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의 삶이란 무엇인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것인가?"
하는 의문과 고민,어려움에 휩싸인 내게 어느날 불현듯 다가온 책이다.
여자의 인생수업을 위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어, 내가 꼭 봐야 하고, 내게 꼭 필요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것인지 묘안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다.
하지만 묘안 보다는 마음 한 구석이 씁쓸하고 안따깝기 그지 없었다.
우리 여자들의 상황에 대해 더 세세하게 직면할 수 있었고, 행복한 삶과 만족하는 삶이란
무엇인지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더욱더 여자란 위대한 존재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 펄벅은 선교사인 양친의 영향으로 중국에서도 생활을 하고, 미국에서도 생활을 하면서
많은 것을 느끼고 배웠다.
이 책은 중국 여성들의 삶과, 미국 여성들의 삶을 비교해가며 이야기하고 있다.
책을 읽는 내내 회의감에서 벗어날수가 없었고, 지금도 역시 그렇다.
저자가 이 작품을 집필한 시점은 지금으로부터 70여년전임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현실을 꿰뚫어보는 매서운 관찰력을 지니고 있다. 그 당시 어떻게 그런 생각을 했는지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의 생각이 참으로 날카롭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지만, 한편 그녀의 말에 반박을 하게 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저자는 여자임에도 불구하고, 가사와 양육을 그다지 대단하지 않은 분야로 치부한 경향이 있는 듯하다.
가사와 양육을 사회에 공헌하지 않는 분야로 치부하고, 가사와 양육을 누구나 할 수 있는 일로 치부하며, 가사와 양육을
하면서 잡안에 있는 것이 특권이라고 이야기 하는 것을 보고는 나는 충격을 금할 길이 없었다.
나는 성인으로 성장하고, 엄마의 입장을 이해하게 되는 어떤 시점에서 부터는 가사와 양육을 가장
사회에 지대한 공헌을 하며,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을 한 터였다.
아직 결혼전이지만, 어떠한 대가도 떨어지지 않는 집안일과 가족을 위한 희생이 아무나 하는 그런 일이라고 나는
결코 생각하지 않는다.
맞벌이를 하는 부모님의 영향으로, 나는 여자의 삶이 얼마나 힘들지 절감하면서 성장했다.
엄마는 집안에 틀어박혀 집안일만 하기에는 답답해하는 성격의 소유자이시다.
그래서 내가 초등학교에 입학할 무렵부터인가, 일을 하기 시작하셨는데,
물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기는 했지만, 집에 돌아온 후 산적해 있는 집안일은
한숨쉬기에 당연한 일이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엄마의 일을 조금씩 도우며 학교에 다녔다.
뭐 그다지 큰 일은 아니지만, 설거지나 밥상 차리기, 방청소같은 것...
물론 여기에 남녀가 평등하다면, 여자의 일생이 그다지 힘들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남자와 여자가 모두 바깥일을 하면, 집안일도 평등하게 분배해야 하는 것이 지극히 당연한 일인데
현실이 그렇지 않은 것이 사실이지 않은가?
남녀가 서로 자유롭고, 평등한 삶을 이룩하려면 무엇보다 남자의 생각이 바뀌어야 한다.
집안일이 오로지 아내의 본분이라는 진부한 생각을 버리고 자신도 팔을 걷어부치고 행동해야 할 것이다.
펄벅도 그렇게 말하고 있다. 이런 생각은 우리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여성의 공통적인 생각일 것이다.
하지만 남자들이 그렇게까지 변하려면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릴지 헤아리기 어렵다.
가까운 예를 들자면,
조금 있으면 명절이 다가오는데, 명절에 죽어라 일을 하는 쪽은 대부분 여자이다.
남자들은 티비를 보거나 게임을 하고 노는 것이 대부분이다.
나는 이런 현상들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을 어렸을 때부터 해왔다.
아직 결혼전임에도 불구하고, 나는 명절증후군에 시달린다. 지금도 그렇다.
다 같이 일을 한다면이야 그런 일이 생겨날 우려가 없지만, 여자만 죽어라 일을 하는 그런 상황에
나는 종종 발끈하곤 한다. 하지만 여기에는 여자 어른들에게도 문제가 있다.
