도 많아지고 나름 비판적으로 말하려고 하는데, 그것이 자신만의 논리에 빠져 있는 것 같아서 조목조목 짚어준다는 것이 아이에게 상처를 주기도 했던 기억이 납니다. 아이에게 말할 때 비폭력 대화를 사용하기보다 직설적으로 잔소리에 가까운 말을 사용해서 아이와 갈등이 더 생기기도 했어요. 말을 조금만 아이 중심으로 바꾸고 칭찬을 자주 하며, 배려의 말을 해 줘야지 아이가 동기를 갖고 스스로도 하고자 할 것 같네요.  아이가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면 아직까지는 아이의 마음이 닫힌 것이 아니기에 계속해서 자신의 말을 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 아이만 보니 우리 아이만의 문제로 여겨서 고민했던 것들이 그 또래 아이들이 겪는 문제라는 것도 알게 되었고,

학급의 교실 풍경도 머리에 그려볼 수 있어서 아이의 말이나 행동이 그동안 왜 그렇게 나왔구나 이해할 수 있었기에 일단

지나치게 반응할 필요가 없었는데 괜히 혼자 심각했었구나 마음에 안심을 하게 되는 부분이 있었어요. 

 

책은 꾸준히 읽힌다고 읽혔는데, 제대로 읽었는지를 잘 파악이 안 되더라구요. 다독보다 한 권을 읽더라도 깊이 있게 읽히고,

즐겁게 읽거나 관심 있는 분야의 책들은 폭넓게 읽을 수 있도록 유심히 아이를 관찰하고 책을 선정하는데 도움을 줘야할 것 같아요.

 

5,6학년 아이들이 배워야할 영역별 학습 내용과 학습 목표, 그리고 과목별로 어떻게 학습을 전략적으로 준비해야 하고, 평가는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 핵심적인 내용을 짚어주니 매우 도움이 되었어요. 특히 국어와 수학의 공부를 어떻게 도와야할까, 학원을 보내야 할 것인지 고민이 많았는데 조금 늦더라도 개념을 알아가며 차근차근 기본기를 쌓아가는 방법이 빠른 진도나 선행보다 더 필요한 부분임을 다시 확인할 수 있어서 두 과목의 감을 잡았습니다.

 

책을 읽고 보니 기준이 없어서 마음이 더 불편했던 것 같아요. 어느 정도까지 해야 하는지를 잘 모르니 아이가 많이 안 하는 것 같아 주변의 친구들과 비교하기도 해서 조급한 마음이 들 때도 있었는데, 학년별 학습 목표나 배워야 할 것들을 접하고,

학습을 전략적으로 공부하는 방법과 평가에 대비하는 법을 알고 보니, 막연함에서 벗어나 기준이 세워지는 것 같습니다.

모든 학습의 기본은 역시 교과서임을 교과서 중심으로 폭을 넓히며 제대로 배우고 넘어가는지 신경쓰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