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하는 거지 뭐. 재밌으니까."
이야기의 주인공 오하나의 말이다.
앞으로의 장래 희망이 연예인에서 농구 선수로 바뀌었냐는 질문에
재미있으니까 그냥 하는 것이라는 하나의 말은 지금 즐기고 하는 것에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기도 하고,
현재 꿈이 없어도 장래 희망이 없어도 괜찮다는 말이기도 하다.
연예인이 꿈이었던 하나가 전학온 학교에서 어쩌다 농구부에 들어가게 된다.
농구부 감독님의 요청 때문이었기도 하지만 감독님의 딸 지수의 손을 다치게 했기에 미안한 마음으로
지수의 손이 나을 때까지만 농구부원들의 연습 상대가 되어 주기로 했는데,
농구에 임하는 지수와 선수들의 열정을 접하면서 정말 좋아하는 것을 했을 때 사람들이 보이는 열정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과연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 고민도 하게 된다.
공을 만지고 땀을 흘릴수록 기분이 좋아지는 경험을 하고, 몸을 부딪치며 땀을 흘리다 보면 스트레스가 날아가는
경험도 하게 된다. 그리고 첫 후보 선수로 참석한 같은 지역 내의 성민초등학교와의 연습 경기에서
다친 손 때문에 고전을 겪는 지수 대신 실제 경기에 투입되면서 비록 졌지만 최선을 다하고 열심히 한 것이
헛되지 않았음을 깨닫게 된다.
그동안 무엇이든 이겨야 한다고, 무엇이든 최고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기에
엄마가 정성을 다해 떡을 만들고 열정을 쏟아붇는 떡집이 홍보가 안 되고 사람들이 몰라주는 것만 같아
돈 주고 블로그 홍보도 하고, 아빠 말처럼 떡 카페를 차리는 것이 더 낫겠다며 엄마를 다그쳤는데
코트에서 정직하게 땀흘리며 뛰는 것이 반칙하며 이기는 것보다 마음이 떳떳하고 당당한 것임을
감독님의 말을 통해 깨닫게 되었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정직하게 최선을 다해서 하는 엄마와 유기농 팥을 쓴다며 당당하게 말하던
근처 떡집 카페 사장이 사실은 국산이 아닌 재료를 썼던 것이 들통나 손님들의 발걸음이 뚝 끊긴 것을 보며
그동안 어떻게 해서든 떡 카페를 이기고 싶어 부정한 방법을 쓰려 했던 자신의 모습에서 부끄러움을 느낀다.
좋은 재료로 정성껏 떡을 만드는 엄마를 보며 과정을 중요함을 즐기면서 하는 것이 중요함을 깨닫는 하나의
모습은 그동안 과정은 어떠하든 결과만을 중요시 하고, 목표를 세우고 목표를 달성하는 것을 중요시하며
목표가 없는 것을 걱정하며 다그치는 어른들로부터 영향 받은 것이 아닐까 싶다. 최고가 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최선을 다하는 것이야말로 진정 중요한 것임을 생각하게 하는 동화였다.
과정을 즐길 수 있는 것, 그냥 재미있으니까 하는 것. 이런 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즐길 수 있도록
아이들의 숨통을 트이게 해 줘야 할 것 같다. 좋아하고 재미있는 것을 하다보면 자신이 잘하고
즐겁게 할 수 있는 것을 찾을 수 있도록. 처음부터 무엇이 되고 싶냐고 묻기보다, 무엇을 즐기며
하고 있냐고 물으며 아이들로 하여금 좋아하는 것을 찾도록 격려해 주는 그런 푸근한 사회가 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