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화가와 미술 평론가가 그림을 보는 시각을 담아내고 있는데, 독특하게도 둘이 이야기를 나누는 형식이 취하고  있다.  미술 전문가들의 이야기라서 대화 곳곳에 알짜배기 정보들이 들어 있어서 한 권을 다 읽고나면 미술을 감상하는 수준이 한 단계 높아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화가들이 그림을 그릴 때  자신만의 관점을 가지고 의미를 부여하게 된다. 그 그림에는 화가의 관심과 지식이 반영되어 있기에 작품을 감상할 때도 이런 점을 감안해서 왜 만들어졌을까? 어떤 의미가 있을까? 적극적인 질문을 던지고 찾아내 면 좋을 것 같다.

 

 

 

책 판형이 큰 편인데, 그 안에 온전히 담긴 큼직한 사진이 감상하는 즐거움을 배가시킨다

얀 반 에이크, 카라바조, 고흐등 새로운 방법을 처음 시도한 화가들이 새삼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새로운 방법이 나오면  화가들이 모방할 수 있어 표현 방식은 더 폭넓어진다는 것도 느끼게 된다.

 

 

 

그림이 다른 그림에 영향을 주어서 그 영향을 받은 그림들을 함께 감상하는 것도 즐겁다.

 

고흐가 일본 미술의 대담한 색채와 선을 사용해서 강렬하게 표현했는데 그런 고흐의

 

영향을 받은 화가들이 또 나타나고. 역시 세상에 완전한 무에서 유로의 창조는 없지 싶다.

 

 

 

​아는만큼 보인다고 영화 피노키오의 한 장면을 일본 판화와 비교해서 공통점을 찾은 것도 흥미로웠다.

 

월트디즈니사의 애니메이터들을 일본이나 중국의 그림을 참고했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림은 영향을 주고 받는 것이니까.

 

 

 

화가인 데이비드의 이야기를 통해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모나리자'가 그림자를 미묘하게 혼합해서

 

표현한 최초의 초상화들 중 하나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동안 모나리자 그림을 부수히 보았음에도

 

모나리자 그림에서 빛이 비치는 방식은 관심을 못 갖고 미소나 눈썹 위주로 감상을 했었는데,

 

모나리자와 사진을 비교하니 모나리자의 그림의 그림자가 정말 잘 표현되었음을

 

느끼게 된다. 새로운 이야기를 접하는 즐거움도 있고, 새롭게 아는 즐거움을 느끼게 해 주어서

 

도움이 된다.

 

 

 

그림이 변해온 역사를 접하다 보니 그동안 배웠던 미술사조에 대해서도 접근하게 되고

 

표현 방식의 다양성도 배우게 된다. 못보았던 그림들을 새롭게 아는 즐거움도 있다.

 

그림자가 우리를 속일 수 있음을 알려줄 때 예로 든 팀 노블과 수 웹스터의 '그/그녀'의 부분은

 

정말 고철동어리처럼 보이는 조각품의 그림자가 진짜 사람처럼 보여서 깜짝 놀랐다.

 

미술이 얼마나 사람을 속일 수도 있는지도 그 가능성도 보였다.

 

 

 

아이를 뒤늦게 미술학원에 보내면서 아이가 싫어하지 않기에 좀 더 흥미가 생겼음 하는 바람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이 책도 함께 보면서 그림에 대해서 알려 주고 싶었다. 그런데 정작 책에서 많은 작품과 그 안에 담긴 이야기를 읽다보니 화가가 되고 싶다면  다른 화가들의 작품을 따라 그리면서 배우기에 많은 작품을 감상하는 것도 중요하고, 드로잉을 매일 연습을 하는 것의 필요성도 느꼈다. 

 

 

 

그림에 관심이 많은 사람도, 그림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도 이 책을 읽으면 좋겠다.

 

전문가들이 나누는 대화를 그 옆에서 함께 듣고 있는듯 친근함이 느껴져서 읽이 수월한 미술책이다. 

 

유명한 익히 많이 보았음직한 역사적인 그림들을 가지고 풀어 설명해 주기에 이 책을 읽고나면

 

미술에 대해 소개하는 책들을 읽을 때 쉬울 것 같다.

집에서 대우 받지 못하는 할머니가 청춘 사진관에서 사진을 찍고 20대의 청춘이 되어 생을 즐기는 이야기를 다룬 영화를 참 재미있게 보았는데, 13살 소녀가 갑자기 할머니로 변하면 어떤 일이 발생할 것인지 흥미로웠다. 영화처럼 많이 코믹스러울 것인지 궁금했는데, 이야기는 코믹적인 요소도 있지만 죽음과 관련한 이야기가 나오는만큼 진지하게 자연스레 나이들어 감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영어 학원 가는 길 내려야 하는 버스 정류장보다 한 정거장 일찍 내려 학원으로 가는길 누군가의 부르는 소리를 듣고 기억이 끊겼고 정신차려 보니 집에 함께 사는 외할머니보다 더 많은 나이 먹은 할머니로 변해 버린 주인공 강은설. 영혼이 다른 누군가와 바뀐 것도 아니고 입었던 옷이나 가방은 그대로이고 몸만 폭삭 늙어버려 어울리지 않는 옷차림으로 인해 정신이 이상한 할머니 취급을 받는다. 정신은 십대이지만 몸은 할머니이기에 걸으니 무릎 관절도 아프고, 걷는 것조차 쉽지 않고, 소변을 오랜 시간 참기도 힘든 상황을 경험하면서 자꾸 떠오르는 것은 자신이 할망구라 지칭하는 집에 계신 외할머니이다.

 

 

그동안 이해하지 못하고 왜 저럴까? 하거나 무시했던 할머니의 말들이 그제야 떠오르고 이해된다.  할머니로 바뀐 자신의 모습을 아무도 믿어 줄 이 없지만, 어렸을 적 3년을 함께 살았던 할머니는 엄마도 자신도 모르는 자신의 신체의 특징을 알고 있었기에 이 황당한 사태를 믿어주고 손녀로 받아 준다.

 

 

한 번 손을 대면 끝까지 읽고 그 궁금증을 풀어야만 할 정도로 몰입감이 컸다. 가족과 만나 삼대가 함께 있는 상황은 심각할 수도 있는데 은설의 이야기를 통해 들으니 코믹하기도 하고 참 재미있었다. 과연 결말이 어떻게 될 지, 무슨 일이 주인공에게 일어난 것인지가 참 궁금했다.

 

 

아이들이 이 책을 읽다보면 할머니, 할아버지에 대해 이해가 깊어질 것 같다. 세대 간의 갈등이 해결되는 것은 역시나 그 입장이 되어 봐야 할 것 같다. 나와 다른 누군가를 이해하는 것은 그 사람이 겪는 어려움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누구나 다 나이가 드는데 우리는 그 사실을 읽고 현재의 나의 모습만을 보기를 잘 한다.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통해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의 소중함도 느낄 수 있고, 나이 드신 분들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