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기억나는 전시는 "바람을 그리다:신윤복.정선" 전이다.  DDP에서 있었는데 전시 마지막 날에 동료들과 함께 감상을 하며, 조선의 숨결을 느낄 수 있었다. 딱딱한 유교 문화에 숨통을 틔워 사람사는 맛을 느끼게 해주었던 빛과 바람의 향연. <신유복:색으로 물들인 조선 풍경> 표지를 보았을 때 신윤복 그림을 감상하면서 느꼈던 자유분방함, 아름다움, 젊은이들의 봄을 책으로도 느끼고 싶었졌다.

유교 사회에서 드러내기 어려웠던 주제들을 과감하게 묘사했다는 데 가치가 있다는 신윤복의 그림을 차근차근 풀어서 자세히 감상할 수 있도록 해 주고 있다. 전시를 보면서 혼자 느꼈던 것들의 아쉬움을 만회하도록 큐레이터의 상세한 설명을 듣는 기분이었다. 

​

조선 시대의 풍속. 교과서에서는 미처 만나지 못했던 남녀의 자연스러운 감정을 엿볼 수 있어 흥미로왔다. 사람의 본질이 바뀌는 것이 아닐진데 그동안 너무 경직된 신분제 사회와 계급, 삼강오륜의 윤리적인 것들만 조선시대를 생각하고 있었던 것은 아니지, 스스로의 시선을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 

​

​

<단오풍정>을 구도면에서 설명해 줄 때 끄덕끄덕해졌다. 그림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모두 한가지 역할을 하고 있었다. 예전에는 엿보는 동자승들을 보며 피식 웃었다면 이번에 이 책을 보면서는 후각, 촉각, 미각, 청각 그리고 그림에 사용한 아름다운 색까지. 인간이 감각을 자극하는 화가의 세심함을 듣고 함께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인물들의 복식 이해에도 도움이 되고, 당시 사회상을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되는 신윤복의 풍속화는 구도가 뛰어난 그림들로 ​미술을 하는 사람들에게 신선한 영감을 불러일으킬 것 같다. 미술적 감각이라고는 찾아볼래야 찾아볼 수 없는 나조차도 머리를 끄덕이면서 놀라워하는데, 미술적 감각이 있는 사람들은 좋은 영감을 받을 것 같다.

​

전시회에서도 가장 눈을 끌었던 그림은 '쌍검대무'였는데, 역시나 다시 보아도 그 역동감이 확연히 느껴져서 시선이 고정된다. 엽서나 일러스트 책이 있으면 이 그림은 꼭 사고 싶다. 그때 전시회장을 나오면서 관련 상품이 있었는데, 찾아볼 것을 뒤늦은 후회감이 들었다. 기녀들의 칼춤의 움직임도 마음에 들지만, 복식 또한 참 마음에 든다.

예전에 드라마로 보았던 황진이 생각도 난다. 이런 신윤복의 작품 덕분에 당시의 복식을 알 수 있고 드라마나 영화에서 복식을 고증하여 사용할 수 있으니 혜원의 작품은 여러모로 21세기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유익을 준다.

김홍도와 신윤복. 두 화가의 그림은 보아도 보아도 질리지 않는 것이 주류인 양반이 아닌 백성과 여성에 주목했기 때문인 것 같다. 신윤복의 그림이 이후 화가들에게 신윤복풍으로 영향을 미쳤다고해도 그 완성미는 비할 수 없어 보였다. 보고 또 보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으니 말이다. 그만큼 다채롭고 꾸밈이 없고, 자연스러워서 더 보고 싶은 그림들, 그리고 완성도 있는 그림들. 시대를 초월해 사랑을 받을만 하다.

책 중간중간에 미술놀이는 아이디어를 일깨워 준다. 책을 읽고 독후활동으로 아이들과 따라해 보고 싶은 것들이 한두가지가 아니었다. 아이디어가 참 좋고, 신윤복 그림을 맘껏 가지고 놀 수 있어 마음에 들고, 창의적으로 미술 활동을 따라할 수 있어서 도움이 된다.

