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팥이영감과 우르르 산토끼>는 '녹두영감'이야기를 어린아이들에게 맞게 고쳐 쓴 것이라고 한다.
녹두영감이 훨씬 발음하기가 좋다.
그러나 팥이 영감이라는 어감이 생소하면서도 재밌게 느껴진다.

열심히 기른 팥을 토끼가 다 먹어버리는 것에 화가 난 팥이영감이 토끼를 앞에 나타나
이리저리 우당탕 쫓고 쫓기다가 넘어진 김에 죽은 척 누워있다가 산토끼들을 모두 붙잡아버린다.
그리고 가마솥에 산토끼를 집어넣고 불을 붙이는데 무가 필요하다는 산토끼의 말에 속아 무를 가지러 간사이
산토끼들은 가마솥을 탈출~! 하다가 팥이 영감에게 들켜서 다시 이리저리 도망가다가  울타리 구멍을 발견하여
막내 토끼까지 모두 쌩~하고 도망치게 되는 이야기이다.
우리나라 전래동화에는 토끼가 늘 재치있고 꾀가 많은 동물로 나오는데 여기서도 영감을 골리는데 
그 모습들이 한국적인 수묵화의 그림으로 그려지고, 표정이 살아있는 것이 너무 재미있었다.

팥이 영감에게 잡혀서 줄줄이 묶여서 고개숙이고 걷는 모습이나
죽은 척하고 누워있는 팥이 영감의 눈에다가 곶감박고
코에다가 대추 꽂고, 귀에다 밤을 꽂고, 입에다가 빨간 홍시 물고 얼굴에는 까맣게 숯칠을 한 모습,
그리고 죽은 영감이 불쌍하다며 주변에 이쁜 꽃을 꺽어와서 꽃다발을 만들어주는 모습은
귀엽고 사랑스럽다.
솥을 탈출해서 살금살금 두 앞발을 들고서 걷다가 딱! 마주친 영감과 토끼의 눈은 그야말고 놀란 토끼눈이다.

이글을 쓴 작가는 
책의 마지막장에 구전자료에 대해 자세히 설명을 해 두어서
이야기 배경과 그외 지식들을 알게 해주어 읽고나서 한번 더 생각해볼수 있게 하였다.

우리나라 그림책 스러우면서도 
해학적이며 유머있는 멋진 그림과 글이 잘 어우러진 책인듯 하다.

아이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이었다.
큰아이가 2학년이었을때 학교 도서관 바자회에서 이 책을 발견하고 기쁜 마음에 구입하였다.

<야누슈 코르착의 아이들>이라는 책을 통해 이미 알고 있었던,
아이를 진정으로 사랑하고 존중한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몸소 보여주었던,
그래서 슬픈 역사속으로 사라진 위대한 교육자이자 의사였던 그분의 이야기를
그림책으로 그려진 것이 반가웠다.

책속의 그림은 슬프고 암울하고 우울해 보인다.
그때 그시절 유태인에겐 그랬으니까...

"1942년 8월 독일은 유태인 말살 정책에 따라 게토 지역을 비롯하여 유럽 곳곳에 살고 있던 유태인들을 체포하여 무고하게 학살하였다. 당시 게토지역에 있던 수많은 유태인들이 아무 죄도 없이 가스실에서 죽어갔다.
코르착도 자신이 보살피던 200여명 남짓의 고아들과 함께 가스실로 가는 기차에 올랐다.

평생 교육학자이자 의사로서, 무엇보다 조국도 부모도 없이 냉대받던 아이들의 아버지로서 
묵묵히 헌신했던 그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아이들과 운명을 함"께 하며 전 인류앞에 '새로운 믿음'을 몸소 실천해 보였다."

책의 마지막에 쓰여진 이글은 그림책의 배경을 잘 설명해주고 있다.
가스실로 향하는 기차앞에서 박사님은 타지 않아도 된다는 말을 듣고서도 마치 듣지 못한 사람처럼 아이들과 함께 기차에 오른 이유는 무엇일까?

말로는 아이를 사랑한다고, 아이들과 함께하겠다고, 아이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해놓고서
선택의 순간이 주어졌을때, 그것도 자신의 생명이 걸린 선택의 순간에서 조차도 흔들리지 않는 그의 신념을 실천한 것이다.

일관성과 소신있는 삶은 쉬운일이 아니기에...
우리는 위인이라 부르며 그들의 삶을 높이 평가하고 따르려 노력하는 것일 것이다.

영국작가 로렌 차일드의 책은 흥미롭다.
아이들의 심리를 잘 반영하고 아이들이 즐겁게 읽을 수있다.
그리고 난 로렌 차일드의 그림이 좋다.

<쉿! 책속의 늑대를 조심해!>속에는 아이들에게 인기있는 책이 많이 등장한다.
그리고 엄마가 동화책을 읽어주고 난뒤 아이가 상상하는 짧은 시간을 잘 표현해놓았다.

허브는 빨간 모자 이야기가 재미있지만, 그속에 등장하는 늑대가 무서워 책을읽어준 엄마에게
동화책을 가지고 나가줄 것을 부탁하게 된다.
그러나 엄마는 급한 전화를 받고 동화책을 허브 곁에 두고 나가면서 벌어지는 아이의 상상력~

큰늑대와 꼬마늑대가 등장하여,< 숲속의 잠자는 공주>이야기도 나오고,
<신데렐라>에 등장하는 착한 요정도 나온다.
아이들이 두권의 동화책을 읽고난 아이에게는 더없이 즐거운 읽을꺼리가 제공되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허브가 빨간모자의 주인공이 되어 숲속의 길을 걷게 되는데
늑대가 사라지고 착한 요정이 마법을 걸었던 애벌레가 안간힘을 쓰는 장면이 나오게 된다.
익살스럽고 나도 모르게 풋~! 웃음이 나오게 하는 장면이다.

1학년 둘째는 요정이 늑대를 애벌레로 바꾸는 장면이 젤 재밌다고 하며 그림을 그렸다.
아이들은 세상에서 일어날 수없는 일들이 즐겁고 재밌고 신나나 보다.
그래서 그림책은 아이들에게 상상의 나래를 펼치도록 도와주는 멋진 매개체 인것이다.