여자 어른들은(?)결코 자신의 손자나 아들들이 설거지나, 요리를 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여자의 적은 여자라는 말이 여기에 타탕할지는 모르겠으나, 아무튼 그렇다.
성별을 떠나 모두가 평등하다는 생각을 우리 모두가 해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결혼후, 아들을 처음으로 낳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아들을 낳으면 자신의 일은 스스로 하게 할 것이며, 엄마의 일을 돕게 할 생각이다.
그래야 자신이 성장한 후, 자신의 아내를 존중하고 바람직한 남편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나는 내 아들이 집안에서 벌러덩 누워 티비만 보는 사람으로 자라는 것을 원치 않는다.
그리고 그 다음에는 딸을 낳고 싶은데, 오빠가 여동생을 잘 돌보고 같이 놀면서 서로 도와가는 식으로
교육을 시키고 싶다. 동생은 오빠의 말을 잘 들으면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자신이 해나가게 할 것이다.
오빠라서 모든 것을 희생하고, 그리고 여자라서 동생만 집안일을 돕게 하지는 않을 것이다.
서로 모두 평등하게 살아가도록 교육할 것이라는 생각을 아주 오래부터 해왔다.
동생이든 누나이든 여자이기 때문에 오빠나 동생을 챙겨야 한다는 그런 우리의 통념은 너무 식상하다.
어린 시절에는 누구든 나이가 위인 사람이 해야 겠지만, 어느 정도의 자신의 일을 스스로 할 수 있는
나이가 되면 서로 같이 도와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느날은 오빠가 동생의 밥을 차려주고, 어느날은 동생이 오빠의 밥을 차려주고
즐거워하며 밥을 먹는 일상적인 생활들 이것이 내가 원하는 가정이다. 물론 남편도 예외가 될 수는 없다.
어떤 한 사람이 희생을 한다는 생각 따위는 들지 않는 가정을 이루고 싶은 마음이 굴뚝이다.
요즈음은 많이 감소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남아선호사상이 뚜렷한 나라이다. 대부분의 동양국가들이 그러할 것이다.
제사 때문에 그런 것일까?
제사는 딸도 얼마든지 지낼 수 있는데 말이다.
남자는 나가서 돈을 벌어오든, 여자는 집안일을 하든지 우리는 모두 평등해야 한다.
그래야만 행복할 수가 있는 것이다.
자신의 위치에서 자신이 만족감을 느낄수 있다면, 그것이 행복인 것이다.
만족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인데, 자신의 아내가 주부의 삶을 만족하지 못한다면,
당연히 삶의 동반자인 남편이 물심양면으로 도와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남편은 얼마나 멋있을까?
펄벅은 이세상의 여자를 세 부류로 나누고 있다.
첫째, 사회에서 일하며 재능을 펼치며 만조하며 살아가는 여자
둘째, 집안에서 집알일과 양육을 하며 만족하는 여자
셋째, 집안 가사일을 하지만 만족하지 못하는 여자
이 중에서 유일하게 행복하지 않는 여자는 세번째 여자이다.
그렇다. 가사와 양육은 위대한 일이다. 자신이 그 일에 만족을 한다면 문제가 될 것은 없다.
문제가 되는 것은 불평하고 불만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불평과 불만을 가지고 있다면, 세상으로 뛰어나가길 바란다. 이 세상의 여자들이여....
우리 여자들이 행복을 찾으려면 먼저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의 생각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말이다.
나는 이 세상의 엄마들이 가장 위대하다고 생각한다.
아이를 열달 동안 뱃속에 품고, 아이를 낳는 일은 거의 기적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내가 아이를 가져봐야, 그 위대함을 절실하게 느낄 수 있겠지만 아무튼 그렇다.
이 세상의 여자들은 모두 위대하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러니 여자들이여 자신의 삶을 찬란하게 바꾸려고 노력해라.
자신의 일에 만족한다면 그것은 찬란한 인생이 될 것이고,
만족하지 못하다면, 만족을 위해 당장 밖으로 나가라.
여자들의 참다운 인생을 위해서는 남자들의 지대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나는 오히려 이 책을 남자들에게 권해주고 싶다.
그리고 이 세상의 모든 여자들에게 화이팅을 외쳐주고 싶다. 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