책 제목을 보고 요즘 나에게 꼭 필요한 내용을 담고 있을 것 같아 읽고 싶었다. 나이가 들면서, 아니 어릴 때도 걱정이 있었던 것 같긴 한데,  점점 걱정은 줄어들지 않았다. 혼자 있을 때보다 가정을 꾸리고 나니 걱정이 점점 늘면서 자신*가족 수가 되어 가는 듯했다.

가족의 문제도 내 문제가 되고 내 걱정이 되다 보니 이젠 내 삶에 걱정이라는 큰 뭉치를 하나둘씩 쌓아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위기 의식이 들었다. 자신의 문제가 무엇인지 깨닫고 걱정을 내려놓아야되겠다는 생각이 들 때 이 책을 만났으니, 책을 다 읽고난 지금 난 운이 좋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당신은 얼마나 긍정적인가?'를 묻는 질문에서 역시나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면이 정말 많음을 느꼈다.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습관에 길들여져 있다는 말이 꼭 내 상태를 지칭하는 것 같았다. 긍정적인 태도도 부정적 태도와 나란히 놓는 습관, 긍정정인 말에도 꼭 그렇지 않은 부정적인 면을 찾아서 함께 생각하곤 하는 자신의 태도가 보였다. 긍정적인 요소로 갈아치워야한다는 말에 공감하고 그렇게 하기로 결심했다.

긍정성을 평가하는 설문 조항을 보고 답을 하다 보니 자신이 얼마나 부정적인 생각에 길들여져 있는지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부정적 자기 암시도 많고, 내 삶을 할퀴는 요소가 되고 있었다. 의사를 찾아가야할까 그 경계에 있는 듯했다.  머리로 막연히 자신이 부정적인 사람이고 남보다 걱정을 조금 더 많이하고, 일어날 가능성 그 중에서 안 좋을 때가 머릿속에 그려지는 것을 보면 책에 나온 우울증으로 입원했던 헨리처럼 나도 상상력이 풍부한 사람이라고 봐야겠다.

책을 읽고 기억하기로 한 것이 몇 가지 있다. 먼저 성공을 원한다면 인생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다. 인생의 설계도를 세우고 목표를 세밀하게 정하고 구체적인 활동 계획표를 세워야 한다. 자기 분야에서 성곡한 사람들은 행동 습관이 다르다고 한다. 확실한 비전, 꾸준한 열정, 집요한 도전. 자신이 해야할 일을 분명히 알고 거기서 뚜렷한 목표를 창출하여 살아가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자신의 능력을 보다 적게 평가하는 태도도 고쳐야겠다.

또한 긍정적인 사고 습관을 가지고 싶다면 긍정적 자기 암시를 통해 마음 속에 영구적으로 고착되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자기 암시는 설계자이고 습관은 건설자라는 뜻으로, 머릿속으로 끈질기게 연습하고 실행하는 습관이 뒤따라야 한다는 말이 와 닿았다. 아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행하고 습관이 되기까지 해보는 자세를 가져보기로 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있어서도 자신의 능력 발휘에 있어 위축될 때가 많았다. 머릿속으로 유능한 자신의 모습을 그리고 변화된 모습을 그리고, 난 그렇게 할 것이라는 암시를 주며 일에 임하면 분명 일을 하는 과정이나 결과가 달라질 것이다. 그리고 두려운 기분이 들수록 웃어라는 조언도 따라해 볼 생각이다. 인생의 무게를 줄이고 활기차게 살아갈 수 있도록.

걱정이 많아서 문제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상황이 더 나빠지는 것을 경험하는 사람들은 이 책을 읽으면 좋겠다. 문제를 유형별로 진단하고, 필요없는데 에너지를 쓰지 않고, 꼭 필요한 데에 집중할 수 있는, 현재를 놓치지 않고 미래를 잡도록 도와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