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펼쳐든 두권의 그림책이 ’죽음’에 관한 이야기이다.
한권은 <무릎딱지>로 엄마의 죽음을 겪는 아이의 이야기이고,
또 한권은 <숲으로 간 코끼리>로 동물의 죽음을 동화답게 풀어낸 이야기이다.

숲으로간 코끼리는 
이야기의 내용과 그림이 너무 잘 어울린다.
멸종위기에 있는 코끼리가 돌아갈 숲이 없어 인도의 거리로 뛰쳐나와 여러사람이 죽거나 다쳤다는 
신문보도를 읽은지 얼마 되지 않아 이 책을 읽으면서 그 이미지가 함께 겹쳐진다.

사람도 죽으면 그 영혼이 자기가 가장 행복했던 시기와 장소로 돌아가서 
만나고 싶은 사람과 하고 싶었던 일들을 하고 나서 하늘나라로 간다고하는데,
인간에게 잡혀와 인간에게 이용당하던 코끼리도 늙어서 더이상 쓸모가 없어지자
동물원에 팔려가기전 너무가 가고싶었던 숲으로 가서
진흙목욕도 하고 푹신푹신한 숲길도 걸어보고...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그 시간으로 이끌어준 요정은...바로 꽃이었다.

자연으로 돌아가 즐겁고 아름답고 편안한 시간을 가진 코끼리는 
입가에 행복한 미소를 띄운 채 편안하게 깊은 잠에 빠지고....
사람들은 코끼리를 발견하게 된다.

코끼리의 길다란 코는 코끼리를 가둬두었던 철장밖의 작은 꽃을 향해 뻗어있다.

아이에게 죽음이란 그렇게 무섭고 슬픈 일만은 아니라는 것과함께
동물이 자연속에서 살아갈때 가장 행복한 것이라는 것도 함께 생각해 볼수 있는 좋은 책이다.

부모를 잃은 슬픔은....
장례를 치르는 당일까지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한다.
슬픔은...
그이후에 아주 조금씩 강하게 서서히 삶의 구석구석을 적신다고 한다.
그래서 그 슬픔은 자꾸만 커져서...49제라는 의식을 통해 진정으로 떠나보내는 가보다.

책속의 내용들은 
두아이의 엄마인 내가 읽으면서 마치 내가 죽고나서 내아이가 겪을 일인것처럼..
그렇게 아이의 입장에서 솔직하게 가슴저미도록 솔직하게 적어놓았다.

...나는 엄마 목소리가 새어나가지 않게 귀를 막고, 입을 다문다. 하지만 코는 놔둔다. 숨은 쉬어야 하니까.
...아파서 눈물이 찔끔 나오려 해지만 꾹 참았다. 피가 흐르면 엄마 목소리를 다시 들을 수 있으니까. 그러면 조금은 덜 슬프다.
... 안돼! 열지마 엄마가 빠져나간단 말이야. 나는 마구 몸부림 쳤다. 눈물이 끝도 없이 쏟아졌다. 아무것도 할 수 없다. 힘이 다 빠졌다.
...아빠가 더 잘 하게 하려면 아빠를 격려해 줘야 하니까..
...나는 정말 무섭다. 내가 아무리 애써도 엄마를 완전히 잊게 될까봐. 

절대 내 아이에게 겪게 하고 싶지 않은 슬픔이다.
그래서 구입한 책을 아직은 나만 읽고 아직 아이에게 읽어주지 못했다.
무슨 맘인지 모르지만... 조금 있다가 아주 조금 더 있다가 읽어주어야 겠다.
내 마음이....조금...덜 아플때...그때...

눈다래끼 팔아요...
국시꼬랭이동네 시리즈...
잃어버린 자투리 문화를 찾아서...

이책을 읽으며 맞아..나두 그랬는데..라는 말이 저절로 나왔다.
어릴적에 나를 괴롭혔던, 아침에 일어나 하루종일 우울하게 만들었던...눈 다래끼.
얼른 낫지도 않고, 곪을대로 곪은 후에나 눈물 쏙 빠지도록 고름을 짜내고 나서야 
겨우겨우 가라않던 눈다래끼는 그야 말로 골칫덩어리였다.

이 책속에 나오는 할머니의 모습이 우리 할머니같고,
동네에 오던 이동사진관 아저씨의 모습을 보며 추억이 떠오르게 한다.
요즘에야 찍고 삭제하고 또 찍고, 찍은 사진 더 이쁘게 뽀샵까지 하는 세상이지만
나 어릴적만 해도 카메라에 집중하고 눈도 감지말고, 거리는 사람이 움직여서 조절해야 했는데...

순옥이를 놀려대던 만수에게 소심한 복수를 위해 돌멩이 사이에 속눈썹을 놓고서 
조마조마 가슴졸이며 지켜보는 모습은 정말 어린아이답다는 생각이 든다.

익살스런 그림속에 숨어있는 옛문화의 느낌이 정겨우면서도 사실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