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의 부모. 사춘기 자녀를 대하는 교육을 새롭게 받아야할 시기라는 생각이 든다.

아이가 사춘기가 오기 전부터 미리 받아두는 것은 권하고 싶지만, 그 때는 그렇게 실감이 안 날 수도 있다. 정작 내 아이가 진정 맞는가 싶은 순간이 왔을 때, 아이의 행동에 기가 막혀 눈물이 앞을 가릴 때,

답답함을 어디에 하소연하고 싶을 때, 그럼에도 차마 아이의 그런 모습을 그대로 솔직하게 누군가에게 말하기엔 정말 큰 용기가 필요할 때는 이미 아이의 사춘기 폭풍 한가운데에 처한 것이리라.

정작 내 자신이 사춘기를 무난(?)하게 언제 지냈는지도 모르게 지냈기에 아이의 사춘기를 맞이한 충격은 참 컸다. 아이 앞에서 엄마는 찌질한 존재가 되었고, 권위는 어디로 갔는지 찾지도 못하겠으며, 아이 입에서 튀어나온 말이라고 믿어지지 않은 거친 소리와 욕까지 듣고 숨이 막혀 그 상황을 생생하게 담아 글로 남기며 감정을 조절하기도 했다. 

그리고 읽은 사춘기 부모를 위한 책. 아이에 대한 감정을 다스리는데는 사춘기에 관해 알려주는 책이 참 적절했다. 아이가 엄마의 말하는 것을 잔소리라고 엄마는 자신을 모른다며 찌질하다고 할 때, 정말 사춘기 광풍이 몰아쳤다. 나름 해결방안을 찾은 것은 아이에 대한 신경을 끄고, 나 자신의 일에 충실하자 였다. 그 때 이런 책을 만났더라면 싶을 정도로 책을 펴니 유익한 조언들로 가득차 있다. 

책은  마음을 보듬어 주고 위로해주었으며, 나와 아이의 관계를 다시 생각해 보게 했다.

직접적인 폭풍에서 잠시 벗어나 있었기에, 비록 폭풍의 핵 속에 들어와서 잠시 맞이하는 조용함일수도 있으나 몇 차례 광풍을 맞고 지나간 후에 있는 이 책은 사춘기 아이를 대하는 부모로서 한 차시 한 차시 수업을 받는 그런 기분이 들었다.

직접 아이들을 대하면서 경험한 이야기를 녹여 쓰고 있기에 실감이 나기도 했고,

방향성이 생기기도 했다. 책에 소개된 부정적인 사례도 긍정적인 사례도 모두 도움이 되는 정보였다.

특히 각 챕터 마지막의 "희윤 쌤의 토닥토닥 한마디"에서 얻는 실제적인 조언이 마음에 들었다.

부모가 아이에게 하는 말과 행동이 다양해질 때 아이들은 호기심을 보인다는 것, 동일한 메세지라 하더라도 그 스타일이 다르면 다른 메세지로 느껴져서 듣지도 않고 귀를 닫는 일은 없어질 것이라는 조언이 와 닿았다. 부모도 창의적일 필요가 있겠다. 우리 아이를 봐도 제 정신일 때는 엄마의 다른 행동은 정말 관심을 보이고 궁금해 하니 가끔 아이의 궁금증을 자아내거나 허를 찌를 필요를 느낀다.

이론으로 아는 것과 실제는 또 다를 수 있다. 그러나 알고 있으면 그만큼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이 늘어나고

부모 스스로도 마음을 다잡을 수 있고, 돌파구를 찾을 수 있다. 사춘기가 끝이 있다는 것만을 아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가 되는데, 세세하게 상황 파악, 행동 코칭, 대화법, 내면 코칭, 부모 성장이라는 주제로 학습을 하고 나니 무겁던 마음이 가벼워진다. 사춘기 부모 역할도 마음 먹기에 달렸다.

보물창고 출판사의 '와우 그래픽 노블 시리즈'는 처음이다.

만화의 재미와 소설의 감동을  담았다고 하는데, 역시나 일반 만화와는 다른 느낌이다.

만화를 좋아하는 아이가 읽고서는 이 책은 지금껏 읽은 만화와는 다르다.

글씨도 작고, 그림도 다르다고 평하는 것을 보니, 그동안 읽은 학습 만화와 다른 점을 제대로 느낀 것 같다. 그림이 섬세해서 한 편의 SF 영화를 보는 듯하다. 시간 여행이라는 주제, 선악의 갈등이 두드러진다.

그리고 결말은 선이 이긴다.

현재와 과거가 공존하고, 시대가 각기 다른 인물들이 타고 있는 유령선 메리 앨리스.

메리 앨리스의 존 블레이크는 달버그 사의 칼로스와 악연이 있다. 존 블레이크가 알고 있는 칼로스의 치명적인 약점. 그것 때문에 칼로스는 존 블레이크가 있는 메리 앨리스를 추적하면 존 블레이크를 없애려고 하는데,  존 블레이크 역시 칼로스에게 대가를 치루게 하려고 노력하고 그 대결을 피하지 않는다.

주된 사건과 인물 위주로 표현되어 메리 앨리스 호와 그 배에 타고 있는 선원들에 대한 궁금증이 더 생긴다. 선원들과 칼로스가 겪었던 일이 생략되어 있고, 칼로스의 발명품이 어떤 것인지 조금은 소략한 점이 아쉽지만, 한 권으로 완결된 영화를 보는 듯한 기분이 든다. 그런 내용들이 더 들어있었더라면 두께감이 더 있었을 것 같고 박진감은 떨어졌을 수도 있겠지만 이야기가 조금은 더 길어도 재미있었을 것 같다.

거의 뭐든 할 수 있다는 칼로스의 발명품 '아파리토르'가 현재의 기능이 계속 향상되고 있는 스마트폰 같기도 하면서 뭔가 더 좋은 기능이 있는 것 같긴 한데 그 스마트기기가 어떤 기능이 있는지도 궁금하기도 한다. 이야기를 보면 자신도 모르게 '아파리토르'로 인해 위치 추적을 당하고 있는데 역시나 편리한 만큼 그 정보를 해당 기업에서 독점할 때 부작용이 있다. 자신도 모르게 위치 추적을 당하고 있는 점, 낯설지 않다. 

시공간을 뛰어들며 긴장을 놓지 못하게 하는 이야기는 만화 임에도 박진감과 액션감을 그대로 느끼게 한다. 존 블레이크와 관련된 등장 인물들, 존의 손자, 메리 앨리스호의 선장의 증손녀가 나오는 것도 흥미롭다. 존 블레이크의 시계의 한 조각이 맞추어 지면서 그 배 안의 선원들이 각자 자신의 공간으로 갈 수 있으리란 기대감이 생긴다. 메리 앨리스 호에 타고 있던 선원들이 시계의 한 조각이 맞추어지면서 존 블레이크 덕분에  자신의 세계로 간 뒤, 그 유령선은 어떤 역할을 할 까?

자신이 가고자 하는 시간과 공간을 찾아갈 수 있다는 판타지적인 설정.

시간 여행은 언제나 흥미로운 주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